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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은 메이저리그에서 10승 투수가 가능할까?

leekejh 2011. 8. 21. 23:15

 

         윤석민은 메이저리그에서 10승 투수가 가능할까? 

 


지난 8월 5일 문학구장에는 윤석민을 보기 위해 무려 4개 구단의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이 집결했다.

이날 윤석민의 투구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고 스카우터들이 어떤 평가를 했는지는 알 수가 없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윤석민이 메이저리그에서 3선발이 가능할지를 분석해 보기로 했다.

부실한 내용이지만 야구팬들에게 유익한 참고 자료가 되기를 바란다.


1. 메이저리그의 스트라이크존(좌/우)

 

메이저리그는 플레이트 좌/우에 "관" 개념의 스트라이크존을 적용하는 반면에

KBO는 "선" 개념의 스트라이크존을 적용한다.


 

 

 


[1]번이 메이저리그에서 적용하는 스트라이크존(플레이트를 통과하는 "관" 개념)이고,

[2]번이 KBO에서 적용하는 스트라이크존(플레이트를 스치는 "선" 개념)인데,

인간의 눈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항상 일정하게 적용할 수가 없다. 

그래서 메이저리그에서는 스트라이크존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정상적인 스윙으로 타격할 수 있는 코스는 스트라이크! 그 반대는 볼!"

그렇기 때문에 동영상에서 보이는 것처럼

메이저리그 심판들 대부분이 타자의 몸쪽에 치우쳐서 판정을 하고 있다.


 

 

 


몸쪽 코스에는 "관" 개념의 정확한 스트라이크존을 적용하기 위해서인데,

인간의 눈은 한계가 있고 심판이 타자 몸쪽에 치우쳐서 판정하기 때문에

바깥쪽은 상대적으로 관대하게 적용되는 경향이 있다.

결과적으로 다음과 같은 크기의 좌/우폭이 형성된다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크기가 아니라 최대 크기이다).


 

 

  
반면에 KBO의 스트라이크존은 좌/우 타자 관계없이 "선" 개념에서 적용하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최대 크기의 좌/우폭이 형성되는데,


 

 


언뜻 보기에는 메이저리그와 KBO의 스트라이크존은 공 1개 차이지만

메이저리그의 스트라이크존은 "관" 개념에서 판정하기 때문에

최대 크기의 스트라이크존이 적용되는 경우가 드문 반면에

 

KBO의 스트라이크존은 "선" 개념에서 판정하기 때문에

최대 크기의 스트라이크존이 수시로 적용되고 있다.



KBO의 몰상식한 스트라이크존은 다음과 같은 황당한 결과를 만들기도 한다.

무사 1루에서, 그리고 다음 타자의 볼 카운트가 1-3인 상태에서 

투수가 타자 몸쪽 또는 바깥쪽에 깊숙히 코너워크를 할 경우에는

거의 대부분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타자 입장에서는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된다.

볼 카운트가 2-3가 되면 정상적인 스윙으로는 타격이 불가능한 코스에 대비해야 하고,

그로 인해 위축된 스윙을 하게 되면서

범타(삼진) 또는 병살타(더블아웃)로 이어지는 경우가 허다하게 발생하고 있다.

그 결과 무사 1, 2루가 되어야 할 상황이 최악의 경우에는 2사에 주자가 없는 상황이 되기도 하는데, 

바로 이런 문제점 때문에 경계선 피칭에 능한 투수들이 기록 관리에서도 유리할 수밖에 없다. 

엉터리 기록이 양산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과감한 스윙을 할 수 있는 이유는 

"관" 개념의, 특히 몸쪽 공에 엄격하게 적용되는 스트라이크존 환경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스윙으로 타격할 수 있는 코스는 스트라이크! 그 반대는 볼!"


2. 메이저리그의 스트라이크존(상/하)

 

스트라이크존의 좌/우폭은 KBO가 메이저리그에 비해 넓지만 상/하폭은 오히려 좁다.

그러다 보니 정사각형의 몰상식한 스트라이크존이 적용되고 있는데,

그렇게 된 이유는 낮게 형성되는 구질을 KBO 심판들 대부분이 구별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KBO 심판들은 

공이 [1]번 지점을 통과했어도 포수가 [2]번 지점에서 포구했을 경우에는 볼로 판정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반면에 메이저리그 심판들은 

[2]번은 물론이고 더 낮은 지점에서 포구했어도 

공이 [1]번 지점을 통과했다고 판단한 경우에는 스트라이크 판정을 하고 있다.


 

 

 


각도 큰 브레이킹 볼의 경우에는

포수가 미트를 거의 땅에 대고 받았어도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했을 가능성이 높은데, 

KBO 심판들이 이를 잘 구별하지 못하는 이유는 

KBO에는 각도 큰 브레이킹볼을 던지는 투수가 과거에도 극소수였고 현재도 극소수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환경에 적응하고 위기에서 진화한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과감한 스윙을 하고 어퍼컷 스윙을 잘 하는 이유는 스트라이크존 때문이다. 

몸쪽에 엄격하게 적용되는 스트라이크존은 과감한 스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었고

낮은 코스에 관대하게 적용되는 스트라이크존은 어퍼컷 스윙을 발달시켰다.

그 결과 상대적인 단점도 존재한다. 

어퍼컷 스윙을 잘 한다는 것은 어퍼컷 스윙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데,

그래서인지 낮게 떨어지는 유인구에 대한 대처 (스윙을 멈추거나 커팅) 능력은 비교적 떨어지는 편이다.


