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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중충한 장마철, 이곳에 가면 기분이 싸악~

leekejh 2011. 7. 21. 11:36

 

                우중충한 장마철, 이곳에 가면 기분이 싸악~

 

                                                                                                오토타임즈 |  2011. 07. 15

 

 

지루하게 장마가 계속되고 있다.

쉬도 때도 없이 쏟아지는 빗줄기에 세상 풍경이 축축하고 눅눅하다.

장마철 우중충한 분위기를 확 떨쳐버릴 수 있는 곳은 없을까.

벼르지 않고 쉽게 갈 수 있는 곳이라면 더욱 좋겠다.


 

 

 

↑ 갈릴리농원의 숯불장어구이

 

 

 

↑ 파주 갈릴리농원.

장어구이를 찾아온 차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 여기가 어딜까?

화장실 외벽이라면 믿을 수 있을까?

 

 

 

↑ 즉석에서 만드는 허브 엿

 

 

 

↑ 미니화분을 파는 숍

 

 

 

↑ 허브 관련 음식과 상품을 파는 곳

 

 

 

↑ 허브빌리지.

갖가지 허브들이 축 처졌던 기분을 업시켜 준다

 

 

 

↑ 새롭게 들어선 숍들.

이국적 분위기가 물씬하다.

 

 

 

↑ 마을 안내도

 

 

 

↑ 분위기 전환에 그만인 프로방스마을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에 자리한 프로방스마을은 어떨까.

너무 알려진 곳이라 식상하게 생각하는 이도 있겠지만

요즘 같은 장마철에 딱 어울리는 기분전환 장소다.

빗속에서 바라보는 파스텔 톤의 색상과 동화적인 분위기가 우중충한 분위기를 말끔히 가시게 한다.

빗물에 젖어 더 짙고 깊어진 색감으로 다가오는 풍경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음 한 구석에서 풍금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프로방스마을은 갈 때마다 넓어지고 있다.

초기만 하더라도 관광지라 하기엔 왜소한, 파스텔 톤 건물 몇이 옹기종기 모인 작은 마을이었지만

지금은 입구의 대형 주차장을 비롯해 크고 작은 건물과 테마 공간들이 꾸준히 들어서면서

꽤 넓은 마을로 바뀌었다.

 

레스토랑, 카페, 베이커리 등이 전부였던 초기와 달리

요즘은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커피전문카페를 비롯해

독특한 감각으로 젊은 층에 어필하는 패션 액세서리 소품과 디자이너 숍, 의류매장까지 진출해있다.

몇 발자국 옮기지 않아서 손바닥만한 마을이 모두 드러났던 초기 풍경과 달리

이제는 제법 안내도를 보고 움직여야 할 만큼 블록마다 골목이 다양해졌다.

이런 변화를 두고

어떤 이들은 프로방스마을이 점점 상업적으로 변해간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내기도 하고,

또 다른 이들은 앞으로도 계속 발전, 변화해 제대로 된 관광지의 모습을 갖춰야 한다고도 목소리를 낸다.

어쨌든 이곳을 찾는 이들이 바라는 건 프로방스마을이 주는 그 분위기다.

일상에서 가볍게 떠나 휴식처럼 만날 수 있는,

맑은 날이면 맑은 날 대로,

흐리거나 바람 부는 날에는 또 그대로의 멋이 느껴지는 프로방스마을의 그 분위기가 변함없기를 바란다.

연두 빛은 더욱 짙은 연두 빛으로, 보랏빛은 더욱 환상적인 보랏빛으로 변하는

비오는 날의 프로방스마을로 가보자.

빗방울이 풍금소리처럼 번지는 그곳에 가면 눅눅하고 축축한 풍경이 마법처럼 화사하고 산뜻하게 펼쳐진다.

붉은 꽃들도 덩달아 더욱 붉어지는 창밖 너머로 빗줄기가 굵어질 때 이런 시 한 편은 어떨까.

 


당신의 목소리엔 물기가 묻어 있었지요

낭하를 걸어나와 화단에 줄지어 피어 있는

봉숭아 채송화 칸나 깨꽃들을 어루만질 때

당신의 손길에 부끄러워 꽃들은 더욱 붉게 봄을

울었지요 하학종 소리,

솔숲 잔가지 흔들어 새를 날리고

밭둑, 소리의 손에 멱살 잡힌 풀잎들

불쑥 내미는 몸에 가슴 문지르며

가벼워진 책보 등에 메고

때 낀 손톱 깨물며 갈 때

"서울 가신 오빠는 비단옷감……"

바람에 채어 끊어질 듯 이어지던

당신의 부름 소리에 돌멩이 매단 듯

발길 무겁고 가슴 둠벙엔 뜻 모를 울음

차올랐지요.

돌아보면 집채보다 더 크고

무겁게 단신(短身)의 생애 덮어오던 그날의

어둠의 추억 속 홀로 빛났던

내 유일의 위안이었던 동반자

당신의 목소리엔 물기가 묻어 있었지요

-이재무의 '풍금'

 


▲ 맛집

프로방스마을 안에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는 이름난 레스토랑과 식당들이 많다.

자유로를 타고 조금 나가면 유명한 장어집이 있다.

양어장을 운영하는 갈릴리농원(031-942-8400)은 웬만한 미식가들에겐 이미 소문난 집.

자유로를 타고 문산 방면으로 가다가 낙하 인터체인지에서 빠져나간다.

금승 사거리에서 좌회전해 조금 더 가면 갈릴리농원 본관 건물과 신관 건물이 보인다.

 

본관은 매월 첫째 주 일요일은 휴무, 신관은 연중무휴.

굵은 소금을 뿌려 숯불에 구워 양념장에 찍어 먹는다.

기본 세팅으로 야채(상추, 깻잎, 고추, 마늘, 양파, 생강), 양념장과 쌈장이 나온다.

그 이후론 셀프.

식당에선 장어와 음료만 팔기 때문에 식사는 준비해 가거나 마트에서 햇반을 사와야 한다.


▲ 가는 요령

자유로에서 문산 방면으로 가다가 성동IC에서 빠진다.

성동리 사거리에서 좌회전해 30m 정도 가다가 음식점이 있는 골목이 보이면

이곳에서 비보호 좌회전을 한 후 600m쯤을 올라가면 왼쪽으로 입구가 보인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