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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밖에 난 최희섭…차라리 트레이드가 답?

leekejh 2012. 1. 12. 13:50

눈 밖에 난 최희섭…차라리 트레이드가 답?

[데일리안] 2012년 01월 12일(목) 오전 08:55
[데일리안 김윤일 기자]
◇ 최희섭은 너무 자주 아프다. 최근에도 감기몸살로 동계훈련에 불참했다. ⓒ KIA 타이거즈

선동열 감독 부임 이후 야심차게 2012시즌의 닻을 올린 KIA가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선 감독은 KIA를 우승팀으로 만들기 위해 몇 가지 전제조건을 달았다. 선발과 불펜이 강해야 하고 중심타선의 파괴력이 남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누구나 알면서도 막상 실행에 옮기기는 어려운 것들이다.

그래도 선 감독은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투수조련만큼은 국내 최정상급이라 해도 모자람이 없다. 선 감독은 현재 삼성의 막강 마운드를 만든 장본인이다. 타격의 완성도는 절친 이순철 수석코치에게 맡겼다. 현역시절부터 독사로 소문난 이 수석코치도 고향팀에 온 만큼 우승열정이 남다르다.

선수들 역시 감독이 새로 부임하면 긴장하기 마련이다. 실제로 KIA 선수들은 선 감독이 첫 번째로 내준 ‘체지방 감량’ 숙제를 최고참 이종범부터 모두가 해냈다. 그러나 단 한 명, 4번 타자 최희섭만 빼고.

최희섭은 8일부터 시작된 KIA 동계훈련에 얼굴을 내비치지 않고 있다. 지독한 감기몸살에 걸렸다는 것이 이유다. 최희섭은 선 감독의 허락을 받고 구단이 지정한 병원에 입원해 몸을 다스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는 15일부터 진행될 애리조나 전지훈련에도 참가 여부가 불투명하다.

항간에서는 최희섭의 태업설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선동열 감독과 KIA 구단 측은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다만 선 감독은 올 시즌 중심타선을 묻는 질문에 이범호, 김상현, 나지완 등만 언급했을 뿐 최희섭의 이름을 쏙 빼놔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구설에 오른다는 것 자체가 불미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팀의 단합을 누구보다 강조하는 선동열 감독의 우승 의지에 정면으로 상충되는 것이라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특히 주목해야할 점은 눈에 띄게 불어난 그의 몸이다. 최희섭을 본 KIA의 한 코칭스태프는 “한 눈에 봐도 체중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 두 달간 KIA 선수들이 체중감량을 위해 땀을 흘릴 때 최희섭만 손을 놓고 있었다는 뜻이다. 이는 야구에 대한 의지가 없어졌다는 결정적 장면이기도 하다.

최희섭의 찬물 끼얹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연봉협상 때마다 구단과 지루한 줄다리기 싸움을 펼치는가 하면 지난해에는 주장으로 임명된 지 석 달 만에 완장을 내려놓기도 했다. 또한 부상 중에는 타 구단 경기를 관람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을 낳기도 했다.

이쯤 되면 KIA 구단 측에서도 결단을 내릴 시점이다. 일각에서는 “불안한 시한폭탄을 안고 가느니 차라리 트레이드를 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란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KIA는 지난해 최희섭의 트레이드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 감독도 지난 8일 첫 훈련을 마친 뒤 "팀에 해를 끼치는 선수라면 누구라도 트레이드할 준비가 돼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KIA 팬들도 최희섭에게 등을 돌린 지 오래다. 최희섭은 지난해 높은 몸값(연봉 4억원)에 비해 미진한 활약과 박약한 정신력으로 인해 적지 않은 비난을 받아왔다.

만약 최희섭이 트레이드 시장에 나온다면 매력적인 카드임에 분명하다. 정상 컨디션이라면 30홈런-100타점은 충분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특히 거포를 원하는 SK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 수 있다. SK에는 KIA가 필요로 하는 좌투수와 외야 자원이 풍부하다.

그래도 KIA 입장에서는 최희섭의 존재감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최희섭이 없다면 KIA는 당장 좌타자 기근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끌어안고 간다 해도 문제다. 최희섭은 이미 KIA 선수단에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몸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그가 올 시즌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칠지도 미지수다.

최희섭은 국내 유일의 메이저리그 출신 타자다. 이는 최희섭 본인에게도 큰 자산이자 자부심이다. 그가 마음만 먹는다면 MVP급 활약은 충분하다는 것을 2009시즌 입증하기도 했다. 하지만 ‘구슬도 꿰어야 보배’란 말처럼 야구에 대한 열정을 불사르기는커녕 나태, 태업 등의 구설에 오르는 것이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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