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 포 츠/한국 프로야구

'7전8기' NC 창단 첫승

leekejh 2013. 4. 12. 09:39

역사는 밤에 이뤄졌다, NC 창단 첫 승

개막 8번째 경기서 LG에 이겨
삭발한 한화는 삼성에 져 10연패

중앙일보 | 서지영 | 입력 2013.04.12

 

 

NC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에서 창단 첫 승을 거뒀다. NC 김경문 감독(왼쪽)과 박승호 코치가 경기가 끝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호형 기자]

프로야구 제9구단 NC 다이노스가 창단 첫 승을 거뒀다. 시즌 개막 후 7연패를 당하고, 2011년 3월 31일 창단 승인 후 743일 만에 거둔 값진 1승이었다. 두산 사령탑 시절 512승을 거둔 김경문(55) NC 감독은 "1승의 소중함을 절감했다"며 긴 한숨을 토해냈다.

 NC는 11일 잠실에서 열린 LG와의 원정경기에서 4-1로 이겼다. 지난 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롯데와 정규시즌 첫 경기를 치른 후 열흘 만에 거둔 첫 승리였다. NC는 공동 꼴찌였던 한화를 밀어내고 '단독 8위'에 올랐다.

 막내 팀 NC엔 가혹한 열흘이었다. 1986년 창단한 빙그레는 3연패 뒤 첫 승리를 맛봤고, 쌍방울은 91년 개막전에서 이겼다. 연패가 길어지자 김경문 감독도 "1승이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고 고백했다.

 NC 팬들의 기대는 더 간절했다. 잠실구장을 찾은 창원 출신 신한연(31·회사원)씨는 "고향 팀 NC를 열심히 응원했다. 연패가 계속되면서 마음이 아팠다. 지금까지 TV로 보다가 오늘 경기장을 찾았는데 첫 승을 보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창원에서 군 복무를 했다는 박준태(21)씨는 "NC가 지난해 퓨처스(2군)리그 경기를 치를 때부터 팬이었다. 어렵게 연패를 끊었으니 앞으로 연승을 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외국인 선수가 아닌 이재학(23)이 해냈다. 2010년 두산에서 데뷔한 사이드암 이재학은 2011년 2차 드래프트로 NC에 입단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다승(15승)과 평균자책점(1.55)·탈삼진(100개) 1위에 오른 덕분에 NC의 4선발로 자리 잡았다.

 이재학은 6이닝 동안 7피안타·3탈삼진을 기록하며 팀의 첫 승이자 자신의 첫 선발승을 기록했다. 2-0으로 앞선 3회 1사에서 양영동과 조윤준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장면은 이날의 백미였다.

 침묵했던 방망이도 신나게 돌아갔다. NC는 이날 장단 12안타를 몰아쳤다. 1회 LG 신정락을 상대로 2점을 선취하자 고질병이었던 수비 실책도 나오지 않았다. LG의 추격에도 흔들리지 않고 씩씩하게 치고 달려 첫 승을 이뤄냈다. NC의 젊은 선수들은 김경문 감독이 추구하는 패기 있는 야구를 보였다.

 NC와 달리 한화는 이날도 시즌 첫 승에 실패했다. 한화 선수단은 대구 삼성전에 앞서 주장 김태균의 주도로 삭발을 했다. 9연패 중인 팀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서 선수들이 자진해서 머리카락을 밀었다. 한화는 1회 초 김태균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지만, 곧바로 1회 말 이승엽에게 동점타를 얻어맞았다. 후반으로 갈수록 힘이 달려 15안타를 맞고 3-9로 졌다. 개막 10연패에 빠진 한화는 개막전 이후 역대 최다 연패 기록(2003년 롯데 12연패)에 한 걸음 다가섰다. 5승2패를 기록한 삼성은 롯데와 함께 공동 선두에 올라섰다.

 광주에서는 두산이 7이닝 1피안타·무실점 호투를 펼친 선발 니퍼트와 4타수 3안타·4타점을 폭발한 최준석에 힘입어 KIA를 9-0로 완파했다. KIA는 3위로 내려갔다. 인천에서는 넥센이 SK를 4-3으로 이겼다.

글=서지영 기자 < saltdolljoongang.co.kr >

사진=이호형 기자

서지영.이호형 기자

 

 

 

 

'7전8기' NC 창단 첫승, 현장을 가보니...

스포츠조선 | 정현석 | 입력 2013.04.12

 

 

"1승, 이렇게 소중한지 몰랐다."

