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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리 본즈, 김칫국부터 마시나?

leekejh 2012. 8. 9. 11:21

 

       [문상열의 백스톱]

                     배리 본즈, 김칫국부터 마시나?

              본인은 명예의 전당 헌액 자신하지만 약물복용자란 멍에로 탈락할 듯

 

 

                                                                                        마니아리포트 | 문상열 2012. 08. 09

 

 

이런 걸 두고 '떡 줄 사람은 생각지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격이다'라고 해야 할 듯하다. 그동안 언론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배리 본즈가 지난 8일(한국시간)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내 생각에 명예의 전당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본즈는 "오해하지 마라. 나는 정말로 명예의 전당을 존경한다. 나와 샌프란시스코는 모든 것을 다했다. 나는 샌프란시스코를 사랑한다. 샌프란시스코는 나의 명예의 전당이다. 나는 걱정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부정적인 생각을 않는다"라고 했다.

 

 

과연 본즈가 자신하는 것처럼 미국야구기자단(BBWAA)은 약물시대의 홈런왕(762개) 본즈에게 명예의 전당 가입에 필요한 75% 이상의 지지를 보낼까. 천만의 말씀이다. 미국 야구기자들은 본즈의 명예의 전당행을 매우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ESPN의 야구전문기자 팀 커치언은 "내 야구기자 생활 32년 동안에 가장 힘든 결정이 될 것이다. 마크 맥과이어, 라파엘 팔레이로에게서 알 수 있듯이 2013년 본즈의 명예의 전당행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언제 명예의 전당에 선정될지도 현재로서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ESPN 스포츠센터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2013년 명예의 전당 투표는 야구기자들이 '스테로이드 시대'를 어떻게 보는지 일종의 시험대라 할 수 있다. 이미 미역국을 계속 마시고 있는 맥과이어와 팔메이로는 본즈와 기록적으로 비교할 수가 없다. 본즈는 22년 통산 타율 0.298 홈런 762개 타점 1996개 득점 2227개에 역대 최다 7차례 내셔널리그 MVP를 수상했다. 그러나 이 기록이 약물에 얼룩져 있다. 기록만으로는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고도 남을 정도다.

명예의 전당은 메이저리그 생활 10년 이상을 하고 은퇴 후 5년이 되면 자격을 얻는다. 본즈는 2013년 자격을 얻게 된다. 2013년 첫 명예의 전당 자격 후보는 역대 멤버 가운데 가장 화려하다. 홈런왕이며 7차례 MVP를 수상한 본즈를 비롯해 사이영상 7회 수상자 로저 클레멘스, 포수 최다 홈런(396개) 주인공 마이크 피아자, 메이저리그 사상 유일하게 3차례 한 시즌 60개 이상의 홈런(총 609개)을 작성한 새미 소사, 월드시리즈 핏빛 투혼의 커트 실링, 3000안타의 그레이그 비지오 등이다. 기록과 월드시리즈에서의 업적 등을 고려하면 모두 명예의 전당감들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 명예의 전당행이 가장 유력한 선수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한 유니폼을 입고 20년 동안 활약하며 통산 3060개의 안타를 때린 비지오 정도다. 홈런 500개, 600개는 앞으로 약물과 무관하지 않으면 명예의 전당이 보장되질 않는다. 그러나 3000안타 작성자들은 모두 첫 해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본즈, 클레멘스, 소사 등은 약물복용자들이다. 단순히 설이 아니다. 미첼보고서에 이름이 거론된 선수들이다. 피아자의 경우는 약물복용설이 나온 적이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본즈, 클레멘스, 소사 등이 첫번째 투표에서 거의 탈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피아자도 75%의 지지를 얻기 힘들다고 전망하고 있다.

미국 야구기자들은 현재 약물복용자들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팔메이로의 경우 메이저리그 사상 500홈런, 3000안타 이상을 동시에 작성한 4명의 선수에 속한다. 명예의 전당에 헌액돼 있는 행크 애런, 윌리 메이스 등이 주인공들이다. 그러나 팔메이로는 2011년 11%, 2012년 12.6%의 지지에 그쳤다.

2013년 명예의 전당 투표와 함께 문제가 되는 선수가 향후 뉴욕 양키스 알렉스 로드리게스다. 로드리게스는 본즈의 762개 홈런을 경신할 수 있는 후보다. 로드리게스가 본즈의 기록을 경신한 뒤 첫번째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선정이 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로드리게스는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 약물복용이 탄로난 바 있다.

약물복용은 야구계에서 영구추방된 피트 로즈의 도박보다 더 나쁘다고 주장하는 강경파들도 꽤 있다. 내년 1월에 발표될 2013년 명예의 전당 투표, 참으로 흥미로운 이벤트다.

<로스앤젤레스에서> [마니아리포트 문상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