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국내 복귀 중대 기로에 선다
박찬호 국내 복귀 중대 기로에 선다
[스포츠조선] 2011년 11월 01일(화)
야구계 '뜨거운 감자' 박찬호(38)가 중대 기로에 선다.
박찬호가 오릭스에서 퇴단한 뒤 국내 복귀를 타진중인 가운데
그의 거취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시험무대가 마련되는 것이다.
박찬호 컴백 문제의 시금석이 될 무대란 3일 오전 열리는 KBO(한국야구위원회) 실행위원회다.
그동안 논란 수준에만 머물던 박찬호의 복귀 문제를 공식적으로 논하는 최초의 자리가 될 전망이다.
9개 구단 단장(NC 포함)들이 참가하는 실행위원회는
2012시즌 퓨처스리그 일정문제,
1군리그 주말경기 시간 조절안,
2012년 아시아시리즈 한국 개최 예산 배분안 등을 놓고 의견을 나눈다.
이들 공식 안건과 별도로 이른바 '박찬호 특별법'에 대한 논의가 벌어질 전망이다.
한화 측이 각 구단 단장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박찬호 특별법'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한화 노재덕 단장은
" 이제 2011시즌 모든 일정이 끝났고,
국내 복귀를 선언한 박찬호의 거취 문제에 대해 야구계가 진지하게 토론할 시기가 됐다." 면서
" 다른 구단들이 한화의 입장을 검토해 주도록 간곡하게 요청하겠다." 고 말했다.
박찬호 복귀에 대한 한화의 입장은 그동안 알려진 대로 명확하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2007년에 시행했던 해외 진출선수 특별지명권을 허락해 달라는 것이다.
현행 KBO 야구규약에 따르면
박찬호는 '1999년 1월 이전에 해외로 진출한 선수는 연고구단에 입단할 수 있다.
그러려면 당해 신인 드래프트 2주일 전까지 KBO에 입단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해당 선수를 데려오는 구단은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포기해야 한다'는 조항에 따라
신인 선수로 다시 출발해야 한다.
이럴 경우 박찬호는 내년 한시즌을 통째로 쉬어야 하고,
한화는 1라운드 지명권을 담보로 내놓아야 한다.
하지만 한화는
2007년 해외파 선수들의 국내 복귀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여론에 따라
최희섭 송승준 이승학 채태인 류제국 추신수 김병현 등 7명에게 적용했던 특별지명권을
박찬호에게도 허락해 달라는 입장이다.
특별지명권이 적용되면 신인 드래프트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시즌에 참가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노 단장은
" 2007년 당시 7명의 해외파를 지명할 때 박찬호가 지명 대상 리스트에서 제외된 바람에
한화 구단만 특별지명권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 면서
" 이제 박찬호가 돌아오기로 했으니
그 때 얻지 못한 지명권을 부활시켜달라는 것으로 이해해주길 바란다." 고 말했다.
특히 한화가 실행위원회에서 강조할 대목은 한국야구의 발전이다.
나이와 기량 등 객관적으로 볼 때
박찬호가 내년 시즌에 곧바로 뛴다 하더라도 즉시 전력 증대용으로 활용하기 힘들다는 사실은 한화도 잘안다.
다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국위선양에 도움을 준 스타 플레이어가
연고 구단에서 선수생활을 마감할 수 있는 길을 터 주자는 것이다.
더구나 김태균 이승엽이 복귀하는 마당에 박찬호까지 가세하면
국내 프로야구의 흥행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한화의 주장이다.
" 있는 자가 더 갖겠다고 하는 것도 아니고 한화는 줄곧 하위권이지 않았느냐." 는 노 단장은
" 어차피 구단간 이해관계가 다른 만큼 KBO가 리더십을 발휘해주길 바란다." 며
KBO가 중재에 나서줄 것을 간접적으로 요청했다.
이번 실행위원회가 결국 올겨울 박찬호 거취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각 구단, "박찬호 특별법 형평성에 맞게"
[스포츠조선] 2011년 11월 01일(화)
한화의 입장과 타구단의 생각은 다르다.
일단 '박찬호의 복귀'에는 찬성이다.
한국야구 발전과 흥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부분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다.
한화가 양보없이 룰을 깨는 것에는 반대한다는 것이다.
즉,
'특별법 논의를 하더라도 한화가 원하는 2007년의 해외파 복귀 때의 룰 적용은 안된다'는 공통된 입장이다.
두산 김태룡 단장은
" 특별법을 만든다는 자체에 대해서 일단 논의가 되겠지만 우선 형평성을 생각해야 한다.
박찬호를 데려오기 위해 특별법을 만든다면 그만큼 한화도 양보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지명권이다.
박찬호의 선수 생활을 위해서 특별법을 만든다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더라도
그것 때문에 형평성이 깨져서는 안된다." 고 했다.
넥센 조태룡 단장도
" 박찬호 특별법을 만들어야 할지 말지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을 해야한다.
만약 특별법을 만들더라도
한화측에서 지명권 포기 등의 손해를 감수하지 않는 것에는 동의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고 밝혔다.
