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 포 츠/MLB (메이저리그)

한국 야구와 MLB의 스프링캠프 차이

leekejh 2013. 2. 19. 15:37

 

     [문상열의 백스톱]

              한국 야구와 MLB의 스프링캠프 차이

  오랜 훈련시간 갖는 한국과 달리 메이저리그는 팀훈련 4시간 넘을 수 없어

 

                                                                               마니아리포트 | 문상열 2013. 02. 19

 

 

 

메이저리그의 스프링 캠프가 한창이다. 원래 미국 용어로는 '스프링 트레이닝'이다. 일본인들이 캠프라고 해서 국내에서도 스프링 캠프라고 사용한 듯하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스프링 트레이닝에 합류하면서 팬들도 메이저리그 뉴스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기자는 메이저리그 스프링 트레이닝을 오랜시간 취재했다. 1997년 박찬호의 첫 취재를 비롯해 특파원으로 4년, 김용달 현 기아 타격코치와 2년, 그리고 올해를 포함해 총 8차례 스프링 트레이닝 현장을 지켜봤다. 메이저리그 스프링 트레이닝은 국내와는 훈련방식과 스타일이 완전 다르다. 메이저리그는 경기 위주이고, 국내 프로야구는 훈련 위주다. 메이저리그는 투,포수가 야수보다 약 4,5일 앞서 트레이닝에 합류하고 10일 정도 지나면 본격적으로 시범경기에 들어간다.

 

 

 

국내 프로야구의 스프링 트레이닝은 통상적으로 나흘 훈련하고 하루를 쉰다. 메이저리그는 쉬는 날이 3월 시범경기 기간 이동 때 휴식일을 겸한다. 국내는 워낙 훈련시간이 길기 때문에 선수단 코치들이 지쳐서 쉬지 않으면 1개월 이상의 트레이닝 기간을 버티기가 힘들다. 사실 하루 종일 훈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 젊은 지도자들이 훈련량과 시간을 줄이려고 노력하지만 뜻대로 안된다. 성적이 나쁘면 다시 '지옥훈련'의 반복이 국내 실정이다. 이번에 캠프를 방문하면서 넥센 히어로스 염경엽 감독 및 코치들과 훈련방식에 대해서 많은 대화를 나눴다. 아직은 국내 프로야구가 아마추어식의 훈련 행태를 할 수 밖에 없는 과도기라는 지적이 우세했다. 물론 야구를 모르는 사장들에게는 계량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오랜 시간의 훈련 뿐이다.

메이저리그는 다저스 류현진이 수차례 말했듯이 훈련량이 짧다. 개인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 오전 9시에 구장에 나가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뒤 낮 12시 30분이면 모든 팀 훈련은 끝난다. 미국은 프로뿐 아니라 아마추어(대학, 고등학교)도 공식적으로 4시간 이상의 팀훈련을 금지하고 있다. 이것 역시 선수들의 인권보호다. 개인훈련은 10시간을 하든 8시간을 하든 아무런 문제가 없다. 따라서 메이저리그 스프링 트레이닝에 합류한 선수들은 투포수의 경우 10일, 야수는 6일 정도 팀훈련을 거친 뒤 곧바로 시범경기에 돌입한다. 게임 때는 정규시즌처럼 경기 시작 2시간 전에 평소와 같은 반복훈련을 한다. 시범경기에는 정규시즌과는 달리 투수의 경우 1루 커버, 번트 대비, 견제 등 기본기 훈련에 치중한다. 정규시즌에는 특별한 사항이 없는 한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하는 훈련은 거의 없다. 타격과 번트훈련 위주다.

다저스는 40경기의 시범경기를 거친 뒤 4월 2일(한국시간) 라이벌인 디펜딩 챔피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개막 3연전을 벌인다. 40경기 가운데 '스플릿 스쿼드(SS)게임'이라고 해서 두 팀이 상대를 달리해 경기를 벌이는 게 6차례나 포함돼 있다. 그렇다면 왜 경기수도 많은데 SS 경기를 펼칠까. 바로 선발투수들의 로테이션을 맞추려고 하기 때문이다. 사실 시범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5인 선발 로테이션의 일정과 컨디션 조절이다. 다저스는 8명 가운데 5명을 선택해야 한다.

40명 메이저리그 엔트리로도 부족해 '넌 로스터 인바이티'라는 초청선수를 포함시키는 것도 선발 투수의 로테이션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들도 로테이션을 돌아야 5명 선발들이 시범경기에서 투구수와 이닝수를 늘려 정규 시즌에 맞출 수 있다. 이게 안되면 마이너리그와의 청백전을 통해서 일정을 맞추는 게 메이저리그 방식이다. 초청선수 가운데는 25명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돼 빅리그로 승격하는 선수들도 꽤 있다. 2008년 박찬호가 LA 다저스로 복귀할 때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초청선수에서 빅리그로 승격한 케이스다. 메이저리그 스프링트레이닝 가이드북에는 초청선수 명단이 게재돼 있는데 300여명이 넘는다. 국내 프로야구 스카우트들에게는 이들이 빅리그에 진입하지 못할 경우 스카우드 대상이 된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에게 '가장 바꾸고 싶은 게 무엇이냐'는 여론조사를 하면 "스프링 트레이닝 기간을 줄였으면 좋겠다'는 대답이 최우선으로 나온다. 그만큼 스프링 트레이닝은 길고 선수들에게는 지루한 시간이다. 하지만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뿌린 씨앗이 한 시즌 수확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 기간을 소홀히 할 수가 없다. 류현진에게도 앞으로 진행되는 시범경기가 선발 진입에 매우 중요한 열쇠가 된다.

 

<로스앤젤레스에서>  [마니아리포트 문상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