11일 잠실구장 3루측 덕아웃. LG를 4대1로 꺾고 창단 후 첫 승을 거둔 NC 김경문 감독의 말이다. 추운 날씨에도 김경문 감독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다. "선수, 코치, 팬들이 모두 힘들었을 것이다. 정말 여기가 뭉클하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선수들도 환호했다. 특히 젊은 선수들의 목소리가 컸다. "우리 첫승했다"는 환호가 들렸다. 백전 노장들은 비교적 담담했다. "옷 빨리 줘. 너무 추워"라며 돌아서는 순간 '축하한다'고 하자 "지금 첫 승 축하를 받는거죠"라며 쑥스러운듯 웃었다.





1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NC와 LG의 경기가 열렸다. 4대1로 승리하며 창단 첫승을 기록한 NC 김경문 감독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4.11.





1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NC와 LG의 경기가 열렸다. 4대1로 승리하며 창단 첫승을 기록한 NC 김경문 감독이 코칭스텝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4.11.

천신만고 끝에 얻은 소중한 승리. 그야말로 7전8기였다. 막내구단 NC의 창단 첫 승. 결코 쉽지 않았다.

'깜짝 이변'의 기대를 품고 형님들의 리그에 기세좋게 합류했지만 현실의 벽은 간단치 않았다. 지역 라이벌 롯데와의 개막전 3연패. 상처가 컸다. 삼성전 2패를 더해 5연패 후 잠실서 LG를 만났다. 갈수록 힘들어졌다. 첫승리에 대한 부담이 게임을 치를 수록 눈덩이처럼 커졌다. 경험 없는 젊은 선수들의 마음은 한없이 위축됐다. 날씨마저 NC편이 아니었다. 주중 내내 4월답지 않은 매서운 꽃샘 추위가 잠실을 덮쳤다. 가뜩이나 부담감에 얼어붙어 경직된 근육. 넓은 잠실 그라운드의 생소함이 겹쳐 실수를 연발하며 7연패.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 초반 연패의 악순환이 가동됐다.

가장 큰 마음고생은 역시 감독 몫이었다. 3연전 첫날인 9일 LG전에 터져나온 어이 없는 미스 플레이에도 단 한마디 질책도 할 수 없었다. 김경문 감독은 "날씨도 춥고 그라운드도 생소했겠지만 프로는 변명이 없는 법이다.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며 굳은 표정을 지었다. 10일 5대7로 패한 뒤에는 코멘트가 달라졌다. 김 감독은 "우리팀의 좋은 점을 보았다. 분위기를 타면 연승도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개막 7연패 사령탑의 이례적인 말이었다. 경험 많은 명장 김 감독. 침체된 선수단을 위한 격려였을까. 아니면 실제 변화의 조짐을 포착한 것이었을까. 둘 다였다. "투수들의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었다. 타선도 따라붙는 등 좋아지고 있었다. 상대 로테이션과 잘 맞아 떨어지면 연승도 가능할 거라고 봤다."

실제 이날 NC는 달랐다. 1회부터 LG를 매섭게 몰아세웠다. 톱타자 김종호의 사구와 차화준의 안타로 무사 1,2루서 바로 조영훈의 적시타가 터졌다. 이호준의 3루 앞 땅볼 타구가 베이스를 맞고 굴절되면서 추가 적시타로 돌변했다. 2-0. 하지만 이어진 무사 만루 찬스가 주루미스로 무산되며 NC는 오히려 경기 내내 쫓겨야 했다. 묘하게 불안했던 초반 흐름을 선발 이재학이 잠재웠다. 6이닝 동안 과감한 몸쪽 승부와 체인지업을 앞세워 씩씩하게 던졌다. 7피안타 무실점으로 눈부신 호투. 7회 무사 1루, 좌타 라인을 맞아 마운드를 이어받은 좌완 문현정이 1⅔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살얼음판 리드를 지켰다. NC는 2-0이던 8회 차화준 조영훈의 연속안타로 만든 1사 2,3루에서 상대 유격수의 야수선택과 조평호의 내야안타로 쐐기 2점을 보탰다.

올시즌 첫 등판한 이재학은 자신의 프로 첫 선발승을 NC 역사에 길이 남을 창단 첫 승으로 바쳤다. 이재학은 "연패 중임을 의식하지 않으려고 던졌다. 마운드에 올라가니 추운줄도 몰랐다. 프로 데뷔 첫승(2010년 6월 15일 LG전 구원승)도 LG전이었는데 선발승도 LG를 상대로 올렸다. NC 창단 첫승을 내 손으로 해내 너무 기쁘다. 오늘 날씨가 컴컴했는데 운동장에 도착하니 햇살이 비쳐 기분이 왠지 좋더라"며 환하게 웃었다.

