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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 옵션, 왜 그토록 중요한가

leekejh 2012. 12. 14. 13:15

 

              류현진 화나게 한 마이너 옵션, 왜 그토록 중요한가

 

                                                                                                        OSEN |  2012. 12. 14

 

 

" 마이너 계약을 뺀 것이 가장 중요했다".

'괴물' 류현진(25)의 LA 다저스 입단 계약은 많은 화제를 낳았다.

한국프로야구 출신 최초의 빅리그 직행 사례가 된 류현진은

6년간 최대 4200만 달러에 계약했으며

5시즌 이내로 750이닝 이상 던졌을 경우 잔여 연봉을 포기하고 FA가 될 수 있는 옵트아웃 권리도 넣었다.

여기에 이닝에 따른 사이닝보너스 최대 600만 달러와

사이영상 투표 순위에 따른 추가 보너스 등도 포함됐다.

 

 

하지만 류현진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조항은 바로 마이너리그 계약을 뺀 것이었다.

지난 13일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 일정을 마치고 금의환향한 류현진은

" 20초 정도 남겨두고 계약했다.

  5분을 남긴 상황에서도 마이너리그 옵션 때문에 화가 나 한국으로 돌아오려 했다." 며

" 1분 전 다저스에서 마이너 조항을 빼서 계약했다.

  그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고 밝혔다.

 

1분 전까지 완강히 버틴 끝에 삭제한 마이너 옵션.

단순히 선수의 동의없이 마이너리그로 갈 수 없다는 조항이 전부가 아니다.

메이저리그의 마이너 옵션은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를 구단에서 강제로 마이너에 내려보낼 수 있는 조항으로

3년간 최대 3회 사용이 가능하다.

 

25인 로스터에 들기 어려운 신진급 선수들이 주요 대상인데

옵션을 사용하지 않거나 초과했을 경우 웨이버 공시해야 한다.

다른 팀에서 클레임을 건다면 선수를 빼앗긴다.

마이너 선수들은 5년간 서비스타임을 뛰어야 거부권을 얻는다.

하지만 류현진은 마이너 계약을 뺏고 마이너 옵션도 없다.

만약 다저스에서 류현진과 마이너리그행에 합의를 하더라도

마이너 옵션이 없기 때문에 웨이버 공시가 된다.

다른 팀에서 류현진에게 클레임을 건다면, 그는 그 팀으로 소속이 바뀐다.

순수 메이저리그 계약이기 때문에 구단이 마이너 옵션을 쓸 수 없다.

메이저리그 베테랑의 대우.

적어도 계약 초기 다저스는 웬만해선 류현진을 마이너리그로 보낼 수 없을 것이다.

이는 2006년 겨울 나란히 포스팅·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일본인 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와 이가와 게이의 극명한 희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두 선수 모두 40인 로스터를 보장 받는 계약이라는 점은 같았지만

마쓰자카에게는 마이너 옵션이 없었고,

이가와에게는 마이너 옵션이 있었다.

큰 차이였다.

마쓰자카는 부상으로 빠진 기간을 제외하면 보스턴에서 꾸준히 기회를 받았다.

6년간 메이저리그 117경기에 나왔고 그 중 116경기가 선발등판.

마쓰자카가 기대에 못 미쳤지만 보스턴은 울며 겨자먹기로 그를 계속 기용했다.

 

반면 첫 해 2승3패 평균자책점 6.25로 적응 실패한 이가와는

2008년 2경기 1패 평균자책점 13.50으로 극도의 부진을 보인 후

2009~2011년 3년간 아예 마이너에서 전전했다.

3년 마이너 옵션을 모두 사용했을 경우에는

그 이후 메이저리그에 올린 이상 25인 로스터에 포함해야 하고 이도 아니면 웨이버로 내보내야 한다.

양키스는 이가와에 대한 확신이 없었고 기회를 못 줬다.

2년간 16경기, 13선등판이 기회의 전부였다.

하지만 류현진은 마이너 옵션을 제외함으로써 보장 안정된 입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선발진이 풍부한 다저스는

당장 월드시리즈 우승을 간절히 바라고 있으며 공격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만에 하나 류현진이 기대에 못 미친다면

이가와를 일찌감치 포기한 양키스처럼 언제든 그 기대를 접을 수 있는 팀이었다.

 

그러나 마이너 옵션이 없기 때문에 류현진은 마이너 강등 부담없이 꾸준히 기회를 받을 전망.

협상의 진정한 승자는 다저스도, 스캇 보라스도 아닌

마지막 1분 전까지 마이너 계약 제외를 조건으로 완강히 버틴 류현진이었다.

[OSEN=이상학 기자] waw@osen.co.kr

< 사진 > 인천공항=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