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 감독은 실망시키지 않는다 ‘호빗: 뜻밖의 여정’
잭슨 감독은 실망시키지 않는다 ‘호빗: 뜻밖의 여정’
스타투데이 2012.12.11
험난한 모험. 무시무시한 적이 나타나고 어떠한 황당한 일들이 벌어질지 몰랐다. 피터 잭슨 감독이 연출한 판타지 '반지의 제왕'의 프로도(일라이저 우드)는 관객을 환상의 세계로 특별 인도했다. '인디애나 존스'보다 비현실적이지만 흥미로웠고, '해리포터'보다는 더 성인의 감성을 자극한 영화였다.
골룸이 잃어버린 절대 반지와 그 반지를 갖게 된 호빗족 빌보 배긴스(이안 홈)의 양자 프로도의 이야기가 '반지의 제왕'을 아우르는 축이었다. '반지의 제왕-반지 원정대'(2002), '반지의 제왕2-두개의 탑'(2002), '반지의 제왕3-왕의 귀환'(2003) 등 3부작 판타지는 악과 어둠의 제왕인 사우론에게 절대 반지를 뺏기지 않기 위한 프로도 일행의 여정이 관객을 몰입시켰다.
잭슨 감독의 신작 '호빗: 뜻밖의 여정'은 그보다 60년 전의 일을 다룬다. J.R.R 돌킨이 집필한 작품으로 '반지의 제왕'의 프리퀄에 해당한다. 잭슨 감독은 다시 한 번 작심하고 관객을 새로운 판타지 세계로 초대한다.
사나운 용 '스마우그'에게 빼앗긴 난쟁이 족의 왕국을 되찾기 위해 호빗족 청년 빌보 배긴스(마틴 프리먼)와 마법사 간달프(이안 맥켈런), 13명의 난쟁이들이 길을 떠난다는 이야기가 중심이다. 이들의 여정은 '반지의 제왕' 1편과 겹친다. 빌보의 111번째 생일날 '반지 원정대'가 모험을 시작한 것과 마찬가지로, 배긴스도 자신의 생일날 여정을 떠나게 된다.
'반지의 제왕'을 통해 익숙한 간달프, 엘론드(휴고 위빙), 프로도, 갈라드리엘(케이트 블란쳇) 등도 얼굴을 비춰 전작의 팬들을 환호케 만든다. 하지만 새롭게 '잭슨호'에 합류한 청년 배긴스와 난장이족 왕자인 소린(리처드 아미티지)이 중심이라 새로운 '맛'이다. 이들을 비롯해 유머에 힘을 실은 개성 넘치는 난쟁이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데 '반지 원정대'와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모험을 떠나기 전 지루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오크'와 '고블린', '트롤', '와르그' 등 다양한 적들과 만나 싸우면서 박진감 넘치게 변한다.
또 주목할 점은 배긴스가 반지를 얻게 된 과정이다. '호빗: 뜻밖의 여정'에서 골룸은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수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하지만 유독 돋보일 수밖에 없다. 지하 동굴에서 배긴스와 수수께끼 게임에서 이기려고 안간힘을 쓰는 골룸. 이중인격의 골룸은 귀엽기도 하지만 사나운 모습을 동시에 보여준다. 수많은 우리나라 TV 프로그램에서 골룸을 패러디했는데 다시 한 번 골룸 신드롬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초당 48프레임을 사용한 하이 프레임 레이트(HFR)기법으로 촬영된 점도 눈에 띈다. 간단히 말하면 초당 이미지가 24번에서 48번으로 증가, 그만큼 사실감을 준다는 것. 또 3D 화면과 함께, 기존 돌비 시스템보다 한층 진보된 음향시스템인 돌비 애트모스가 자연스럽고 현실감 넘치는 사운드를 제공한다. 뉴질랜드의 광활한 대자연에서의 이야기들이 보다 더 현실감 있게 펼쳐진다.
