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 포 츠/MLB (메이저리그)
'쿵푸 팬더' 산도발의 폭발
leekejh
2011. 9. 22. 15:58
[민훈기 기자 | minkiza.com] 2008년 후반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갓 만 스물둘을 넘긴 베네수엘라 출신의 3루수를 빅리그에 올렸습니다. 1986년 8월 11일이 생일인데 22번째 생일 이틀 후에 처음 메이저리그의 맛을 보게 된 것입니다.
다음날 데뷔전에서는 3타수 무안타였지만 첫 타석에서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하나 올리더니 생애 두 번째 빅리그 경기에서 5타수 3안타로 화끈한 신고식을 했습니다. 2008년 늦여름 그는 41경기를 뛰며 3할4푼5리에 3홈런 24타점으로 자이언츠 관계자마저 깜짝 놀라게 만드는 활약을 했습니다. 첫 홈런은 콜로라도의 리반 에르난데스를 상대로 뽑았습니다.

(사진에도 보이는 산도발의 뱃살이 괴연 쿵푸 팬더의 야구 생애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마이너에서 포수와 3루수와 1루수를 번갈아 맡았던 산도발은 배리 지토가 선발로 나오는 날이면 포수 마스크를 썼습니다. 그 외에는 주로 3루수로 기용했습니다.
그리고 2008년 9월 19일 그의 애칭이 돼버린 ‘쿵푸 팬더’라는 별명이 탄생했습니다. 2루에 있던 산도발은 벤지 몰리나의 안타 때 홈으로 질주했는데 외야 송구가 정확히 다저스 포수 대니 아도안에게 연결됐습니다. 분명한 아웃 타이밍.
그러나 놀랍게도 산도발은 거구의 몸을 사뿐하게 공중으로 날리며 태그를 뛰어넘어 공중부양 하듯 세이프를 만들어냈습니다. 이를 지켜본 지토가 깔깔대며 그에게 붙여준 별명이 바로 ‘쿵푸 팬더’였습니다.
느낌이 비슷합니다.
만화 영화 쿵푸 팬더의 주인공은 거구의 몸집이지만 코믹하면서 또 나름 날렵하고, 어설퍼 보이지만 꽤 탄탄한 무술 실력으로 웃음 몰이를 하는데 퉁퉁하면서도 타격 재능이 뛰어난 산도발의 이미지와 아주 흡사합니다. (왜 ‘뚱뚱한 이치로’라는 또 다른 별명이 붙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특히 지난 주 그가 보여준 활약은 만화 속의 주인공 쿵푸 팬더 이상이었습니다.
전년도 챔피언 자이언츠는 NL 서부조에서 탈락 위기에 몰린 지난 주 6연승을 거두며 마지막 피치를 올렸습니다. 그 중심에 바로 산도발이 있었습니다.
산도발은 6경기에서 10타점, 4홈런, 2루타 2개, 총 28루타수를 기록하는 폭발적인 주간을 보냈습니다. 생애 최초의 ‘금주의 선수’는 당연히 그의 차지였습니다. 팀 동료 카를로스 벨트란도 4할6푼7리 3홈런 6타점 7득점의 활약을 했지만 17일 경기에서 산도발이 사이틀링 히트를 기록한 순간 대세는 넘어갔습니다. 산도발은 로키스와 최종전에서 4회에만 2홈런을 터뜨리며 생애 최고의 주간을 자축했습니다.
지난 2002년 자이언츠 스카우트가 푸에르토 카베요 출신의 이 친구와 계약했을 때만해도 큰 기대는 없었습니다. 그저 수많은 어린 유망주 중의 하나로 포수라는 점에서 혹시 가능성이 있을까 계약한 정도였습니다.
마이너리그에서도 처음에는 두각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2004년 처음 루키 리그에서 뛰기 시작했는데 첫 시즌 2할6푼6리에 홈런도 없었고 26타점을 기록했습니다. 포수로서도 평균 수준이었습니다.
