"제주에도 이런 곳이?" 도심속 숨겨진 비경...월대천
"제주에도 이런 곳이?" 도심속 숨겨진 비경...월대천
노컷뉴스 | 2011. 07. 21
" 식상한 곳은 이제 그만! "
" 제주에 새로운 곳은 없나요? "
최근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여전히 휴가지 0순위로 꼽히는 제주도..
하지만 색다른 감성체험 여행을 떠나고 싶어하는 관광객들이 제주에 사는 사람들에게 자주 묻는 질문이다.
중문관광단지, 성산일출봉, 올레길이 지겨워졌다면
이제는 제주 토박이들이 찾는 숨겨진 비경을 찾아볼 것을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그중 대표적인 곳이 바로 외도에 있는 월대천(月臺川)이다.
제주공항에서 이호테우해변길을 지나 외도쪽으로 10여분만 달리면
외도초등학교 동북쪽 외도 천변이 나오는데 바로 이곳이 월대천이다.
도근천과 외도천이 합류하는 월대천에는
수령이 수백년이나 된 팽나무와 해송이 외도천 옆으로 버티고 있어 시원한 그늘을 제공한다.
월대(月臺)라는 이름은
옛날에 신선이 하늘에서 내려와
동쪽 숲 사이로 떠오르는 달이 맑은 물가에 비쳐 밝은 달 그림자를 드리운 장관을 구경하며 즐기던
누대(樓臺)라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이다.
역사적으로는 삼별초가 제주에 주둔해 있는 동안 주보급항이었던 포구이기도 하다.
1271년 삼별초 김통정 장군이 귀일촌에 항파두성을 쌓으면서 이곳을 해상보급기지로 삼았다고 한다.
월대천이 갖는 매력중
첫번째는 어린 시절 멱감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전국의 시골마을 조차도 농약과 하천오수에 오염돼 물장구 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더군다나 도심속에서는 꿈도 못꿀일이지만 월대천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도심속에 있으면서도 오염되지 않은 맑은 물속에서 물장구치고 놀 수 있다.
물속에서 5분만 있으면 입술이 파래질 정도로 수온이 차갑다.
두번째 매력은 민물과 바닷물을 동시에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외도천이 흐르는 끝에는 마치 작은 댐처럼 돌을 길게 쌓아 놓은 곳을 만날 수 있다.
평소에는 한라산에서 흐른 물과 용천수가 바다를 향해 흘러가지만
밀물때는 바닷물이 넘쳐 담수와 만나는 장관을 연출한다.
그래서 회귀종인 뱀장어와 은어, 숭어를 흔히 볼 수 있다고 한다.
세번째 매력은 해송밑 그늘을 들 수 있다.
조선시대에도 선비들이 월대천을 찾아 독서를 하고 시화를 그리면서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
수백년 된 나무 그늘밑 의자에서 물장구치는 아이들을 쳐다보며 책을 읽거나 낮잠을 청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피서법이 있을까?
시간의 흐름이 잠시 멈춘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제주의 평범한 토착민들이 수백년동안 사랑해온 속살같은 월대천이
외지 관광객들에게 공개된다면 탐탁치않게(?)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좀더 제주에, 제주사람들에게 가까워지고 싶은 외지인들의 제주사랑이라고
넉넉한 마음으로 품어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제주CBS 민경중 기자] min88@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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