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 사/사진으로 보는 역사 (국내)

<뉴질랜드 참전용사의 눈에 비친 50년대 한국>

leekejh 2012. 9. 10. 09:47

<뉴질랜드 참전용사의 눈에 비친 50년대 한국>

연합뉴스 | 왕길환 | 입력 2012.09.10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21세의 나이에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뉴질랜드 병사의 눈에 비친 1950년대 초 한국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참전을 자원해 긴 항해 도중 잠시 들른 일본에서 전쟁 상황을 담아보겠다고 슬라이드 필름이 들어가는 고급 카메라를 살 정도로 '철부지'였던 이 청년은 60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야 소장하고 있던 사진을 처음 공개했다.

현재 뉴질랜드 북섬의 네이피어에 거주하는 모리스 먼로(83) 씨는 1950년 말부터 1953년까지 경기도 동두천과 파주에서 포병으로 근무했다.

그는 현지 한인방송인 월드TV리미티드(WTV)가 내년 정전 60주년을 맞아 참전용사들을 대상으로 소장품을 모은다는 소식을 듣고 김운대(61) 사장을 불러 슬라이드 원본과 인화한 사진을 제공했다.

사진은 모두 300컷. 절반은 105㎜ 포 훈련과 실제 사격 장면, 전우들과 망중한을 즐기는 모습, 뉴질랜드군의 진지, 진급식과 사열 모습, 그리고 당시 한국의 장터나 마을 광경, 독립문과 서울역 등이 담겨 있고, 나머지는 귀국하면서 일본에서 찍은 사진이다.

연합뉴스는 이 중 사료적 가치가 있는 사진을 9일 김 사장으로부터 단독으로 입수했다. 먼로 씨는 군 생활과 관련된 슬라이드 필름에는 사진 설명을 정확하게 달았지만, 한국의 모습을 담은 필름에는 기록을 남겨두지 않았다.

따라서 사진을 찍은 장소 등도 알 수 없고 사진 속의 건물이나 풍경 등을 통해 당시 상황을 추측할 수밖에 없어 아쉽다.

김 사장은 이 사진을 모아 내년 5월 28일부터 20일 동안 오클랜드 아트스테이션갤러리에서 사진전을 열 계획이다.

사진을 제공한 뉴질랜드 참전용사 모리스 먼로(83) 씨가 38선 표지판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장 보러온 사람들과 상인들로 시장 골목이 붐비는 광경

쓰러져 가는 초가집의 시골 풍경.

우시장으로 보이는 곳에 사람들이 몰려 있다. 가을걷이를 끝낸 논에는 볏짚더미가 쌓여 있다.

전쟁 중에도 강에서 튜브를 타며 물놀이를 즐기는 병사들.

외국 참전용사들을 상대로 들어선 전방 지역의 한국인 상점 거리.

이승만 대통령이 전방을 순시한다는 소식에 환영 인파가 도열한 채 기다리는 모습.

뉴질랜드 군의 사열 모습.

ghwang@yna.co.kr

(끝)



<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