2005년 주로 하위 싱글A에서 주로 3루수로 뛴 산도발은 75경기에서 3할3푼-3홈런-50타점으로 가능성을 보이나 싶더니 다음 해 싱글A에서는 2할6푼5리로 퇴보했습니다. (117경기에서 단 1홈런.) 2007년 상위 싱글A에서 11홈런을 치며 처음 힘을 과시하기는 했습니다.
그러다가 2008년 산도발은 싱글A와 더블A에서 폭발했습니다. 두 리그 합쳐 112경기에서 3할5푼에 20홈런 96타점의 인상적인 활약이었습니다. 까다로워지기 시작하는 더블A에서도 3할3푼7리를 쳤습니다. 이어서 빅리그 승격해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산도발은 졸지에 자이언츠 구단과 팬들의 기대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리고 2009년 산도발은 대폭발합니다.
스프링 캠프에서 4할5푼7리로 빅리그 최고 타율을 기록한 산도발은 정규 시즌에서도 맹타를 이어갔습니다. 153경기를 뛰며 3할3푼에 25홈런, 90타점으로 자이언츠의 최고 타자가 됐습니다. 생애 첫 끝내기 홈런과 첫 만루 홈런은 물론 7월 30일에는 생애 처음으로 AT&T 구장 우측 담장을 넘어 맥코비 만에 떨어지는 홈런을 치기도 했습니다. 하필 그날은 자이언츠의 영웅이던 윌리 맥코비의 데뷔 50주년 기념 경기였는데 관중석에 앉았던 맥코비에게 뜻 깊은 홈런을 선물한 셈이 됐습니다.
3할3푼은 NL 2위의 타격이었고 189안타로 자이언츠 스위치 타자 신기록을 세웠으며 MVP 투표에서7위에 오르는 등 자이언츠에 새로운 타격 영웅이 탄생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파블로 산도발의 이미지에 딱 어울리는 캐릭터입니다.(자이언츠 홈피)
그러나 탄탄대로는 쿵푸 팬더에겐 어울리지 않지요.
2010년 스프링 캠프에 나타난 산도발은 실제로 만화 속의 쿵푸 팬더에 더욱 흡사해진 모습이었습니다. 비대해지고 배불뚝이가 돼 도저히 운동선수로 볼 수 없는 몸매로 추락한 것입니다.
성적이 좋을 리가 없었습니다. 소위 ‘서포머 슬럼프’로 보기에는 자신에 대한 관리가 너무 부족했습니다. 타율은 2할6푼8리로 떨어졌고 홈런은 13개, 타점은 63점에 불과했습니다. 민첩성과 유연성이 떨어져 3루수를 볼 수 없을 지경이 돼 주로 1루수로만 뛰었습니다. 악당 호랑이에게 정신없이 얻어맞고 그로기 상태에 빠진 쿵푸 팬더와 같은 신세였습니다.
지난겨울 산도발은 단단한 결심을 했습니다.
베네수엘라의 집에도 가지 않고 애리조나 주 투산에 트레이닝 캠프를 차리고 개인 트레이너와 몸만들기에 돌입했습니다. 스프링 캠프에 도착한 그를 보고 브루스 보치 감독은 깜짝 놀랐습니다. 몸무게를 무려 18kg 가까이 뺀 홀쭉해진 쿵푸 팬더가 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힘차게 출발한 시즌은 손뼈가 부러지며 5월 한 달을 통째로 빼먹기도 했지만 산도발은 허약한 자이언츠 타선의 중심으로 꾸준한 활약을 했습니다. 전반기에 3할3리-8홈런-29타점을 올리며 자이언츠를 대표해 올스타전에 출전하기도 했습니다.
후반기에는 더욱 좋은 모습이었습니다. 3할1푼5리에 14홈런, 38타점을 기록하며 고군분투했습니다.
산도발은 완벽한 선수는 아닙니다.
