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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푸 팬더' 산도발, 체중과의 전쟁 이기고 MVP

leekejh 2012. 10. 29. 21:42

 

               '쿵푸 팬더' 산도발, 체중과의 전쟁 이기고 MVP

 

 

                                                                                                    연합뉴스 |  2012. 10. 2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쿵푸 팬더' 파블로 산도발(26)이

폭발적인 타격으로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산도발은 29일(한국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코메리카파크에서 끝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팀이 4-3으로 이겨 우승을 확정 짓자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샌프란시스코가 주변의 예상을 깨고 일방적인 경기 끝에 4연승으로 단숨에 우승 반지를 확보하게 된 데에는

산도발의 공이 결정적이었다.

산도발은 시리즈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할 1차전에서

3연타석 홈런을 터뜨리고 혼자 4타점을 올려 팀의 8-3 완승을 이끌었다.

월드시리즈에서 한 경기 3개의 홈런을 때린 선수는

베이브 루스, 레지 잭슨, 앨버트 푸홀스에 이어 역대 4번째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홈런 최하위에 머무른 샌프란시스코는

시리즈 시작부터 폭발한 산도발의 대포에 힘입어 좋은 흐름을 탔다.

산도발의 활약은 월드시리즈 내내 이어졌다.

4경기 동안 16타수 8안타로 타율 0.500의 고감도 방망이를 휘둘러 팀 타선의 중심을 든든히 지켰다.

산도발은 키 180㎝, 몸무게 109㎏으로

메이저리그의 다른 거포들에 비해 작은 키에 뚱뚱한 체구를 자랑한다.

그럼에도 어울리지 않게 포수의 태그를 절묘하게 피해 홈을 밟는 등 가뿐한 몸놀림을 보여줘

인기 애니메이션의 제목인 '쿵푸 팬더'라는 애칭을 얻었다.

그러나 거대한 체구는 그의 약점이기도 했다.

2008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데뷔한 이래

매년 체중과의 싸움을 벌이며 들쭉날쭉한 성적을 냈다.

팀의 집중 관리를 받아 햄버거와 감자튀김 등을 끊고 감량에 나선 2009년에는

타율 0.330에 25홈런을 때리고 내셔널리그 타율 2위에 오르는 등 각종 타격 지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다시 체중이 치솟은 이듬해에는 타율 0.268, 13홈런으로 추락했다.

실책이 13개에 달했고 26차례나 병살타를 때려 전력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가 우승한 그해 월드시리즈에서는

고작 한 경기에 출장해 3타수 무안타에 그쳐 다소 씁쓸한 마음으로 환호성을 질러야 했다.

개인 요리사를 고용하고 다시 감량에 나선 산도발은

2011년 타율 0.315와 23홈런으로 부활했다.

올 시즌에는 다시 타율 0.283, 12홈런으로 약간 가라앉았지만

올스타전에서 싹쓸이 3루타를 치는 등 달라진 모습을 유지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결코 2년 전의 아픔을 반복하지 않았다.

디비전시리즈와 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연달아 3할 타율을 기록하며 홈런 3방과 9타점으로 맹활약한 산도발은

월드시리즈에서도 폭발력 넘치는 스윙으로 마침내 '가을의 전설'의 주인공이 됐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