 



3. 윤석민의 제구력과 주무기(슬라이더, 체인지업)

   

윤석민은 스트라이크존 전체를 활용하는 현란한 제구력의 투수에 가깝기 때문에

경계선 제구력의 투수들에 비해 실투 비율이 높다는 단점이 있지만

스트라이크존 적응력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고품질의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의 통제력도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다.


 

 

 


윤석민의 주무기 중에는

메이저리그에서 결정구로 활용하기에는 부적합한 구질이 있는데 바로 슬러브이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스윙 궤적과 일치하기 때문에

타자의 발목 근처까지 떨어질 정도로 낮게 제구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직구처럼 높낮이를 어렵지 않게 통제할 수 있는 구질이 아니라는 문제점이 있다.

실전 경험을 통해 몸에 배어 있어야 한다.


 

 


박찬호처럼 제구하는게 보는 것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KBO의 몰상식한 스트라이크존 문제점이 심각하다는 것이며,

훗날 제 2의 박찬호가 등장한다 하더라도 현재의 KBO 환경에서는 발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참고> MLB에서 성공할 수 있는 KBO의 특급 선수들


개인적으로 윤석민은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3선발 평균 수준의 기량을 갖추었다고 판단된다.

기반이 되는 구속과 제구력에서,

그리고 주무기인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모두 평균 수준의 우수한 투수라고 판단된다.

그런데 여기에는 문제점이 있다.

윤석민은 미국인도 아니고 북중미 출신도 아니다.

한국에서 태어난 한국인이며 KBO에서의 커리어만을 가지고 있다.

이런 경우에 최정상의 메이저리그에서는 성공 확률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왜냐하면 야구는 컴퓨터 게임이 아닌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싸움 실력으로만 우열을 가리던 낭만파 건달들 시절의 일화이다.

타고난 싸움꾼이었던 어떤 청년이 우연히 조직의 3인자와 시비가 붙었고

30분이 넘는 힘겨운 싸움끝에 승리하게 된다.

그리고 이 싸움의 결과로 불가피하게 2인자와 또 싸움을 하게 되는데,

그 싸움에서는 10분만에 승리하게 된다.

마침내 1인자와 최후의 대결을 하게 되었고 3분만에 승리하면서 훗날 전설이 된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가능했던 것일까?

인간들간의 물리적인 충돌에서는 심리적인 요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이기 때문이다.

싸움이 반복되면서 청년에게는 경험과 내성이 생겼고

3인자가 무너지자 2인자는 과감한 시도를 할 수 없었고

2인자 마저 무너지자 1인자는 위축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원리가 야구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그래서 KBO에서도 용병 투수를 스카웃할 때는

가장 기반이 되는 구위가 KBO 주력 투수들과 비교해서 평균 이상인지를 따지는 것이다.

용병 투수에게 KBO는 (경험과 내성이 축적되어 있지 않은) 처음 경험하는 리그이기 때문에

평균 수준인 경우에는 극복하기 힘들다.

그렇다면 윤석민은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결론이 나오는데,

꼭 그렇다고 볼 수도 없는 것이

필자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도 아니고,

따라서 윤석민에 대한 평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평가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윤석민에게는 두 가지의 변수가 있기 때문에

스카웃 여부는 물론이고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것도 매우 어렵다.


첫 번째 변수는 MLB 공인구에 대한 강점이다.

윤석민은 대부분의 아시아 투수들이 적응하기 힘들어 하는 MLB 공인구가

오히려 더 손에 잘 감기는 느낌이라고 인터뷰에서 말한 적이 있고,

WBC에서의 실전 투구에서 정상급 수준의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던지면서 자신의 주장을 입증한 바 있다.

동영상에서 처럼 정상급의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6이닝 이상 꾸준히 던질 수만 있다면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본다.


 




두 번째 변수는 기아의 에이스라는 상품성이다.

90년대 들어 미디어 시대가 되면서 메이저리그는 아시아 선수들을 스카웃하는데 

기량의 가치보다 상품성의 가치를 더 높게 보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점에서 윤석민은 류현진보다 훨씬 유리한 입장에 있다.

순수하게 기량만 따질 경우에도

메이저리그 관점에서는 윤석민이 류현진보다 우위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스카우터들에게 KBO 기록은 단순 데이타일 뿐이다.

기량 자체가 메이저리그의 임계량을 넘어섰는지 아닌지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참고> 류현진은 사바시아의 비교 대상이 아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이 윤석민에 대해서 어떤 평가를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다음 3가지 중 하나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각각 다른 구단의 (복수의) 스카우터들이 동일한 평가를 했다는 가정하에

(1) 3선발 평균 이상의 제구력과 평균 이상의 슬라이더 또는 체인지업을 던진다고 평가했다면

      당장 내년 시즌부터 메이저리그에서 윤석민이 투구하는 모습을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

(2) 3선발 평균 수준의 제구력과 평균 수준의 슬라이더 또는 체인지업을 던진다고 평가했다면 

      상품성 정도에 따라 (선발로 부족하더라도 불펜 활용도의 가치가 높다고 판단했다면) 

      스카웃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3) 3선발 평균 이하라고 평가했어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FA 때까지 남은 2년동안 문제점을 개선하면 되기 때문이다.



출처 : http://v.daum.net/link/194175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