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 포 츠/MLB (메이저리그)
'원조 잠수함' 김병현, 빅리그 재도전... 이번엔 성공할까
leekejh
2012. 1. 14. 17:09
원조 잠수함' 김병현, 빅리그 재도전... 이번엔 성공할까
코피아] 2012년 01월 13일(금)
김병현(33)이 메이저리그에 재도전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사실 새로운 뉴스는 아니다. 김병현은 2년 전부터 빅리그로의 유턴을 계획하고 있었고, 가깝게 지내는 주변사람들에게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가 빅리그 도전 의지를 다진 것은 2011년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에 입단하기 전부터다. 일본 프로야구를 발판으로 삼아 빅리그에 복귀하려는 청사진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여의치 않았다. 일본에선 부상과 의사소통의 부재로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빅리그 관계자들의 눈길을 모을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김병현이 메이저리그를 향한 의지를 갖고 있다해도 다시 빅리그 무대에 오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새로 보스턴 사령탑을 맡은 보비 발렌타인 감독이 여전히 김병현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중요한 것은 빅리그에 다시 오를 수 있는 구위와 체력이다. 일이 잘 풀린다면 스프링트레이닝 기간에 테스트 받을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비록 2군에 머물렀지만 김병현이 지난해 일본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렸을 때의 구위와 몸상태를 보여준다면 전망은 밝다. 발목 부상에서 회복된 뒤 김병현의 볼 스피드는 시속 145km를 찍었다. 전성기 때에 비하면 처지지만 파워피처가 아닌 김병현의 가치는 단순히 볼 스피드로 평가할 수 없다.
여전히 보기 드문 잠수함
한국과 일본에서는 사이드암 투수나 언더핸드 투수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선 ‘서브머리너(submariner)’로 불리는 잠수함 투수는 여전히 희귀종이다.
빌 제임스의 ‘투수 가이드’에 따르면 빅리그 역사상 잠수함 투수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는 선수는 1900년대 이전부터 따져도 50여명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에서도 대부분은 오버핸드 또는 스리쿼터이면서 가끔씩 타자를 현혹시키기 위해 사이드암 또는 언더핸드로 던지곤 했던 투수들이다.
아트 네프(전 뉴욕 자이언츠•184승 120패 13세이브), 머리 딕슨(전 피츠버그•172승 181패), 디지 트라웃(전 디트로이트•170승 161패 35세이브), 켄 래펀스버거(전 신시내티•119승 154패 16세이브), 켄 존슨(전 애틀랜타•91승 106패 9세이브) 등이 대표적이다.
59세까지 마운드에 올라 빅리그 최고령 출전기록을 갖고 있는 새첼 페이지(전 세인트루이스)도 가끔씩 언더핸드로 던졌다.
부상 이후 오버핸드로는 버티기 어려워 잠수함 투수로 변신해 '마운드 생명'을 연장한 케이스도 있다.
1933년부터 1942년까지 디트로이트와 세인트루이스에서 뛴 엘덴 오커는 야구와 풋볼 선수로 동시에 뛴 대학시절 풋볼경기 도중 어깨를 다쳤고, 프로에서 언더핸드로 변신해 통산 130승(101패)을 올렸다.
15년 전까지 뛴 마크 에이크혼도 1982년 토론토에서 데뷔해 1983년 어깨수술을 받은 이후 사이드암으로 바꿔 재활에 성공했다. 1986년 빅리그로 복귀해 14승 6패 10세이브, 1987년 10승 6패 4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1996년 캘리포니아 에인절스에서 유니폼을 벗을 때까지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섰다. 통산 성적은 48승 43패 32세이브.
부상 때문이거나 변칙투구를 위한 방편이 아닌 ‘오리지널’ 잠수함 투수의 효시는 1908년부터 1915년까지 뉴욕 양키스에서 69승(92패) 7세이브를 기록한 잭 워홉(전 뉴욕 양키스)을 꼽는다.
