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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은퇴 심경 밝혀 “전 참 운좋은 녀석”

leekejh 2012. 12. 1. 02:20

 

          박찬호 은퇴 심경 밝혀 “전 참 운좋은 녀석”

                                                                                               MK스포츠   2012. 11. 30

 

 

 

박찬호가 30일 새벽 자신의 홈페이지에 현역 은퇴 심경을 밝혔다. 사진=김재현 기자

 

 

박찬호가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은퇴 심경을 밝혔다.

박찬호는 30일 오전

"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남겼다.

 

박찬호는 자신의 야구 인생을 돌아보며 그동안 받은 팬들의 사랑과 환호에 감사한 마음을 전달했다.

글로는 모두 담지 못했지만 문구 하나하나에 현역 은퇴를 아쉬워하는 박찬호의 마음이 느껴졌다.

박찬호는 30일 오전 11시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현역 은퇴를 공식 발표한다.

다음은 박찬호가 홈페이지에 남긴 은퇴 심경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7년 전 오늘은 제가 결혼을 하며 인생에 있어서 큰 축복을 받았던 날이었습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같은날 오늘, 저는 인생의 새로운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11월 29일..

날짜가 주는 의미가 마음을 좀 무겁게 하네요.

은퇴...

은퇴를 결정하려는 마음속에는 너무 많은 기억들이 발목을 잡곤 했습니다.

특히 지난 시즌을 함께했던 후배들과의 시간과 그들의 마음들.

젊은 시절 겁 없이 마운드에 오르던 그 나날들.

시간이 흘러 부상과 슬럼프 속에 하루하루 힘들던 날조차도.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 프로에서만 19년의 세월을 보냈네요.

저는 참 운이 좋은 녀석입니다.

시골에서 태어나 너무 큰 행운을 얻고 우연히 마주치게 된 야구..

그리고 야구를 했던 시간들.

초등학교 시절부터면 정말 오랜 시간이었는데..

지금 제 기억에서는 짧게 느껴지네요.

그동안 야구를 하면서 이런저런 말들을 많이 들었는데.

제 이름 앞에 노장, 베테랑 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때에도 크게 동하지 않았던 제 마음이

은퇴라는 단어 앞에서는 울컥해지기도 하고 울렁울렁하네요.

왠지 은퇴라는 끝을 말하기 보다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지금 서울의 밤은 깊어 가는데 수많았던 경기들,

많은 환호를 보내주었던 교민 여러분,

저보다 더 몰입해서 경기를 지켜봐주신 팬들.

경기장 안에서나 밖에서 겪었던 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네요.

경기가 끝난 후 저를 응원해주신 분들의 이야기를 듣거나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들을 보고 있자면

나는 참 행복한 녀석이구나.

그런 생각들과 함께 너무 고마운 사람들이 많구나 하는 마음 따듯해짐을 느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참 많네요.

지금 머릿속의 많은 생각들을 다 적기도 힘들 만큼

그런 생각들 속에서 역시 가장 많이 떠오르는 것은 팬들입니다.

 

한때 거만하기도 했었고,

젊은 시절에 고마운 줄 모르고 당연하듯 지나간 일들도 많았지만.

이렇게 나이가 들어가면서 마음속에 느껴지는 감정이란 참...

저의 곁을 지켜주신 모든 분들.

그리고 한 시즌만 더 제 투구를 간절히 보고싶어하셨던 많은 분들.

정말 미안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여러분들의 마음과 영혼들을 사랑합니다.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매경닷컴 MK스포츠 최종욱 기자] [choigoda@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