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 은 세 상

"설악산·대관령 옛길"

여 행/한번쯤 가보고 싶다 (국내)

"설악산·대관령 옛길"

leekejh 2012. 1. 10. 18:08

 

[주말여행] 옛 정취 느끼며 눈꽃 트레킹 "설악산·대관령 옛길"

 

 

매일경제  2011. 12. 18

 

 

대관령 눈꽃

 

 

크리스마스와 새해 첫날, 다가오는 특별한 날을 뜻 깊게 보내고 싶다면 지금부터 여행 계획을 세워보자. 새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인 대관령 옛길에서의 눈꽃 트레킹은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진수를 보여준다. 또 설악산에서 해돋이를 감상하고 양떼목장까지 둘러보며 기분 좋게 새해를 시작해보자.

설악산에서 맞이하는 해돋이

`신성하고 숭고한 산`이라는 뜻에서 예부터 설봉산(雪峰山), 설화산(雪華山)으로 불렸던 설악산에서 맞이하는 일출은 어떤 모습일까. 해발 1708m로 한라산과 지리산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높은 설악산은 백두대간 중심부에 위치해 있다.

보통 설악산에서 일출을 보는 장소로는 `대청봉`과 설악해맞이공원이 있다. 대청봉에서 일출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가장 빠른 코스인 오색코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오색약수에서 어둠을 뚫고 약 4시간30분이 소요되는 야간산행을 해야 한다. 겨울철에는 눈이 많이 쌓여 있고,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 정상까지 가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러나 겹겹이 이어진 능선 뒤편으로 떠오르는 해돋이는 큰 감동을 선사한다.

양양에서 설악산 국립공원으로 가는 길목에 자리 잡은 해맞이공원도 해돋이를 감상하기 좋은 곳이다. 바다 옆에 있는 바위에는 이곳의 명물 `인어연인상`이 세워져 있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사진을 찍는다. 공원 옆에 있는 작은 규모의 설악항은 빨간 등대와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자아낸다. 해가 뜨기 전 붉게 물들기 시작하는 수평선이 특히 장관을 이룬다.

설악산을 둘러본 뒤에는 낙산사와 대관령 양떼목장도 함께 둘러보자. 오봉산 자락에 자리 잡은 낙산사는 공중사리탑을 비롯해 모든 관음상이 봉안된 보타전을 갖추고 있다. 또 동해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수려한 풍광 덕분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애환이 담긴 대관령 옛길

강원도 대관령은 옛날부터 영동과 영서를 잇는 중요한 관문 역할을 했다. 지금은 당시의 옛길을 따라 걷는 코스가 인기다.

대관령은 해발 832m 고개로 `큰 고개`라는 이름처럼 옛날에는 이곳을 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예부터 대관령은 영동지역에서 서울까지 가는 유일한 통로였으며 이곳을 넘나들었던 선조들의 애환과 많은 역사적 사연들이 숨 쉬고 있다. 강릉에 살던 율곡 이이가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는 길에 곶감 100개를 챙겨 대관령 옛길을 지났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김유신이 무술을 연마하기도 한 장소로도 알려져 있다. 또 신사임당이 고향에 계신 어머니를 그리는 사친시를 대관령 옛길에서 지었다고 전해진다. 대관령 옛길은 주변 계곡과 길이 잘 보존되어 있어 트레킹 코스로도 각광받는다. 특히, 겨울철에는 깨끗하고 하얀 눈으로 뒤덮여 눈부신 설경을 선사한다. 눈이 많이 쌓인 옛길을 오르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옛길에서 옛 정취를 느낄 수 있어 트레킹이 더욱 즐겁다.

느낌여행사(www.filltour.com)가 `[새해일출]설악산/낙산/양떼목장/월정사 1박2일` 상품을 선보인다. 요금은 14만1000원부터. 왕복교통비, 입장료, 1박3식, 여행자보험 포함. 12월 31일, 단 1회 출발. `대관령옛길 눈꽃트레킹` 당일 상품도 있다. 요금은 4만9000원. 왕복교통비, 아침간식, 중식 포함. 12월 24ㆍ25일 출발. (02)777-9881

 

 

 

 

[이야기가 있는 길]영동~서울 잇던 유일한 통로 '대관령 옛길'
굽이마다 사뿐 내려앉은 눈꽃… 순백길 따라 비경의 門 열리다
데스크승인 2012. 01. 06   지면보기 김종화 | jhkim@kyeongin.com  
   
 
영동 지역과 영서 지역을 이어주는 대관령(大關嶺)은 해발 832m의 높은 고개다.

