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 포 츠/한국 프로야구
대통령→홍드로…시구, 정치로 태어나 문화로 크다
leekejh
2012. 6. 4. 08:50
대통령→홍드로…시구, 정치로 태어나 문화로 크다
잠실 선 샌델 교수 계기로 본 시구
전두환 대통령, 프로야구 첫 투구 … 정치인·고위관료 나선 권위적 행사
개념시구 홍수아, 119대원, 손연재 … 이젠 구단 색깔 드러내는 문화 행사
중앙일보 | 김유정 | 입력 2012.06.04 00:39 | 수정 2012.06.04 05:44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가 지난해 4월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SK 경기에 시구자로 나서 180도 하이킥 시구를 선보이고 있다. 프로야구 초기 시구가 정치인이나 고위 관료의 몫인 '정치쇼'였다면 이제는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가 참가하는 문화 이벤트로 거듭났다. 작은 사진은 맨 위부터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 전두환 전 대통령, 티타늄 다리 소년 애덤킹, 영화 캐릭터 다스 베이더, '개념시구' 홍수아의 연속동작. [중앙포토]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59) 교수가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LG전 시구자로 나섰다. 야구광인 그는 방한 일정에 맞춰 LG 구단에 직접 연락해 시구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LG 구단은 "샌델 교수의 연락을 받고 구단과 일정이 맞아 흔쾌히 승낙했다. 한국 야구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다"고 전했다.
샌델 교수는 이날 검정 양복바지 차림에 1번이 새겨진 LG 유니폼과 모자를 착용하고 시구에 나섰다. 공이 원바운드로 들어가자 오른손으로 글러브를 살짝 치며 아쉬움을 표했지만, LG 포수 김태군으로부터 시구한 공을 기념으로 받은 뒤 팬들의 환호에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시구(First pitch)는 야구경기 시작을 알리는 투구다. 한국 프로야구는 1982년 3월 27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시구로 시작됐다. 전 전 대통령은 이날 동대문야구장에서 열린 MBC 청룡과 삼성 라이온즈의 개막전 시구자로 나섰다. 국민의 관심을 정치가 아닌 스포츠로 돌리기 위해 프로야구가 탄생했고 상징적으로 대통령이 첫 공을 던졌다.
이후에도 시구는 정치인이나 고위 관료의 몫이었다. 권위적 행사가 조금씩 변한 건 영화배우 강수연이 1989년 광주 해태-빙그레 개막전에서 시구자로 나선 뒤부터다. 정치인만큼 연예인도 마운드에 자주 서게 됐다. 경기 전 '쇼'의 의미를 갖기 시작했다.
야구 인기가 불붙기 시작한 뒤부터 시구는 하나의 문화가 됐다. 대표 주자가 '홍드로' 홍수아(26)다. 2005년 7월 8일 잠실 두산-삼성전 시구자로 나선 홍수아는 미니스커트와 하이힐 대신 캐주얼복에 운동화를 신고 마운드에 올랐다. 예쁜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공을 던져 팬들을 놀라게 했다.
야구 팬들은 "예쁘고 약하게 보이려는 다른 여배우들과 달리 홍수아는 진짜로 공을 던졌다"면서 그의 피칭을 '개념 시구'라고 불렀다. 또 홍수아의 역동적인 투구폼과 앙다문 입술이 메이저리그의 페드로 마르티네스(41)와 비슷하다고 해서 '홍드로'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마르티네스는 작은 체구에 역동적인 동작으로 마구를 던져 '외계인'이라고 불렸던 투수다.
시구를 통해 인기가 급상승한 홍수아처럼 시구 하나로 스타가 될 수 있다. 각 분야 유명인들은 앞다퉈 야구장을 찾아 개성 넘치는 시구를 선보이고 있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8)는 왼다리를 머리 위로 올리는 '180도 하이킥 시구'를 선보였고 레이싱 모델 이수정(25)은 큰 키를 이용한 역동적인 투구로 눈길을 모아 스포츠 전문 리포터가 됐다.
