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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억원부터 0원까지…'한화맨' 된 박찬호 연봉史

leekejh 2012. 1. 29. 17:28

 

       [프로야구]

 

                181억원부터 0원까지…'한화맨' 된 박찬호 연봉史

 

                                                                        [뉴시스]
2011년 12월 20일(화)

 

 

 

 

'코리안 특급' 박찬호(38)가 '한화 맨'으로 국내 마운드를 밟게 됐다.박찬호는 20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화 공식 입단식 겸 기자회견에 참석해 꿈에 그리던 고국으로 돌아온 소감과 포부를 밝혔다.

박찬호는 한화 입단 전 모든 것을 내려놨다. 그는 19일 구단과의 첫 만남에서 연봉계약과 관련한 모든 것을 구단에 '백지위임'하며 부(富)대신 명예를 택했다.

한화는 이에 1년 간 연봉 2400만원으로 입단 계약서를 제시했다. 박찬호는 프로야구 최저연봉을 받는 대신 총 6억원의 야구발전기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명분과 실리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은 '신의 한 수(數)'였다.

이 같은 결정으로 인해 박찬호가 국내복귀를 선언한 후 관심을 끌었던 연봉 액수에 대한 논란을 잠재웠다.

1년 연봉 2400만원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등록하기 위한 최저액수다. 2400만원 또한 구단에 기부할 의사를 밝혀 사실상 '무급'으로 뛰게 된 셈. 박찬호는 이날 입단식에서 "한국에서 뛸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럽다. 얼마를 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유소년 야구를 위해 연봉을 위임하고 한화와 손을 잡고 뭔가 같이 하고 싶었다"고 연봉에 대한 의미를 설명했다.

박찬호는 이미 '억만장자'를 이룬 갑부다.

메이저리그 전문 웹사이트인 '베이스볼-레퍼런스'에 따르면 그는 미 메이저리그(MLB)에서 17년을 활약하는 사이 이미 8545만6945 달러(약 998억9916만원,현재 환율기준)를 벌어들였다.

지난 시즌 오릭스에서 받았던 220만 달러까지 더하면 1162억9517만원에 달하는 거금을 손에 넣었다. 옵션과 인센티브를 고려하면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박찬호는 1994년 계약금 등 총 120만 달러를 받고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계약해 한국인 첫 메이저리그 입단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입단 첫 해 연봉은 10만9000 달러(약 1억2774만원)였다. 박찬호는 1994년, 1995년 총 4경기에 등판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1997년 14승 8패 평균자책점 3.38을 찍은 것을 시작으로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로 거듭났다.

이에 1997년을 마친 뒤 박찬호의 연봉은 고공비행을 이어갔다. 97년 27만 달러, 98년 70만 달러, 99년 230만 달러를 기록했다.

2000년도에는 한 시즌 최다승인 18승(10패)을 챙기며 기본 연봉 385만 달러, 옵션 40만 달러에 1년 초대형 계약을 이끌어 냈다. 자유계약선수(FA)를 1년 앞둔 2001년에는 연봉이 990만 달러(약 115억원)까지 치솟으며 승승장구했다. 당시 1년 계약을 한 투수 연봉으로는 사상 최고액이었다.

연봉 990만 달러는 당시 한국프로야구 전체 선수 연봉 총액의 75%에 달하는 돈이었다.

박찬호 야구 인생의 최고의 황금기는 2001년 말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떠나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5년짜리 다년계약을 할 때였다. 박찬호는 그해 5년간 몸값 총액 6500만 달러, 평균 연봉 1300만 달러(약 152억원)짜리 계약을 따냈다. 당시 박찬호의 연봉은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박찬호는 텍사스 이적 이후 2002년부터 햄스트링 부상과 허리 통증이 맞물려 성적이 급락했다. 다년계약을 다 채우지 못한 채 2005년 시즌 중반 샌디에이고로 이적했다.

박찬호는 샌디에이고와의 1550만 달러짜리 계약이 만료된 뒤 2007년에 뉴욕 메츠, 2008년에는 다저스에 둥지를 새로 틀었다. 이 두 해 동안에는 보장 금액 없이 메이저리그 계약이 아닌 스플릿 계약을 했다.

이 때 공개된 공식 연봉은 0 달러였지만 각각 60만 달러, 50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5인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던 날짜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실수령액은 이에 훨씬 못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고진감래(苦盡甘來)'라고 했던가. 부상 악몽에 시달리며 2년 여 동안 인고의 시간을 보낸 박찬호에게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2008년 '백의종군'하며 친정팀 다저스에서 불펜투수로 활약한 덕분에 2009년 필라델피아에서는 보장된 연봉만 250만 달러를 받았다. 2010년 뉴욕 양키스로 옮기면서 120만 달러를 받았다. 이후 한 번 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옮긴 박찬호는 꿈에 그리던 아시아 최다승(통산 124승)을 일구며 17년 간의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무리했다.

박찬호는 17시즌을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동안 통산 124승98패 평균자책점 4.36의 대기록을 수립한 뒤 일본 무대를 밟았다.

이후 올해 초 일본으로 무대를 옮긴 박찬호는 오릭스 버펄로스와 1년 간 220만 달러(약 25억원) 계약을 끝으로 화려했던 몸값에 종지부를 찍었다.

2012시즌 박찬호는 사실상 연봉을 받지 않은 채 고국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박찬호가 입단식에서 말했듯 이제는 한국야구 발전에 그가 쌓은 노하우를 쏟아부을 일만 남았다. 사실상 '연봉 0원'인 그의 활약 소식에 야구팬들의 관심이 벌써부터 야구장을 향하고 있다.

◇ 박찬호 연봉(단위:달러/만원·현재 환율 기준)

 

▲ 1994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10만9000달러(약 1억2774만원)
▲ 1995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11만4000달러(약 1억3326만원)
▲ 1996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12만4000달러(약 1억4495만원)
▲ 1997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27만달러(약 3억1563만원)
▲ 1998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70만달러(약 8억1830만원)
▲ 1999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230만달러(약 26억8870만원)
▲ 2000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358만달러(약 45억65만원)
▲ 2001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990만달러(약 115억7300만원)
▲ 2002년 텍사스 레인저스 668만4800달러(약 80억4833만원)
▲ 2003년 텍사스 레인저스 1300만달러(약 151억97000만원)
▲ 2004년 텍사스 레인저스 1400만달러(약 163억6600만원)
▲ 2005년 텍사스 레인저스 1500만달러(약 175억3500만원)
▲ 2005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0달러 (0원)
▲ 2006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1550만5142달러(약 181억2551만원)
▲ 2007년 뉴욕 메츠 0달러(0원)
▲ 2008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0달러(0원)
▲ 2009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250만달러(약 29억2250만원)
▲ 2010년 뉴욕 양키스 120만달러(약 14억280만원)
▲ 2010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0달러(0원)
▲ 2010년 오릭스 버펄로스 220만달러(약 25억원)
▲ 2011년 한화 이글스 (연봉 2400만원 기부)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kyustar@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