우선 체중 문제는 계속해서 그를 괴롭힐 수 있습니다. 요즘 그의 모습을 보면 시즌 초반과는 사뭇 다릅니다. 몸무게가 상당히 다시 불어난 모습이라 체중 관리는 계속해서 그의 야구 생애 동안 이슈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실력만 발휘하면 문제없지만 슬럼프에라도 빠지면 또 이야기가 나올 것은 분명합니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잠시라도 흔들리면 체중 이야기가 슬며시 고개를 드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산도발은 참을성이 너무 없다는 지적도 계속 받습니다. 거포에 가까운 유형이라 공을 골라내고 좋은 볼카운트로 가져가면서 투수와 싸우면 훨씬 유리해질 수 있는데 아무리 코치가 말을 해도 통하지 않습니다. 일단 타석에 나서면 날아드는 공에 프리 스윙을 하는 스타일입니다. 2009년 볼넷이 52개에 불과하더니 2010년에는 47개, 그리고 올해는 32개입니다.
그렇지만 그의 노력과 의지는 건장한 체구와 어울리지 않게 단단합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이기도 한 산도발은 신이 주신 재능을 낭비하지 않도록 항상 열심히 노력한다는 신조입니다. 야구를 잘 하기 위해서 타고난 왼손잡이에서 혼자 노력해 스위치 타자로 변신하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산도발은 양쪽 타석에서 모두 타격을 할뿐 아니라 오른손이나 왼손으로 똑같이 공을 잘 던질 수 있습니다. (실은 외야수를 보기 싫어서 오른손으로 던지고 스위치 타자가 됐다니, 뛰어다니기 싫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는 농담을 듣기도 합니다. 글러브는 왼쪽에 끼고 오른손으로 던집니다.)
180cm에 108kg라고 기록에 나와 있는 산도발은 내년에 처음 조정신청 자격이 생깁니다. 올해 50만 달러의 연봉은 대폭 상승합니다. 그리고 2015년이면 대망의 FA가 돼 그야말로 대박을 노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박을 이뤄내려면 체중과 식욕 조절이 필수이고, 타석에서의 참을성도 더 키워야 한다는 말을 듣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약점이 있어서 더 ‘쿵푸 팬더’ 같은 산도발은 자이언츠 팬의 큰 사랑과 함께 오랫동안 코믹하면서도 또 익사이팅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시즌 끝나고 어깨 수술도 기다리고 있지만 또 한 번 혹독한 겨울 훈련과 함께 날씬한 쿵푸 팬더의 모습으로 2012년 봄에 나타날 산도발을 기대해 봅니다.
다음날 데뷔전에서는 3타수 무안타였지만 첫 타석에서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하나 올리더니 생애 두 번째 빅리그 경기에서 5타수 3안타로 화끈한 신고식을 했습니다. 2008년 늦여름 그는 41경기를 뛰며 3할4푼5리에 3홈런 24타점으로 자이언츠 관계자마저 깜짝 놀라게 만드는 활약을 했습니다. 첫 홈런은 콜로라도의 리반 에르난데스를 상대로 뽑았습니다.

(사진에도 보이는 산도발의 뱃살이 괴연 쿵푸 팬더의 야구 생애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마이너에서 포수와 3루수와 1루수를 번갈아 맡았던 산도발은 배리 지토가 선발로 나오는 날이면 포수 마스크를 썼습니다. 그 외에는 주로 3루수로 기용했습니다.
그리고 2008년 9월 19일 그의 애칭이 돼버린 ‘쿵푸 팬더’라는 별명이 탄생했습니다. 2루에 있던 산도발은 벤지 몰리나의 안타 때 홈으로 질주했는데 외야 송구가 정확히 다저스 포수 대니 아도안에게 연결됐습니다. 분명한 아웃 타이밍.
그러나 놀랍게도 산도발은 거구의 몸을 사뿐하게 공중으로 날리며 태그를 뛰어넘어 공중부양 하듯 세이프를 만들어냈습니다. 이를 지켜본 지토가 깔깔대며 그에게 붙여준 별명이 바로 ‘쿵푸 팬더’였습니다.
느낌이 비슷합니다.