새로운 판타지의 시작을 예고하는 작품이다. 3시간 가까이 되는 러닝타임이 견디기 힘들지 모르지만 풍부한 이야기에 놀라기에 충분하다. 어서 빨리 2편이 개봉하길 기다리고 있는 팬들도 꽤 많을 것이다. HFR 아이맥스 3D를 비롯해 HFR 3D, 일반 3D, 2D 버전으로도 개봉된다. 169분. 12세 이상 관람가. 13일 개봉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jeigun@mk.co.kr]
'호빗' 3부작은 '반지의 제왕' 3부작을 잇는 피터 잭슨의 새 프로젝트다. '반지의 제왕-반지 원정대'(2002), '반지의 제왕2-두개의 탑'(2002), '반지의 제왕3-왕의 귀환'(2003)'로 판타지 서사시의 새 역사를 썼던 피터 잭슨 감독이 무려 12년만에 다시 메가폰을 잡았다. (개봉 시점과 시간 차가 나는 것은 당시에도 피터 잭슨 감독이 4년간 영화를 제작해 순차 개봉했기 때문이다.)
'반지의 제왕-반지 원정대'의 프로도 일라이자 우드(사진 왼쪽)와 '호빗:뜻밖의 여정' 아시아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일라이자 우드 <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 > |
◆ 프로도-일라이저 우드..19살 꽃청년이 30대로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영화속 캐릭터도 변화를 거듭했다. 절대반지를 파괴하러 떠난 용기있는 호빗 청년으로 '반지의 제왕'을 이끌었던 프로도에서도 그 세월이 느껴진다. '호빗'에서는 시작과 동시에 잠깐 등장해 '반지의 제왕' 팬들을 반갑게 한다.
'반지의 제왕'을 처음 촬영할 당시 배우 일라이저 우드의 나이는 불과 19세. 이제 그도 30대가 됐다. '반지의 제왕' 시절 풋풋한 10대의 느낌은 사라지고 이제는 30대 '아저씨'의 느낌마저 풍길 정도. 당시의 스틸컷과 최근 '호빗' 아시아 프로모션 당시의 사진을 비교하면 변화가 확연하다. '호빗' 시리즈까지 함께할 줄 몰랐다는 그는 "꿈만 같았다"는 말로 정든 스태프와의 만남을 추억했다.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의 간달프 이안 멜켈런(사진 왼쪽)과 '호빗:뜻밖의 여정'의 간달프 이안 맥켈런 <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 > |
간달프 이안 맥켈런은 변함없는 모습으로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 이어 '호빗' 시리즈까지 원정대를 이끈다. 1939년생 73세인 그는 우아한 백발과 여전한 매력을 과시하며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 당시 회색 마법사에서 백색 마법사로 격상되며 빛나는 자태를 과시했으나, '호빗'은 그 전 이야기를 담다 보니 아직은 누추한 회색 로브 신세.
그러나 이안 맥켈런이 60대 초반 촬영한 '반지의 제왕' 속 모습에 비해 현재의 모습이 담긴 '호빗' 속 모습을 두고 '60년 젊은' 상태라 우기기엔 다소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 주름이 조금 늘어나고 조금 더 깊이 패였다. 세월의 흔적은 간달프도 피해 갈 수 없었던 모양이다. 참고로 '호빗' 속 간달프의 나이는 무려 6000살이라는 설정이니 감안하시길.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의 골룸(사진 왼쪽)과 '호빗:뜻밖의 여정'의 골룸 <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 > |
거슬러 올라간 60년이 가장 확연한 캐릭터는 다름아닌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마스코트나 다름없는 골룸(앤디 서키스)이다. 절대반지에 대한 절대적 애정으로 똘똘 뭉친 기괴한 생명체는 '호빗:뜻밖의 여정'에도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문제의 절대반지가 어떻게 호빗 빌보의 손에 들어갔는지가 생생하게 그려진다.
진일보한 CG의 힘을 입은 '호빗' 속 골룸은 한층 투명하고 탱탱해진 피부로 젊음을 과시한다. 덕분에 '반지의 제왕'에 이어진 골룸의 '다중이' 원맨쇼도 더욱 색다른 감흥을 안긴다. 파란색 눈을 클로즈업한 장면에서는 젊은 골룸의 생기마저 느껴질 정도다.
'반지의 제왕-반지 원정대' 촬영 당시의 피터 잭슨 감독(사진 왼쪽)과 '호빗:뜻밖의 여정' 촬영 당시의 피터 잭슨 감독 <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 > |
그러나 반전은 따로 있었다. '반지의 제왕'으로부터 '호빗'에 도착하기까지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를 겪은 이는 바로 감독인 피터 잭슨!
