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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미의 야구축제-캐리비안시리즈

leekejh 2012. 1. 30. 11:52

[민기자]중미의 야구축제-캐리비안시리즈

[야후!스포츠] 2012년 01월 30일(월) 오전 10:33
야구가 큰 인기몰이를 하는 나라 중에 국내에 가장 덜 알려진 나라는 바로 멕시코 아닐까 싶습니다. 커림 가르시아가 롯데와 한화에서 활약하면서 조금 알려지기는 했지만 멕시코는 흔히 축구의 나라라는 인상이 짙습니다.
그러나 멕시코의 야구 열기도 대한민국에 뒤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minkiza.com은 문정석 통신원의 글로 멕시코 리그에 대한 소식을 연재합니다. 문 통신원은 한국외대 스페인어통번역과 재학생으로 현재 멕시코 과달라하라 대학(Universidad Autonoma de Guadalajara) 파견 학생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몇 차례에 걸쳐 멕시코 리그를 소개합니다. < 편집자주 >







한국은 또 쌀쌀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있는 이 곳 멕시코는 밤에는 섭씨 0~7도 사이를 유지하지만 낮에는 25도까지 올라가는 큰 일교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기사에서는 멕시코 윈터리그의 역사와 구조 그리고 특징에 대하여 살펴보았는데, 이번 기사에서는 곧 시작되는 중남미의 야구 축제 캐리비안시리즈의 역사와 구조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멕시코, 도미니카 공화국, 푸에르토리코, 베네수엘라에서 각각 열리는 윈터리그 시즌이 종료되면 (대략적으로 이듬해 1월이면 모든 리그가 종료가 됩니다.) 잠시 휴식기를 가진 후 2월에는 윈터리그 우승팀들끼리의 대결, 중남미 야구의 지존을 가리는 '캐리비안 시리즈'의 막이 오릅니다.
참고로 올해 멕시코 윈터리그 우승팀은 지난 1월 25일자로 Yaquis de Ciudad Obregón 으로 결정이 났습니다. 덕 클락 선수가 이번 포스트시즌 안타 1위, 2루타 2위, 도루 2위를 기록하며, 우승에 큰 기여를 했다고 뉴스를 장식했습니다. 또한 이 팀은 작년에도 캐리비안 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강호로 올해 2연패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이전 기사에서 설명 드렸듯이 이 시리즈는 현재 우리나라, 일본, 대만, 호주 우승팀들이 모여 자웅을 겨루는 아시아 시리즈와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보시면 되는데 매년 개최국과 도시가 변경됩니다. 참고로 작년 2011년은 푸에르토리코 마야게스(Mayagüez) 에서 개최되었으며, 올해 2012년은 도미니카 공화국 산토 도밍고(Santo Domingo)에서 개최가 될 예정입니다.
캐리비안시리즈 진행방식은 총4개의 팀이 참가하며, 한 팀이 나머지 팀들과 각각 2회씩 총 6회의 리그경기를 갖고, 그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팀이 최종 우승을 차지하는 다소 특이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캐리비안시리즈의 역사는 상당히 오래됐습니다.
최초의 캐리비안 시리즈는 '인터아메리카나 시리즈(Serie Interamericana)' 라는 이름으로 1946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Caracas)에서 개최되었습니다. 당시 참가국은 멕시코, 쿠바, 미국 그리고 베네수엘라로 당시 미국에서는 독립리그 팀인 브루클린 팀(The Brooklyn Bushwicks)이 참가하였습니다.
이 시리즈는 중남미 야구팬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으나 문제점도 있었습니다. 개최지가 베네수엘라로 한정되어 있다는 점, 타 중남미 국가들의 소극적인 참가 의사 그리고 수익배분 등의 문제점이 불거졌습니다. 그러자 주최측은 1948년 쿠바, 푸에르토리코, 파나마 그리고 베네수엘라로 구성된 Serie del Caribe 즉 캐리비안시리즈를 제안했고 이듬해 1949년 쿠바의 하바나(La Habana)에서 시리즈를 개최하게 됐습니다.



인기를 끌며 순조롭게 진행되던 캐리비안시리즈는 1961년 쿠바가 피델 카스트로 정권으로 넘어가며 프로 스포츠 금지 정책으로 경기에 참가하지 못하자 1969년까지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1970년 베네수엘라, 푸에르토리코, 도미니카 공화국 야구 협회가 캐리비안 시리즈 부활에 동의하고, 여기에 멕시코가 참가의사를 밝힘으로써 다시 재개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총 53년의 역사 속에서 (중단된 1961~69년, 1981년 베네수엘라 선수협회 파업 제외) 도미니카 공화국이 2011년까지 18번의 우승을 거머쥐었고 나머지 국가들의 우승 횟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 중에서도 도미니카 공화국의 Tigres del Licey라는 팀은 총 10번의 우승을 차지하여 캐리비안 시리즈에서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한 팀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과거 호세 오퍼맨 선수를 시작으로 (2008~2009시즌에는 이 팀의 감독을 역임하기도 하였습니다.) 라몬, 페드로 마르티네즈 형제, 오렐 허샤이저, 마이크 피아자까지 많은 전설적인 선수들이 거쳐 갔습니다. 박찬호 선수도 이 팀에서 잠깐 뛰기도 했습니다. 열거하다 보니 모두 LA 다저스를 거쳐 간 선수들입니다. 그리고 현 클리브랜드 인디언스 감독인 매니 액타 또한 2003~2004시즌에 이 팀의 감독을 역임하였습니다.



각 국가별로 캐리비안시리즈에 참가했던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얼마나 많은 스타들이 이 시리즈에서 활약했는지 놀라게 됩니다. 특히 메이저리그에서 활약을 펼치던 스타들이 대거 참가했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캐리비안시리즈가 어느 정도 수준의 야구를 하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전설적인 스타 윌리 메이스와 마이크 슈미트 등도 캐리비안시리즈 참가자 명단에 있으니 정말 놀라울 따름입니다. 역대 MVP 명단을 살펴봐도 흥미롭습니다. 1984년에는 보스턴 레드삭스 감독이던 테리 프랑코나가 MVP를 받았고 로베르토 알로마는 1995년 MVP였습니다. 데이빗 오티스, 호세 바티스타, 그리고 작년의 호르헤 바스케스도 모두 캐리비안 리그 MVP 출신입니다.






이렇듯 중남미 윈터리그는 우수한 중남미 선수들이 자국리그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은 물론 선수의 국적과 관계없이 계약할 수 있고, 또한 미 메이저리그 시즌과 겹치지 않아 빅리그의 스타들도 많이 참가합니다. 중남미 야구팬들에게는 겨울 동안 그야말로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생각해보니 제가 있는 이 곳 멕시코에서는 거의 1년 내내 야구를 볼 수 있습니다. (3~8월 정규리그 및 플레이오프 / 10~1월 윈터리그 및 플레이오프 / 2월 캐리비안 시리즈) 1년 내내 프로야구가 열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매일 TV를 통해 야구를 보는 것이 너무나 익숙해 한국으로 돌아가면 오프 시즌 동안은 왠지 허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여러분들께 멕시코 정규리그, 윈터리그 그리고 캐리비안시리즈까지 멕시코 야구의 전반적인 틀을 설명해 드렸습니다. 중남미 야구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께 즐거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고, 다음 기사에서는 조금 더 내부로 들어가서 멕시코의 야구열기에 대한 내용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