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타/신비한 우주의 세계

두 번 죽는 별 … 43억 광년 떨어진 우주서 포착

leekejh 2011. 12. 7. 01:48

 

               두 번 죽는 별 … 43억 광년 떨어진 우주서 포착

 

 

                                                                                          [중앙일보] 2011년 12월 01일(목) 

 

 

                한국과학자 참여 10개국 팀
                별의 새로운 최후 모습 관측
                ‘
네이처’ 최신호에 논문 실려

 

 

 

감마선 폭발 상상도.

 

바깥쪽 넓게 퍼진 붉은색은 윗부분에서 침투한 중성자별이 흐트러뜨린 별의 대기며,

안쪽 중앙은 헬륨으로 이루어진 별의 중심핵과 중성자별이 충돌하면서(점선 부분)

여러 물질이 담배 연기처럼 퍼지는 모습이다.   [미국 소노마 주립대 제공]

 


별은 태어난 뒤 마지막으로 한 번 폭발해 최후를 맞이한다.

그동안은 별이 초신성(超新星)으로 폭발해 블랙홀이나 중성자별이 되거나,

백색외성(白色矮星)으로 변하는 두 가지 죽음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신성은 늙은 별이 폭발하며 큰 에너지를 뿜어내는 현상,

백색왜성은 태양 정도 질량의 별이 죽어가며 만드는 천체를 가리킨다.

하지만 별이 두 번 폭발해 두 번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임명신 교수(左), 박수종 교수(右)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임명신(44) 교수와 경희대 우주탐사학과 박수종(44) 교수 연구팀을 포함한

미국·스페인 등 10개국 공동 연구팀은

지난해 12월 25일 발견한 감마선 폭발(Gamma Ray Burst) 관측 자료를 분석한 이런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 논문은 영국의 학술지 네이처 1일자에 실렸다.

감마선 폭발은 별이 엄청난 양의 감마선 빛을 내며 폭발하는 현상인데 보통 별이 죽을 때 일어난다.

지금까지 여러 번 관찰됐으며, 지속 시간은 몇 초~몇 분에 불과했다.

감마선은 X선이나 적외선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빛의 일종이다.

지구로부터 약 43억 광년 떨어진 우주에서 이번 ‘감마선 폭발’이 일어난 것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날.

맨 처음 그 폭발을 잡은 것은 미국의 스위프트 위성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GRB 101225A’라고 이름을 붙였다.

 

폭발 직후 세계 천문학자들은

지상 망원경으로 폭발 현장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X선·적외선 등을 포착해 분석에 들어갔다.

 

한국 연구팀은

자체 개발해 미 텍사스주 맥도널드 천문대에 설치한 우주 관측용 카메라 ‘시퀸(CQUEAN)’으로 관측했다.

 

  [중앙일보 박방주]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크리스마스에 발견된 ‘별의 새로운 죽음’

 

                                                                                                      서울신문 2011. 12. 01

 

 

지난해 12월 25일, 미국 텍사스 맥도널드 천문대.

저녁 무렵 지구로부터 약 43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전 우주의 빛이 모두 모인 것만큼 밝은 '감마선(GRB) 폭발'이 감지됐다.

 

당시 천문대에 있던 한국인 과학자 4명이

별의 죽음에 대한 기존 천문학 이론을 뒤집는 획기적인 장면을 목격하는 순간이었다.

'크리스마스의 감마선 폭발'이라는 의미의 'GRB 101225A'로 이름 지어진 이 현상에

전 세계 천문학계가 술렁이고 있다.

 

 

 


임명신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박수종 경희대 우주탐사학과 교수 등

국내 연구진 6명이 포함된 국제 공동연구진은 1일(현지시간) 출간된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한 논문에서

" 별이 지금껏 알려진 과정과는 다른 방식으로 최후를 맞이할 수 있다는 증거를 포착했다." 고 밝혔다.

 

연구진은 'GRB 101225A'가 나이든 별이 폭발하면서 빛과 에너지를 대량으로 뿜는 '초신성' 현상과 함께

최대 수백초가량 나타나는 일반적인 GRB와는 달리 30분 이상 지속됐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이 현상이

별이 최후의 순간에 초신성 폭발을 일으킨 뒤 중성자별 또는 블랙홀로 바뀌어 더 이상 진화하지 않는다는

기존 천문학 이론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

새로운 가설을 세웠다.

 

중성자별 상태에서 또 다른 별과 합쳐지면서 다시 블랙홀로 진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 내부의 수소를 모두 태워 헬륨만 남은 별이

  근처에서 최후를 맞은 중성자별의 먹잇감이 되면서 다시 블랙홀로 변해 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면서

" 두 별이 합쳐지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다른 초신성 폭발에 비해 길기 때문에 GRB가 오래 지속된 것." 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GRB 101225A' 현상에 대한 새로운 가설도 있다.

이탈리아·미국 공동연구진은

" 'GRB 101225A'는 중성자별에 가까이 다가간 혜성이

  중성자별의 중력에 끌려 들어가 조각나면서 생긴 감마선 폭발." 이라고 설명했다.

네이처는 두 가설 모두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1일자에 나란히 논문을 소개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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