또 KIA 김조호 단장은
" 한화가 박찬호 복귀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요청한다면 찬성할 수 있다.
그러나 한화도 박찬호의 영입을 통해 이득을 보는 만큼
아마야구 발전기금을 내놓는다는 식으로 한국 프로야구 전체의 발전을 위해 기여를 해야만 할 것." 이라며
다른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엔씨 이상구 단장은 더 강경했다.
이 단장은
" 박찬호가 한화에 복귀한다면 무조건 내년 8월 신인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은 포기해야 한다.
선수를 그냥 1명 더 갖겠다는 건 말이 안된다.
한화가 이야기하는 2007년 해외파 특별지명은 어디까지나 특별 케이스였다." 며
" 올해 우리가 해외 진출 뒤 복귀 의사가 있는 선수들을 뛰게 해주자고 먼저 주장했었는데
안건 상정조차 안됐다." 고 했다.
다른 단장들도 비슷한 의견들이었다.
결론적으로, 박찬호 특별법은 쉽게 풀릴 것 같지 않은 분위기다
이에 대해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상일 사무총장은
" 한국야구를 위해서 박찬호가 뛰는 것에는 전적으로 찬성한다." 며
" 각 구단이 원만한 합의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고 밝혔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한화 “박찬호 위해선 읍소도 마다하지 않겠다”
[스포츠칸] 2011년 11월 02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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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오른쪽)가 지난달 28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SK 이만수 감독대행과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석우 기자] |
“ 읍소도 마다하지 않겠다.”
한국시리즈가 끝나면서 한화의 박찬호(38) 영입을 위한 행보가 본격 시작된다.
충청지역이 낳은 최고 스타인 박찬호를 데려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는 게 한화 구단 입장이다.
한화와 박찬호는 이미 지난달 일본 미야자키에서 만나 공감대를 형성했다.
한화 선수들이 교육리그를 치르고 있는 미야자키를 방문한 노재덕 단장은
마침 그 곳에서 재활 후 포스트시즌 대비 훈련을 하고 있는 박찬호를 만나 대화를 나눴다.
이후 박찬호는 지난 달 28일 한국시리즈가 3차전이 열린 인천 문학구장을 방문해
구본능 KBO 총재와 SK, 삼성 사령탑과 만나는 등 한국행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한화 역시 시즌이 종료된 만큼 구단 차원에서 모든 노력을 다해 박찬호와 보조를 맞춘다는 생각이다.
다른 구단 앞에서 읍소도 각오할 만큼 박찬호 영입 의지가 확고하고 절실하다.
박찬호를 내년부터 활용하기 위해선 ‘박찬호 특별법’이 각 구단 사장들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통과돼야 한다.
한화는 일단 2일 열리는 각 구단 단장 모임 성격의 KBO 실행위원회를 통해
‘박찬호 특별법’을 건의할 예정이다.
실행위원회를 통과해야 이사회 상정도 가능하다.
노재덕 단장은 1일
“ 박찬호 특별법을 논의할 시기가 됐다.
실행위원회에 이를 제안할 것.” 이라고 말했다.
다른 구단이 박찬호의 한화행에 뜻을 함께할 수 있겠지만 방법까지 공감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그게 한화가 ‘읍소’를 고려하는 이유다.
KBO는 지난 2007년 해외 진출선수 특별지명권 행사를 시행했는데
당시 송승준과 최희섭, 채태인, 추신수 등 7명이 한화를 제외한 나머지 7개 구단의 지명을 받았고
한화만 ‘꽝’을 받았다.
한화는 그 때 받지 못한 지명권을 이번 ‘박찬호 특별법’으로 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반면 다른 구단에선 박찬호를 데려가더라도
KBO 규약에 따라 한화가 2013년도 신인 1순위 지명권을 포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 단장은
“ 규약은 박찬호를 신인 취급하자는 이야기인데
그건 한국 야구 최고스타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면서
“ 2007년에 다른 구단은 신인지명권 손해 없이 해외파 선수들을 하나씩 데려가지 않았나.
우리도 그런 방식을 따르자고 주장할 이유는 된다.” 고 말했다.
이어
“ 한국 프로야구의 발전과 형평성을 위해서라도 박찬호는 한국으로 꼭 돌아와야 한다.” 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한화 관계자는
“ 한화가 우승 후보도 아니고 이제 겨우 탈꼴찌를 한 구단 아닌가.
야구계 전체의 대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김현기기자 hyunki@kyunghyang.com>
[김형태기자] 짧은 일본 생활을 마감한 박찬호(38)는 외로운 상태다. 이미 미국 생활을 정리했고, 1년간의 일본 무대에선 아픔만 겪었다. 내심 기대하고 있는 국내 복귀는 '하늘의 도움'만 기다려야 한다. 한때 대한민국 최고 스타로 떠받들어지던 그이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국내 8개 구단의 '선처'만 바라봐야 할 처지다.
