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 아메리칸 리그로..
가자 ! 아메리칸 리그로..
![]() 양키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관중들 |
그러나 메이저리그만이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로 나뉘어져 있다. 요즘은 많이 퇴색됐지만 예전에는 내셔널리그를 선두주자로서 선배격인 시니어서킷, 아메리칸리그를 주니어서킷이라고 불렀다. 내셔널리그가 1876년에 태동했고, 아메리칸리그가 1901년에 출범해서다.
실제 경기적인 면에서도 내셔널리그(NL)가 아메리칸리그(AL)를 압도했다. 월드시리즈에서는 뉴욕 양키스가 워낙 뛰어난 면을 보여 돋보였으나 올스타게임에서는 내셔널리그의 우위가 두드러졌다. AL은 올스타게임 초창기 1933년에서 1949년까지 4승12패로 앞섰다. 그러나 1950년부터 1987년까지 NL은 33승1무4패로 절대 우위를 지켰다. 당시에는 NL에 스타플레이어가 훨씬 많았다. 마운드도 높았고, 타자들도 공수주를 갖춰 AL보다 인기나 관중동원면에서 앞섰던 게 사실.
하지만 90년대 중반 이후 판도가 바뀌었다. AL에 더 많은 스타가 몰리고 있다. 즉 ‘AL 고 NL 저’ 현상이다. 올스타게임에서 AL은 1997년~2009년(2002년 무승부 포함) 13연승을 작성하며 NL을 아래로 두고 있다. NL의 올스타게임 최다 연승은 11연승(1972~1982)이다. 역대 전적에서는 NL이 42승38패로 조금 앞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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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 계약 상위 리스트에 올라 있는 선수들은 대부분 AL출신이다. 천문학적 금액의 2억달러 계약자 3명이 모두 AL이다. 뉴욕 양키스 알렉스 로드리게스 10년 2억7500만달러(약 3080억원), LA 에인절스 앨버트 푸홀스 10년 2억4000만달러,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프린스 필더 9년 2억1400만달러등 연봉 상위자들은 AL이 독차지를 하고 있다. 필더에 이어 4위에 해당되는 포수 조 마우어도 AL 미네소타 트윈스다. 마우어는 8년 1억8400만달러다. 지난해까지 거액 연봉 계약 상위 10위 가운데 NL선수로는 콜로라도 로키스 트로이 트로휼츠키(10년 1억5750만달러)가 유일하다(표 참조). 올 오프시즌 LA다저스 맷 켐프가 8년 1억6000만달러 계약을 맺어 거액연봉자 대열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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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기준 공격력만을 놓고 봤을 때 AL의 톱클래스 타자들이 NL보다 기록이 앞선다. 물론 기록이라는 게 상대적이긴 하지만 객관적으로 AL이 우위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양 리그를 통틀어 타격 톱10을 살펴보면 1위 미겔 카브레라(디트로이트 타이거스) 0.344, 2위 애드리언 곤살레스(보스턴레드삭스) 0.338, 3위 마이클 영(텍사스 레인저스) 0.338, 4위 호세 레이에스(뉴욕 메츠) 0.337, 5위 라이언 브론(밀워키 브루어스) 0. 322, 6위 빅터 마르티네스(디트로이트 타이거스) 0.330, 7위 맷 켐프(LA 다저스) 0.324, 8위 자코비 엘스버리(보스턴 레드삭스) 0.321, 9위 헌터 펜스(필라델피아 필리스) 0.314, 공동 10위 조이 보토(신시내티 레즈), 데이비드 오티스 0.309 순이다. AL 타자들이 1위부터 3위이며, NL은 레이에스(NL 타격왕), 브론, 켐프, 펜스, 보토등이 중하위권에 처져 있다. 타격 톱10은 6:5의 분포로 AL이 다소 앞섰다.
![]() 올 오프시즌 8년 1억6000만달러 계약을 맺어 거액연봉자 대열에 합류한 LA다저스 맷 켐프 |
홈런부문은 질적인 면에서 AL, 양적으로는 NL로 구분됐다. 1위부터 3위는 AL이 차지했다. 선두 호세 바티스타(토론토 블루제이스) 43개, 커티스 그랜더슨(뉴욕 양키스) 41개, 마크 테세이라와 NL 맷 켐프(LA 다저스)가 나란히 39개로 공동 3위다. 5위와 6위는 프린스 필더(밀워키 브루어스)와 앨버트 푸홀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각각 38개, 37개를 때렸다. 그러나 둘은 이제 AL에서 활약한다. NL 투수들은 속이 후련하겠지만 팬들 입장에서는 두 파워히터의 공백이 가슴아프다. 마크 레이널스(볼티모어 오리올스)는 37개 공동 6위다. 8위 댄 어글라(애틀랜타 브레이브스) 36개, 9위 마이크 스탠튼(마이애미 말린스) 34, 라이언 하워드(필라델피아 필리스), 라이언 브론이 33개로 공동 10위에 랭크돼 있다. 톱11명 가운데 NL이 숫적으로는 7:4다.
타점에서는 AL이 월등 앞섰다. 지난 시즌 MLB에서 100타점 이상을 작성한 선수는 모두 15명. 이 가운데 전체 1위는 내셔널리그 LA다저스 맷 켐프로 126개다. 필더가 뒤를 이어 120개. 하지만 AL 타자는 15명에서 10명이 100타점 이상을 작성했다. 게다가 필더와 푸홀스가 AL로 떠났기 때문에 무게의 추는 급격히 균형을 잃게 되는 셈이다.
![]()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9년 2억1400만달러에 계약한 프린스 필더 |
뉴욕과 보스턴의 돈싸움이 잠잠해진 듯하자 이번에는 AL 서부지구 LA 에인절스와 텍사스 레인저스가 불을 지폈다. 에인절스가 1루수 푸홀스와 좌완 C J 윌슨을 데려가자 텍사스도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류에게 1억1700만달러를 투자해 전력을 보강했다. 디트로이트는 지명타자겸 포수 빅터 마르티네스의 공백을 내세워 필더를 영입하는 승부수를 띄워 AL중부지구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올 오프시즌에도 NL은 잠잠한 편이다.
‘AL 고 NL저’ 현상은 올스타게임에서 심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월드시리즈는 큰 차이가 없다. 팽팽했다. 2000년 이후 월드시리즈 챔피언은 뉴욕 양키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LA 에인절스-마이애미(구 플로리다) 말린스-보스턴 레드삭스-시카고 화이트삭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보스턴 레드삭스-필라델피아 필리스-뉴욕 양키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순이다. 2000년 이후 AL이 6차례, NL 6차례씩 우승 팀을 배출했다.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각각 2회씩 우승했다.
메이저리그 연봉 장기계약 톱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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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을 투자한 효과는 분명 장기레이스 정규시즌에서 나타난다. 하지만 변수가 많은 단기전의 플레이오프에서는 돈이 절대적으로 우승을 보장하지는 못한다는 게 야구의 답이다. 2012년 아메리칸리그가 월드시리즈 정상을 탈환할지 LA 에인절스, 텍사스 레인저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의 경쟁이 볼 만해졌다.
LA|김봉춘 기자, 사진|홍순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