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0.0701% 확률에 울다
보스턴, 0.0701% 확률에 울다
OSEN | 2011. 09. 30
흔히 야구를 확률 게임이라고 말한다.
타자가 투수를 상대로 안타를 칠 확률을 나타낸 타율,
얼마만큼 베이스에 나갈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출루율,
타석 대비 2루타, 3루타, 홈런 등의 타구를 확인할 수 있는 장타율도 있다.
타자 뿐 아니라 팀이 한 시즌 동안 얼마만큼 승리를 거뒀는지를 알 수 있는 것이
승패비율로 계산한 승률이다.
보통 한 시즌 동안 승률 6할이 넘으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게 된다.
그러나 미국프로야구(MLB)에서 올 시즌 기적과도 같은 일이 발생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줄곧 1,2위를 다투던 보스턴 레드삭스가
정규 시즌 마지막날 9회말 2아웃까지 3-2로 앞서다 3-4로 역전패를 당하며
탬파베이 레이스에 와일드카드를 내주며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했다.
보스턴의 탈락은 미국의 통계관련 사이트들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의 '스포츠클럽스탯츠'사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 구단별 개막전부터 마지막 경기까지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확률로 정리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보스턴이 지난 8월 28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더블헤더를 모두 이기고 난 뒤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무려 99.83%였다는 점이다.
여기에 이틀 뒤에는 99.9299%까지 높아졌다.
바꿔 말하면 포스트시즌에 떨어질 확률이 0.0701%였다.
이후 보스턴은 줄곧 90%이상 확률을 유지했다.
반면 극적으로 와일드카드 티켓을 획득한 탬파베이는 어떨까.
탬파베이는 지난해 보스턴, 뉴욕 양키스를 물리치고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러나 올해 간판 선수였던 칼 크로포드, 라파엘 소리아노가 각각 보스턴과 양키스로 이적했다.
여기에 1루수 카를로스 페냐와 선발투수 맷 가르자도 팀을 떠나
지난해에 비해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물론 한편에서는 선발진이 약하진 뉴욕 양키스보다 전력이 좋다는 말도 있었다.
[ 보스턴 레드삭스 ]
[ 탬파베이 레이스 ]
탬파베이는 지난 9월 7일 텍사스에 0-8로 패한 뒤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은 0.13%에 불과했다.
그러나 8일 텍사스전 승리에 이어
10일부터 12일까지 보스턴과 3연전 맞대결을 모두 승리하며 서서히 힘을 내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3.59%정도였다.
이어 탬파베이는 일주일 뒤 또 다시 보스턴과 4연전에서 3승1패를 거두며 6.77%까지 끌어 올렸다.
그러나 보스턴이 시즌 마지막 15경기에서 3승12패를 기록하며 90승72패가 된 반면
탬파베이는 최종 15경기에서 9승6패를 거두며 91승71패를 마크해
드라마와도 같은 이야기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됐다.
특히 마지막 5연승이 결정적이었다.
모든 일에 100%는 없다.
야구에서도 마찬가지다.
보스턴은 0.071% 확률을 잡지 못한 반면
탬파베이는 99.87%의 불가능한 확률을 확률로 만들어냈다.
그래서 탬파베이의 승리를 각본없는 드라마라고 말하는 듯 하다.
[OSEN=박광민 기자] agass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