'반지의 제왕-반지 원정대' 당시 피터 잭슨 감독의 모습을 보자. 패션감각이라고는 도무지 찾아볼 수 없는 반바지에 티셔츠, 잠자리 안경에 덥수룩한 수염, 곱슬머리 차림으로 현장을 누비는 그는 패션 테러리스트가 다름없다. 그러나 '호빗:뜻밖의 여정' 현장사진에서는 배우보다 더 말끔해진 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다이어트와 스타일 변화에 모두 성공한 그의 모습에서는 더이상 변방의 괴짜감독이 아닌 할리우드 거물의 아우라가 물씬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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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록 기자
스타뉴스 안이슬 기자 2012.12.11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안이슬 기자]
용감한 호빗의 또 다른 여정 '호빗: 뜻밖의 여정'이 곧 한국 관객들 찾는다.
'반지의 제왕'의 프로도(일라이저 우드)가 머나먼 원장을 떠나기 60년 전, 프로도의 삼촌인 빌보 배긴스(마틴 프리먼)가 겪은 모험담을 담은 영화 '호빗'. 뿌리가 같기 때문일까. 영화 '호빗'을 보고 있으면 '반지의 제왕'에서 익히 보았던 모습들이 눈에 띈다.
역시 피는 물보다 진하다. 소심한 두 호빗이 중간세계를 구하는 영웅이 될 줄 누가 알았을까. 프로도 보다 60년이나 먼저 간달프와 모험을 떠났던 빌보는 많은 부분에서 '반지의 제왕'의 프로도와 닮아 있다. 아니, 영화 속 시간으로 보자면 프로도가 빌보를 닮았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샤이어에서 농사를 짓고, 마을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는 나날에 만족하고 있던 빌보는 우연히 간달프(이안 맥켈런)의 눈에 들어와 함께 모험을 떠나게 된다. 엉겁결에 원정에 오르게 된 빌보는 특별한 재주도, 전투능력도 없어 원정대원들에게 짐처럼 취급된다. 평화로운 호빗마을에서 위기의식 없이 살던 중 갑작스럽게 반지 운반을 담당하게 된 프로도와도 비슷한 과정이다.
물론 겁도 많고 소심한 빌보는 시종일관 진지모드를 유지하던 프로도에 비해 한층 가볍고 유쾌하다.
반지 원정대를 이끌던 아라곤(비고 모텐슨)의 카리스마에 여러 여심이 흔들렸다. 아라곤은 왕족 특유의 카리스마와 냉철함으로 반지 원정대를 훌륭하게 이끈 최고의 리더였다.
마지막 난쟁이의 땅 에레보르를 되찾기 위한 원정을 이끄는 새로운 리더는 참나무 방패 소린(리차드 아미티지)이다. 어느 전투에서나 가장 먼저 나서고 자신보다 몇 갑절은 강한 상대에게도 겁 없이 맞서는 용맹함이 아라곤과 견줄 만하다. 남성미 넘치는 외모와 위기에 몰린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칠 준비가 된 존경받는 리더 소린, '반지의 제왕'의 아라곤과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반지의 제왕'에 명궁 레골라스(올랜도 블룸)가 있다면 '호빗'에는 킬리(에이단 터너)가 있다. 적진에서 검을 휘두르던 동료들이 위기에 빠질 때면 어김없이 재빠르고 정확하게 활을 겨눴던 레골라스. 킬리 또한 이에 버금가는 정확도를 자랑한다.
'반지의 제왕'의 대표 꽃미남이었던 레골라스처럼 칼리도 훈훈한 외모로 눈을 즐겁게 한다. 물론 엘프와 드워프의 종족적 특성은 무시할 수 없지만 말이다.
◆ 사우론의 눈 vs 스마우그의 눈
'반지의 제왕'의 절대 악 사우론은 '눈'의 형태로 표현된다. 형체가 없는 사우론을 '눈'으로 그렸던 피터 잭슨 감독은 '호빗'에서도 '눈'의 이미지를 사용했다.
'호빗' 첫 편에서는 정체를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용 스마우그. 그가 거대한 눈을 뜨는 순간 그 눈동자는 마치 사우론의 눈처럼 주황색으로 빛난다. 화면에 가득 찬 스마우그의 눈은 형체도 없이 원정대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사우론의 눈처럼 앞으로 다가올 위험을 충분히 나타낸다.
drunken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