만화 영화 쿵푸 팬더의 주인공은 거구의 몸집이지만 코믹하면서 또 나름 날렵하고, 어설퍼 보이지만 꽤 탄탄한 무술 실력으로 웃음 몰이를 하는데 퉁퉁하면서도 타격 재능이 뛰어난 산도발의 이미지와 아주 흡사합니다. (왜 ‘뚱뚱한 이치로’라는 또 다른 별명이 붙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특히 지난 주 그가 보여준 활약은 만화 속의 주인공 쿵푸 팬더 이상이었습니다.
전년도 챔피언 자이언츠는 NL 서부조에서 탈락 위기에 몰린 지난 주 6연승을 거두며 마지막 피치를 올렸습니다. 그 중심에 바로 산도발이 있었습니다.
산도발은 6경기에서 10타점, 4홈런, 2루타 2개, 총 28루타수를 기록하는 폭발적인 주간을 보냈습니다. 생애 최초의 ‘금주의 선수’는 당연히 그의 차지였습니다. 팀 동료 카를로스 벨트란도 4할6푼7리 3홈런 6타점 7득점의 활약을 했지만 17일 경기에서 산도발이 사이틀링 히트를 기록한 순간 대세는 넘어갔습니다. 산도발은 로키스와 최종전에서 4회에만 2홈런을 터뜨리며 생애 최고의 주간을 자축했습니다.
지난 2002년 자이언츠 스카우트가 푸에르토 카베요 출신의 이 친구와 계약했을 때만해도 큰 기대는 없었습니다. 그저 수많은 어린 유망주 중의 하나로 포수라는 점에서 혹시 가능성이 있을까 계약한 정도였습니다.
마이너리그에서도 처음에는 두각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2004년 처음 루키 리그에서 뛰기 시작했는데 첫 시즌 2할6푼6리에 홈런도 없었고 26타점을 기록했습니다. 포수로서도 평균 수준이었습니다.
2005년 주로 하위 싱글A에서 주로 3루수로 뛴 산도발은 75경기에서 3할3푼-3홈런-50타점으로 가능성을 보이나 싶더니 다음 해 싱글A에서는 2할6푼5리로 퇴보했습니다. (117경기에서 단 1홈런.) 2007년 상위 싱글A에서 11홈런을 치며 처음 힘을 과시하기는 했습니다.
그러다가 2008년 산도발은 싱글A와 더블A에서 폭발했습니다. 두 리그 합쳐 112경기에서 3할5푼에 20홈런 96타점의 인상적인 활약이었습니다. 까다로워지기 시작하는 더블A에서도 3할3푼7리를 쳤습니다. 이어서 빅리그 승격해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산도발은 졸지에 자이언츠 구단과 팬들의 기대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리고 2009년 산도발은 대폭발합니다.
스프링 캠프에서 4할5푼7리로 빅리그 최고 타율을 기록한 산도발은 정규 시즌에서도 맹타를 이어갔습니다. 153경기를 뛰며 3할3푼에 25홈런, 90타점으로 자이언츠의 최고 타자가 됐습니다. 생애 첫 끝내기 홈런과 첫 만루 홈런은 물론 7월 30일에는 생애 처음으로 AT&T 구장 우측 담장을 넘어 맥코비 만에 떨어지는 홈런을 치기도 했습니다. 하필 그날은 자이언츠의 영웅이던 윌리 맥코비의 데뷔 50주년 기념 경기였는데 관중석에 앉았던 맥코비에게 뜻 깊은 홈런을 선물한 셈이 됐습니다.
3할3푼은 NL 2위의 타격이었고 189안타로 자이언츠 스위치 타자 신기록을 세웠으며 MVP 투표에서7위에 오르는 등 자이언츠에 새로운 타격 영웅이 탄생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파블로 산도발의 이미지에 딱 어울리는 캐릭터입니다.(자이언츠 홈피)
그러나 탄탄대로는 쿵푸 팬더에겐 어울리지 않지요.
2010년 스프링 캠프에 나타난 산도발은 실제로 만화 속의 쿵푸 팬더에 더욱 흡사해진 모습이었습니다. 비대해지고 배불뚝이가 돼 도저히 운동선수로 볼 수 없는 몸매로 추락한 것입니다.