빅리그 역사에서 잠수함 투수로 우뚝 선 투수는 통산 417승에 빛나는 월터 존슨(전 워싱턴)을 비롯해 보스턴, 양키스, 신시내티에서 뛰며 208승을 거둔 칼 메이스, 통산 244세이브의 댄 퀴젠베리(전 캔자스시타), 통산 94승 184세이브의 켄트 테컬브(전 피츠버그) 등이다.
이들을 포함해 빅리그 역사상 풀타임 잠수함투수로 성공했다고 꼽을 수 있는 투수는 고작 10여명이다.
선발과 마무리투수로 모두 성공한 대니스 엑커슬리(전 오클랜드•197승 171패 390세이브)는 스리쿼터와 사이드암의 중간 형태로 잠수함 투수의 범주에 넣지 않는 경우가 많다.
빅리그 눈높이로 보는 잠수함의 가치
김병현의 피칭스타일은 빅리그 역사를 통틀어 몇손가락 안에 드는 진정한 잠수함 투수다. 팔의 각도만 내려던지는 게 아니라 상체를 최대한 웅크렸다 펴면서 공을 퍼올리듯 던진다. 빅리그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투구동작이다.
세월이 조금 흐르기는 했지만 희한한 피칭폼에서 나오는 김병현이 ‘어뢰투’는 여전히 상품성을 갖고 있다.
전성기 때처럼 시속 150km를 웃도는 강속구를 던질 수 없다해도 김병현은 떠오르기도 하고 가라앉기도 하는 슬라이더를 갖고 있다. 과거 미국 언론들이 프리스비(frisbee)를 보는 것 같다고 찬사를 보냈던 그 변화구다. 또한 김병현은 왼손 타자 바깥쪽(오른손 타자의 몸쪽)으로 휘며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이같은 변화구를 갖고 있는 김병현이 빅리그 무대에 다시 설 수 있다면 가장 가능성이 높은 보직은 불펜요원이다.
흔치 않은 잠수함 투수이기에 짧은 이닝 동안 타자의 눈을 현혹시키는 릴리버로 나설 때 가장 경쟁력이 있다는 게 빅리그의 통념이기 때문이다.
[유코피아닷컴=ukopia.com]
그가 빅리그 도전 의지를 다진 것은 2011년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에 입단하기 전부터다. 일본 프로야구를 발판으로 삼아 빅리그에 복귀하려는 청사진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여의치 않았다. 일본에선 부상과 의사소통의 부재로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빅리그 관계자들의 눈길을 모을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김병현이 메이저리그를 향한 의지를 갖고 있다해도 다시 빅리그 무대에 오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새로 보스턴 사령탑을 맡은 보비 발렌타인 감독이 여전히 김병현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중요한 것은 빅리그에 다시 오를 수 있는 구위와 체력이다. 일이 잘 풀린다면 스프링트레이닝 기간에 테스트 받을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비록 2군에 머물렀지만 김병현이 지난해 일본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렸을 때의 구위와 몸상태를 보여준다면 전망은 밝다. 발목 부상에서 회복된 뒤 김병현의 볼 스피드는 시속 145km를 찍었다. 전성기 때에 비하면 처지지만 파워피처가 아닌 김병현의 가치는 단순히 볼 스피드로 평가할 수 없다.
여전히 보기 드문 잠수함
한국과 일본에서는 사이드암 투수나 언더핸드 투수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선 ‘서브머리너(submariner)’로 불리는 잠수함 투수는 여전히 희귀종이다.
빌 제임스의 ‘투수 가이드’에 따르면 빅리그 역사상 잠수함 투수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는 선수는 1900년대 이전부터 따져도 50여명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에서도 대부분은 오버핸드 또는 스리쿼터이면서 가끔씩 타자를 현혹시키기 위해 사이드암 또는 언더핸드로 던지곤 했던 투수들이다.
