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황후 추정 사진 경매 나온다… 1945년 발간 ‘한국말년사’에 수록
명성황후 추정 사진 경매 나온다… 1945년 발간 ‘한국말년사’에 수록
국민일보 입력 2012.08.30
조선 말 명성황후(1851∼1895)를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이 경매에 나온다.
고미술품 경매사인 아이옥션(대표 공창규)은 9월 5일 서울 경운동 경매장에서 여는 가을경매에 명성황후의 사진 등 215점을 출품한다고 30일 밝혔다. 명성황후 사진은 단기 4278년(1945년) 덕흥서림에서 발간한 '한국말년사'에 수록된 것으로 한복을 입고 단정하게 앉아 있는 모습이다. 추정가는 250만∼400만원.
덕흥서림은 구한말 경성(서울)에서 가장 크고 권위 있었던 출판사인데다, '한국말년사'에는 명성황후 외에 고종과 대원군의 사진도 함께 실려 있어 이왕가(李王家) 사진일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명성황후 사진은 여러 장이 전해졌으나 진위를 두고 논란을 빚었다.
영국의 지리학자 이사벨라 버드 비숍이 1897년 발간한 '한국과 이웃나라들'에서 "왕비는 퍽 우아한 자태에 늘씬한 여성이었다. 머리카락은 반짝반짝 윤이 나는 칠흑 같은 흑발이었고 너무도 투명하여 꼭 진줏빛 가루를 뿌린 듯했다. 눈빛은 차갑고 날카로우며 예지가 빛나는 표정이었다"고 적었다.
명성황후는 이 책이 발간되기 2년 전인 1895년 10월 8일 일본 낭인들에 의해 무참하게 살해당해 정확한 모습을 확인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1896년 미국 잡지 '드모리스트 패밀리 매거진' 11월호에는 가체 어여머리를 올리고 손을 가운데로 모아 앉은 여성의 사진이 '정장한 궁중 여인'이라는 제목으로 실렸으나 기사에 '조선 왕비의 상궁'이라는 내용이 있어 명성황후가 아닌 것으로 결론 났다.
이탈리아인 카를로 로제티가 1904년 발간한 '꼬레아 꼬레아니', 미국인 호머 헐버트가 1906년에 지은 '대한제국 멸망사'에도 명성황후로 추정되는 사진이 실렸으나 '조선여인'이라는 표현이 있어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