박찬호가 내년 시즌 국내에서 뛰기 위한 절차는 사실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 모든 구단들이 모여 박찬호의 한화 입단을 허락해주면서 한화의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권까지 보장해준다는 합의만 하면 된다. 이 경우 한화는 연고 출신 대형 스타를 확보하면서 해마다 진행되는 '젊은 피' 수혈도 차질없이 이루게 된다.
그러나 상황이 말처럼 쉽지 않다. 우선 8개 구단의 중지를 모으기가 어렵다. 박찬호가 빅리그에서 활약할 당시에는 국내 프로야구 관계자들도 한마음으로 응원했지만 그가 한국야구위원회(KBO) 소속이라는 울타리로 들어오는 순간 팀마다 이해 관계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앞에서는 웃어도 뒤에서는 매사가 경쟁관계인 국내 구단들이 '남 좋은 일'만 해줄 리 없다.
이미 몇몇 구단들은 "한화가 내년 시즌 1차 지명권을 포기하든지, 박찬호를 외면하든지 양자택일하라"는 속내를 숨기지 않고 있다.
한화의 입장이 난처한 것 이상으로 벼량끝에 몰린 건 선수생활 연장 기로에 선 박찬호다. 부상과 부진으로 올 시즌을 망친 탓에 큰소리 칠 상황이 아니다. 이미 일본 무대에선 시즌 전 보였던 '빅리그 출신 대투수'에 대한 환상이 깨졌다. 소중한 용병 쿼터 한 자리를 희생하면서까지 영입할 매력이 없다는 게 현시점에서 일본 구단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박찬호가 굳이 야구를 계속하려면 선택의 폭은 여전히 넓게 열려 있다. 그러나 미국 마이너리그, 멕시칸리그, 대만 리그 등은 스스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을 뿐더러 팬들로서도 전혀 환영할 만한 선택이 아니다. 이미 외국 생활을 청산하고 고국으로 돌아오겠다는 결심을 한 마당에 가족과 함께 또는 혼자서 무작정 떠나기도 쉽지 않다.
박찬호는 분명 한국 야구에 기여한 바가 큰 인물이다. 그같은 선수가 현역 생활의 마무리를 모국에서 한다면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그러나 국내 프로야구계의 작동 논리는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평소 그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했던 야구계 인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그를 도우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아니다.
일각에선 박찬호 본인의 적극적인 의사 표현이 가장 중요하다는 반응을 내놓는다. 공식적으로 한국에서 뛰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고 8개 구단과 한국야구위원회의 선처를 부탁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일본 신문 한 귀퉁이에서 박찬호의 국내 복귀 의사를 발견하는 식이라면 문제 해결은 난망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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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특별법'이 만들어질지는 미지수지만, 그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그가 국내 프로야구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자체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나이 때문이다. 1973년생인 박찬호는 내년이면 한국나이로 40세가 된다. 은퇴를 해 지도자로 진로를 바꿀 나이지만 박찬호는 여전히 선수 생활 연장 의지가 높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힘과 구위가 떨어진게 사실이다. 올시즌 오릭스에서 박찬호는 직구 구속이 140㎞대 중반에 그쳤다. 그렇다고 컨트롤이 뛰어난 편도 아니었다. 일본 타자들 못지 않게 정교하고 끈질긴 승부를 하는 국내 타자들을 압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기 힘들다.
박찬호는 올시즌 오릭스에서 7게임에 등판해 1승5패, 방어율 4.29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오릭스가 박찬호와의 재계약을 포기한 것은 내년 이후 희망적인 측면을 발견하기 힘들 것이란 판단 때문이었다. 박찬호는 지난 5월29일 주니치전서 3⅓이닝 9안타 6실점의 뭇매를 맞고 2군으로 강등된 후 1군에 오르지 못했다. 게다가 1군 복귀를 앞둔 6월28일 훈련을 하다 왼쪽 햄스트링 부상을 입어 피칭을 중단했다. 박찬호는 후반기 들어 2군에서만 등판했을 뿐 1군 오카다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여기에 항상 부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박찬호는 메이저리그에서 뛸 때도 햄스트링 뿐만 아니라 허리 등 크고 작은 부상으로 오랜 기간 고생했다. 나이가 들수록 힘이 떨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넥센 김시진 감독은 올시즌 도중 박찬호의 부상과 관련해 "투구 밸런스가 좋으면 무게 중심이 하체에서 상체로 물 흐르듯이 이동한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투수들은 한쪽에 무리가 갈 수 밖에 없다"면서 "박찬호의 햄스트링 부상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투수가 팔의 힘이 떨어졌다고 생각하면, 무리하게 하체에 힘을 싣게 된다. 이를 앞으로 끌고 나오다 보면 허벅지 등에 과부하가 걸리게 된다"고 진단한 바 있다.
그동안 한국프로야구는 투-타에서 급속한 성장을 계속해 왔다. 현재 박찬호 정도의 구위로는 특별한 존재가 되기 힘들다는 예측이 대세다.
사실 한화 구단이 기대하는 것도 마케팅이나, 후배 선수들에 대한 노하우 전수 등 기량 외적인 부분이 크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