아트 네프(전 뉴욕 자이언츠•184승 120패 13세이브), 머리 딕슨(전 피츠버그•172승 181패), 디지 트라웃(전 디트로이트•170승 161패 35세이브), 켄 래펀스버거(전 신시내티•119승 154패 16세이브), 켄 존슨(전 애틀랜타•91승 106패 9세이브) 등이 대표적이다.
59세까지 마운드에 올라 빅리그 최고령 출전기록을 갖고 있는 새첼 페이지(전 세인트루이스)도 가끔씩 언더핸드로 던졌다.
부상 이후 오버핸드로는 버티기 어려워 잠수함 투수로 변신해 '마운드 생명'을 연장한 케이스도 있다.
1933년부터 1942년까지 디트로이트와 세인트루이스에서 뛴 엘덴 오커는 야구와 풋볼 선수로 동시에 뛴 대학시절 풋볼경기 도중 어깨를 다쳤고, 프로에서 언더핸드로 변신해 통산 130승(101패)을 올렸다.
15년 전까지 뛴 마크 에이크혼도 1982년 토론토에서 데뷔해 1983년 어깨수술을 받은 이후 사이드암으로 바꿔 재활에 성공했다. 1986년 빅리그로 복귀해 14승 6패 10세이브, 1987년 10승 6패 4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1996년 캘리포니아 에인절스에서 유니폼을 벗을 때까지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섰다. 통산 성적은 48승 43패 32세이브.
부상 때문이거나 변칙투구를 위한 방편이 아닌 ‘오리지널’ 잠수함 투수의 효시는 1908년부터 1915년까지 뉴욕 양키스에서 69승(92패) 7세이브를 기록한 잭 워홉(전 뉴욕 양키스)을 꼽는다.
빅리그 역사에서 잠수함 투수로 우뚝 선 투수는 통산 417승에 빛나는 월터 존슨(전 워싱턴)을 비롯해 보스턴, 양키스, 신시내티에서 뛰며 208승을 거둔 칼 메이스, 통산 244세이브의 댄 퀴젠베리(전 캔자스시타), 통산 94승 184세이브의 켄트 테컬브(전 피츠버그) 등이다.
이들을 포함해 빅리그 역사상 풀타임 잠수함투수로 성공했다고 꼽을 수 있는 투수는 고작 10여명이다.
선발과 마무리투수로 모두 성공한 대니스 엑커슬리(전 오클랜드•197승 171패 390세이브)는 스리쿼터와 사이드암의 중간 형태로 잠수함 투수의 범주에 넣지 않는 경우가 많다.
빅리그 눈높이로 보는 잠수함의 가치
김병현의 피칭스타일은 빅리그 역사를 통틀어 몇손가락 안에 드는 진정한 잠수함 투수다. 팔의 각도만 내려던지는 게 아니라 상체를 최대한 웅크렸다 펴면서 공을 퍼올리듯 던진다. 빅리그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투구동작이다.
세월이 조금 흐르기는 했지만 희한한 피칭폼에서 나오는 김병현이 ‘어뢰투’는 여전히 상품성을 갖고 있다.
전성기 때처럼 시속 150km를 웃도는 강속구를 던질 수 없다해도 김병현은 떠오르기도 하고 가라앉기도 하는 슬라이더를 갖고 있다. 과거 미국 언론들이 프리스비(frisbee)를 보는 것 같다고 찬사를 보냈던 그 변화구다. 또한 김병현은 왼손 타자 바깥쪽(오른손 타자의 몸쪽)으로 휘며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이같은 변화구를 갖고 있는 김병현이 빅리그 무대에 다시 설 수 있다면 가장 가능성이 높은 보직은 불펜요원이다.
흔치 않은 잠수함 투수이기에 짧은 이닝 동안 타자의 눈을 현혹시키는 릴리버로 나설 때 가장 경쟁력이 있다는 게 빅리그의 통념이기 때문이다.
[유코피아닷컴=uko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