대관령(大關嶺)은 한자 뜻에서 알 수 있듯이 큰고개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강원도 사람들은 대관령을 지대가 험난해 대굴대굴 구른하고 해서 '대굴령'이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대관령의 총연장은 13㎞인데 고개의 굽이가 99개소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다. 요즘 같이 날씨가 추운 겨울에는 대관령이 한반도 남쪽에서 가장 추운 곳으로 소개되기도 한다.

대관령 옛길은 예부터 영동과 영서지역을 잇는 중요한 길이었지만 1975년 영동고속도로의 개통과 2001년 대관령을 관통하는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서서히 잊혀지고 있다.

   
 
■ 율곡 이이와 신사임당이 거닐던 길

대관령은 영동고속도로가 개통하기 전 영동지역에서 서울로 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다. 그러한 까닭에 대관령 옛길에는 선조들의 애환이 서려 있다. 조선시대 강릉에서 배출한 대표적인 유학자인 율곡 이이가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기 위해 이용했던 길도 이 길이고, 신라명장 김유신이 무술을 연마한 장소도 이곳으로 알려져 있다.

또 신사임당이 어린 율곡의 손을 잡고 친정어머니를 그리며 걸은 길이기도 하고, 송강 정철이 이 길을 거닐며 관동별곡을 쓰기도 했다. 조선시대 풍속화의 대가 김홍도의 대관령 그림도 이 대관령 옛길에서 그렸다.

   
 
수백년이 지난 지금 대관령 옛길은 사람들의 편리에 의해 개척된 새로운 길로 인해 잊히고 있지만 한적한 여행, 또는 한겨울 눈꽃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인기 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대관령을 이야기하면 쉽게 떠오르는 풍경이 양떼 목장의 평화로움이다. 양떼 목장은 봄과 여름에는 푸른 초원에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양떼들의 풍경이, 가을에는 석양이, 겨울에는 소복이 쌓인 눈이 여행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대관령의 또 다른 볼거리는 눈꽃이다. 겨울 내내 영하의 날씨가 이어지는 대관령의 기후적인 특징으로 인해 겨우내 내린 눈이 녹지 않아 소복이 쌓여 있다. 여기에다 동해안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을 타고 날리는 눈이 길가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에 쌓여 있는 모습은 절경이다. 또 대관령에서 내려다보는 강릉 시내와 동해안 풍경은 여행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 대관령 옛길의 다양한 풍경

대관령 정상에 위치한 대관령휴게소 주차장은 선자령과 대관령 옛길을 이용하기 위해 찾은 여행객들의 차로 가득 차 있었다.

많은 여행객들이 대관령을 찾는 것은 이상 기온으로 내륙 저지대에서는 눈구경을 쉽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관령 옛길 트레킹은 눈 쌓인 길을 걸어야 하기 때문에 겨울 산행시 사용하는 아이젠과 스패치를 반드시 착용한 후 시작해야 한다.

장비를 착용한 후 주차장 맞은편으로 이동해 양떼 목장 방면 길로 들어섰다. 대관령 휴게소를 찾은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풍력발전소가 있는 선자령 방면으로 가는 코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정표를 잘 보고 길에 들어서야 한다. 막상 길에 들어서면 갈림길에서는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어 길을 잃어 버릴 염려는 없다. 양떼 목장을 지나 국사성황당을 지나면 통신탑 부근에서 한떼의 여행객 무리를 만나게 된다.

여행객들과 눈인사를 한 후 곧바로 이정표를 따라 내리막길로 들어서니 무릎까지 쌓여 있는 눈밭 사이에 한 사람이 겨우 지날 수 있는 길로 들어선다. 아이젠을 착용했지만 수북이 쌓인 눈 탓에 미끄러져 넘어지기도 하며 나무들 사이로 난 작은 길을 한참 거닐면 반정에 도착한다.

반정과 옛 주막터 사이에는 경사가 심해 긴장하기도 하지만 길가 중간중간에 설치되어 있는 작은 안내판에 적혀 있는 대관령 옛길과 강릉에 대한 글귀들이 지루하지 않게 한다.

   
 
주막터에는 'ㄱ'자 형태의 통나무 초가집 한 채가 들어서 있다. 과것길에 오른 선비나 영동과 영서를 오가며 장사를 하던 상인들이 목마름과 배고픔을 달래고, 고단한 몸을 쉬어가던 옛 정취를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주막터를 지나면 계곡을 따라 거닐게 된다. 계곡 곁에 쌓인 눈과 계곡 물소리가 지친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김종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