각 구단은 시구를 주요한 문화 행사로 여기고 있다. 넥센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팬들의 신청을 받아 시구자를 선정한다. 양천소방서 응급구조팀 등 지역의 '작은 영웅'들을 마운드에 올리기도 했다. SK는 올 시즌 개막전에서 만학도 부부인 한철원(57)·문현숙(53)씨를 시구·시타자로 선정해 눈길을 끌었다.
800만 관중을 바라보는 프로야구에서 시구는 이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다. 보통 사람들에게 평생 기억에 남는 영광이고 유명인들에게도 '한번쯤 서 보고 싶은' 무대가 됐다.
김유정 기자 < kyj7658joongang.co.kr >
김유정 기자
▶기자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center/v2010/power_reporter.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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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델 교수는 이날 검정 양복바지 차림에 1번이 새겨진 LG 유니폼과 모자를 착용하고 시구에 나섰다. 공이 원바운드로 들어가자 오른손으로 글러브를 살짝 치며 아쉬움을 표했지만, LG 포수 김태군으로부터 시구한 공을 기념으로 받은 뒤 팬들의 환호에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시구(First pitch)는 야구경기 시작을 알리는 투구다. 한국 프로야구는 1982년 3월 27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시구로 시작됐다. 전 전 대통령은 이날 동대문야구장에서 열린 MBC 청룡과 삼성 라이온즈의 개막전 시구자로 나섰다. 국민의 관심을 정치가 아닌 스포츠로 돌리기 위해 프로야구가 탄생했고 상징적으로 대통령이 첫 공을 던졌다.
이후에도 시구는 정치인이나 고위 관료의 몫이었다. 권위적 행사가 조금씩 변한 건 영화배우 강수연이 1989년 광주 해태-빙그레 개막전에서 시구자로 나선 뒤부터다. 정치인만큼 연예인도 마운드에 자주 서게 됐다. 경기 전 '쇼'의 의미를 갖기 시작했다.
야구 인기가 불붙기 시작한 뒤부터 시구는 하나의 문화가 됐다. 대표 주자가 '홍드로' 홍수아(26)다. 2005년 7월 8일 잠실 두산-삼성전 시구자로 나선 홍수아는 미니스커트와 하이힐 대신 캐주얼복에 운동화를 신고 마운드에 올랐다. 예쁜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공을 던져 팬들을 놀라게 했다.
야구 팬들은 "예쁘고 약하게 보이려는 다른 여배우들과 달리 홍수아는 진짜로 공을 던졌다"면서 그의 피칭을 '개념 시구'라고 불렀다. 또 홍수아의 역동적인 투구폼과 앙다문 입술이 메이저리그의 페드로 마르티네스(41)와 비슷하다고 해서 '홍드로'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마르티네스는 작은 체구에 역동적인 동작으로 마구를 던져 '외계인'이라고 불렸던 투수다.
시구를 통해 인기가 급상승한 홍수아처럼 시구 하나로 스타가 될 수 있다. 각 분야 유명인들은 앞다퉈 야구장을 찾아 개성 넘치는 시구를 선보이고 있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8)는 왼다리를 머리 위로 올리는 '180도 하이킥 시구'를 선보였고 레이싱 모델 이수정(25)은 큰 키를 이용한 역동적인 투구로 눈길을 모아 스포츠 전문 리포터가 됐다.
각 구단은 시구를 주요한 문화 행사로 여기고 있다. 넥센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팬들의 신청을 받아 시구자를 선정한다. 양천소방서 응급구조팀 등 지역의 '작은 영웅'들을 마운드에 올리기도 했다. SK는 올 시즌 개막전에서 만학도 부부인 한철원(57)·문현숙(53)씨를 시구·시타자로 선정해 눈길을 끌었다.
800만 관중을 바라보는 프로야구에서 시구는 이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다. 보통 사람들에게 평생 기억에 남는 영광이고 유명인들에게도 '한번쯤 서 보고 싶은' 무대가 됐다.
김유정 기자 < kyj7658joongang.co.kr >
김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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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일 경기 결과 한 눈에 보자
- [한화 7:7 LG] 총합 24안타 난타전 끝 무승부
- '2G 연속 스리런' 최진행, 마운드 불안에 울다
- 바티스타, 또 무너졌다..한화 '악몽'의 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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