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인기인 멕시코 윈터리그
[민기자]
갈수록 인기인 멕시코 윈터리그
[야후!스포츠] 2012년 01월 25일(수)
야구가 큰 인기몰이를 하는 나라 중에 국내에 가장 덜 알려진 나라는 바로 멕시코 아닐까 싶습니다. 커림 가르시아가 롯데와 한화에서 활약하면서 조금 알려지기는 했지만 멕시코는 흔히 축구의 나라라는 인상이 짙습니다.
그러나 멕시코의 야구 열기도 대한민국에 뒤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minkiza.com은 문정석 통신원의 글로 멕시코 리그에 대한 소식을 연재합니다. 문 통신원은 한국외대 스페인어통번역과 재학생으로 현재 멕시코 과달라하라 Universidad Autonoma de Guadalajara 파견 학생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몇 차례에 걸쳐 멕시코 리그를 소개합니다.
지난 기사에서는 멕시코 리그의 전반적인 소개와 특징에 대해 살펴보았는데, 이번 기사에서는 ‘멕시코 윈터리그’에 대해서 역사와 구조 그리고 특징 등 다양하게 알아보려고 합니다.
멕시코 정규 리그인 La Liga Mexicana de Béisbol이 8월 플레이오프를 끝으로 종료가 되면 잠시 휴식기에 들어간 뒤 10월부터는 멕시코 윈터리그인 La Liga Mexicana del Pacífico의 막이 오르게 됩니다.
하지만 멕시코 윈터리그는 정규 리그와는 전혀 다른 아주 흥미로운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원래 멕시코 정규리그 소속 16개 팀이 다시 리그 경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8개 팀이 경기를 벌인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이는 윈터리그가 곧 정규리그인 다른 중남미 국가들 도미니카 공화국, 푸에르토리코, 베네수엘라와는 전혀 다른 시스템입니다.)
그렇다면 멕시코 윈터리그의 역사는 어떻게 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멕시코 윈터리그는 1945년 Hermosillo와 Sonora 지역의 총 4개의 팀들에 의해 처음 창설되었습니다. 초기 명칭은 La Liga de la Costa del Pacífico였고 당시 참가했던 팀들은 Queliteros de Hermosillo, Venados de Mazatlán, Ostioneros de Guaymas, Tacuarineros de Culiacán입니다. 이 팀들이 위치한 도시는 모두 멕시코 북부 미국 국경지대와 가까이 위치하고 있는데, 미국의 야구 인기에 큰 영향을 입고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초기 1945년에서 1958년 사이 선풍적인 인기에 힘입어 5개의 팀들이 (Los Rieleros de Empalme, Mayos de Navojoa, Trigueros de Ciudad Obregón, Pericos de Los Mochis, Potros de Tijuana) 합류하게 됩니다.
이후 1958년과 1965년에 리그 이름을 각기 La Liga Invernal de Sonora, La Liga Sonora – Sinaloa 로 변경하고 여러 팀들이 이합집산 하는 과도기를 거친 후 마침내 1970년 La Liga Mexicana del Pacífico로 정립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멕시코 윈터리그, 즉 La Liga Mexicana del Pacífico는 총 8개 팀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들 팀 명칭과 지역은 아래와 같습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윈터리그에 소속된 팀들은 대체적으로 바하 깔리뽀르니아 주, 시날로아 주, 소노라 주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들은 미국 국경지대와 가까운 멕시코 북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멕시코 윈터리그는 바하 깔리뽀르니아, 시날로아, 소노라주의 팀들로만 구성이 되어있는 걸까요?
실제로 멕시코에는 정규리그(La Liga Mexicana de Béisbol (LMB)와 윈터리그(La Liga Mexicana del Pacífico (LMP) 이외에 멕시코 북부 리그(La Liga Norte de México), 멕시코 북서부 윈터리그(La Liga de Béisbol del Noroeste), 베라크루즈 윈터리그(La Liga Invernal Veracruzana) 등 각 지역에 수많은 세미 프로리그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멕시코 야구협회가 LMP를 멕시코 정식 윈터리그로 인정하는 이유는 멕시코에서 최초로 창설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윈터리그일 뿐만 아니라 (멕시코 북서부 윈터리그 (2000년 창설) / 베라크루즈 윈터리그 (2005년 창설)) 대부분의 멕시코 정규리그인 LMB 선수들이 윈터리그 선수생활을 LMP에서 하고 있어 멕시코 윈터리그 중 가장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과시하기 때문입니다.
멕시코 윈터리그의 총 8개 팀은 10월에 개막전을 시작으로, Primera Vuelta, Segunda Vuelta 즉 전기, 후기로 나누어서 리그를 진행한 뒤 전, 후기리그 성적에 따른 총 6개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최종 우승팀을 결정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멕시코 윈터리그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최종 우승팀이 결정되면 그 팀은 이듬해 2월에 도미니카 공화국, 푸에르토리코, 베네수엘라 윈터리그 우승팀들과 함께 중남미 야구의 지존을 가리는 ‘캐리비안 시리즈’에 참가하게 됩니다. (현재 우리나라, 일본, 대만, 호주 우승팀들이 모여 자웅을 겨루는 아시아 시리즈와 같은 맥락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멕시코 윈터리그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많은 메이저리그 출신 선수가 참가한다는 것입니다.
메이저리그의 시즌 종료시기와 멕시코 윈터리그 개막시기가 상호 연결이 되어, 실제로 멕시코 출신 메이저리거들이 윈터리그 소속 팀들과 계약을 맺고 리그에 참가를 하는 경우가 많고, 메이저리그 복귀를 포기한 멕시코 정규리그 선수들도 윈터리그에 참가하기 때문에 우리들 눈에 친숙한 선수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또한 재기를 노리는 노장이나 부상을 딛고 재활을 노리는 선수도 많이 참가합니다. 한국 선수 중에도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선수들이 참가하기도 합니다. 최향남이나 얼마 전 볼티모어와 계약한 최은철 등도 멕시코 윈터리그를 거쳤습니다.
(메이저리그 126승의 에스테반 로아이자도 멕시코 윈터리그에서 뜁니다.)
또한, 일본이나 대만, 호주 리그 등 다른 국가 리그에서 뛰는 있는 선수들도 겨울에 윈터리그를 통해 기량을 점검하고 체력을 유지하려가 참가하므로 멕시코 정규리그보다 오히려 수준이 높은 선수들이 많이 참가하고, 많은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의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한국프로야구의 외국인 선수를 찾기 위해 한국 스카우트들도 눈길을 보내고 있습니다.
현재 2011-2012 시즌 선수 명단을 살펴보자면, Águilas de Mexicali팀에는 메이저 통산 126승 114패 4.65의 방어율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에스테반 로아이자 투수가 활동하고 있고, Naranjeros de Hermosillo 팀에는 현역 메이저리거인 LA 에인절스의 호르헤 칸투,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알렉스 리오스가 활약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Yaquis de Ciudad Obregón 팀에는 한국리그를 거친 우리 눈에 굉장히 익숙한 덕 클락 선수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커림 가르시아는 이 팀 구단주와 친구이며 매년 윈터리그에서 가장 인기 좋은 선수 중 하나입니다.
이처럼 야구팬에게 굉장히 익숙한 선수들이 멕시코 윈터리그에 참가하고 있으며, 멕시코 출신 선수뿐만 아니라 다른 중남미 선수들도 참가해 멕시코 윈터리그의 볼거리는 대단히 풍성합니다.
다음 기사는 흥미로운 캐리비안 시리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