성적이 좋을 리가 없었습니다. 소위 ‘서포머 슬럼프’로 보기에는 자신에 대한 관리가 너무 부족했습니다. 타율은 2할6푼8리로 떨어졌고 홈런은 13개, 타점은 63점에 불과했습니다. 민첩성과 유연성이 떨어져 3루수를 볼 수 없을 지경이 돼 주로 1루수로만 뛰었습니다. 악당 호랑이에게 정신없이 얻어맞고 그로기 상태에 빠진 쿵푸 팬더와 같은 신세였습니다.
지난겨울 산도발은 단단한 결심을 했습니다.
베네수엘라의 집에도 가지 않고 애리조나 주 투산에 트레이닝 캠프를 차리고 개인 트레이너와 몸만들기에 돌입했습니다. 스프링 캠프에 도착한 그를 보고 브루스 보치 감독은 깜짝 놀랐습니다. 몸무게를 무려 18kg 가까이 뺀 홀쭉해진 쿵푸 팬더가 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힘차게 출발한 시즌은 손뼈가 부러지며 5월 한 달을 통째로 빼먹기도 했지만 산도발은 허약한 자이언츠 타선의 중심으로 꾸준한 활약을 했습니다. 전반기에 3할3리-8홈런-29타점을 올리며 자이언츠를 대표해 올스타전에 출전하기도 했습니다.
후반기에는 더욱 좋은 모습이었습니다. 3할1푼5리에 14홈런, 38타점을 기록하며 고군분투했습니다.
산도발은 완벽한 선수는 아닙니다.
우선 체중 문제는 계속해서 그를 괴롭힐 수 있습니다. 요즘 그의 모습을 보면 시즌 초반과는 사뭇 다릅니다. 몸무게가 상당히 다시 불어난 모습이라 체중 관리는 계속해서 그의 야구 생애 동안 이슈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실력만 발휘하면 문제없지만 슬럼프에라도 빠지면 또 이야기가 나올 것은 분명합니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잠시라도 흔들리면 체중 이야기가 슬며시 고개를 드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산도발은 참을성이 너무 없다는 지적도 계속 받습니다. 거포에 가까운 유형이라 공을 골라내고 좋은 볼카운트로 가져가면서 투수와 싸우면 훨씬 유리해질 수 있는데 아무리 코치가 말을 해도 통하지 않습니다. 일단 타석에 나서면 날아드는 공에 프리 스윙을 하는 스타일입니다. 2009년 볼넷이 52개에 불과하더니 2010년에는 47개, 그리고 올해는 32개입니다.
그렇지만 그의 노력과 의지는 건장한 체구와 어울리지 않게 단단합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이기도 한 산도발은 신이 주신 재능을 낭비하지 않도록 항상 열심히 노력한다는 신조입니다. 야구를 잘 하기 위해서 타고난 왼손잡이에서 혼자 노력해 스위치 타자로 변신하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산도발은 양쪽 타석에서 모두 타격을 할뿐 아니라 오른손이나 왼손으로 똑같이 공을 잘 던질 수 있습니다. (실은 외야수를 보기 싫어서 오른손으로 던지고 스위치 타자가 됐다니, 뛰어다니기 싫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는 농담을 듣기도 합니다. 글러브는 왼쪽에 끼고 오른손으로 던집니다.)
180cm에 108kg라고 기록에 나와 있는 산도발은 내년에 처음 조정신청 자격이 생깁니다. 올해 50만 달러의 연봉은 대폭 상승합니다. 그리고 2015년이면 대망의 FA가 돼 그야말로 대박을 노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박을 이뤄내려면 체중과 식욕 조절이 필수이고, 타석에서의 참을성도 더 키워야 한다는 말을 듣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약점이 있어서 더 ‘쿵푸 팬더’ 같은 산도발은 자이언츠 팬의 큰 사랑과 함께 오랫동안 코믹하면서도 또 익사이팅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시즌 끝나고 어깨 수술도 기다리고 있지만 또 한 번 혹독한 겨울 훈련과 함께 날씬한 쿵푸 팬더의 모습으로 2012년 봄에 나타날 산도발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