유독 춥게 느껴졌던 시즌 초 신고식. 오랫동안 기다렸던 햇살이 NC 선수단을 비치기 시작한 날이었다.

잠실=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무에서 유’ 김경문, “1승 정말 어렵네”

OSEN | 입력 2013.04.12

 

 

[OSEN=박현철 기자] 감독으로서 513승 째. 그러나 신생팀 감독으로 얻은 승리는 처음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과정인 만큼 감독은 천신만고 끝 얻은 1승을 더욱 귀중하게 여겼다.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의 '어려웠던 1승'은 의미가 컸다.

NC는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와 경기에서 4-1로 승리, 8경기 만에 첫 승을 올렸다. 선발 투수 이재학은 6이닝 무실점으로 NC 프랜차이즈 첫 선발승의 주인공이 됐다. 이재학은 140km를 상회하는 직구와 낙폭이 큰 체인지업, 예리한 슬라이더를 앞세워 LG 타선을 봉쇄했다.

타선에선 조영훈-차화준-김태군이 멀티히트로 활약했다. 무엇보다 수비진이 실책 없이 집중력을 발휘하여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시즌 전적은 1승 7패(11일 현재). 시범경기에서 새내기 답지 않은 뒷심으로 돌풍을 예고했던 NC는 앞선 7경기 동안 1군 무대의 쓴맛을 느낀 뒤 고진감래 경기를 펼쳤다.

경기 후 김 감독은 "1승의 귀중함을 느꼈다. 선수들이 모두 집중해서 좋은 수비를 보였고 벤치도 집중해서 좋은 분위기였다"라며 "그동안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지 못했는데 믿고 기다려준 팬들에게 감사하다. 앞으로 좋은 경기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두산 부임 초중기 약체 평가를 뒤집으며 지도력을 발휘했던 김 감독에게도 신생팀 수장으로서 얻은 1승은 뜻깊었다.

그도 그럴 것이 두산은 1982년 프로야구 출범과 함께 창단된 팀(전신 OB)이었다. 김 감독의 입봉 연도는 2004년. 선수단 세대교체 및 스타 플레이어의 이적으로 선수층이 얇아지기는 했으나 22년 간 구축된 팀 컬러가 있던 기존 팀이었다. 이전부터 난관을 겪고 경험을 쌓은 팀이었던 데다 김 감독은 그 팀의 창단 멤버였다.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 지 매뉴얼이 있던 팀이다.

그러나 NC는 다르다. 프리에이전트(FA)로 이호준이현곤이 가세했고 8개 구단 특별지명 등으로 경험을 갖춘 선수들이 가세하기는 했으나 과반수가 1군 무대를 사실상 처음 경험하거나 아예 밟아보지 못했던 신예들이다. 애교를 글로 배운다고 성공하는 것이 아니듯 글과 말로 '1군 풀타임 시즌은 이렇다'라는 것을 100% 알 수는 없다. 부딪히고 지는 경기도 펼치면서 팀의 색깔을 찾는 과정을 밟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시범경기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NC는 그 과정에서 1승을 얻기까지 7패의 수업료를 지불했다. 수비진의 실수가 잇달아 나오며 고개를 떨구기도 했고 퓨처스리그와는 다른 투수들의 수싸움과 제구력에 고전하며 물러나는 타자들도 수두룩했다. 초반부터 실점을 쌓고 경기를 만들지도 못한 채 7번의 시행착오를 겪은 NC다. 신생팀으로서 당연한 과정이지만 상위 7개 팀과의 격차가 벌어지며 초조했을 NC다.

그래도 연패 막판에는 추격전까지 벌이며 팀의 색깔을 찾기 시작한 NC는 첫 승의 값진 열매를 얻었다. SK와의 홈 3연전을 위해 창원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김 감독은 "1승 정말 어렵네"라며 다시 한 번 혀를 내둘렀다. 그래도 그만큼 선수단 전체가 느낀 것이 많다는 뜻도 담겼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힘들었으나 그들은 좌충우돌 끝 신생팀으로서 첫 발자국을 남겼다. 어렵게 승리의 고기 맛을 본 NC는 그 달콤한 맛을 얼마나 자주 볼 수 있을까.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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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프리즘] NC 역사적인 첫 승! 다른 신생팀과 비교해보니

 

스포츠서울 | 김광연 | 입력 2013.04.12

 

 

[스포츠서울닷컴ㅣ김광연 인턴기자] 'NC 감격 첫 승, 빙그레와 쌍방울은 언제?'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1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의 원정 경기에서 4-1로 승리하며 역사적인 프로 통산 첫 승을 따내는 감격을 맛봤다. 무려 8경기 만에 거둔 승리로 NC는 7연패 사슬을 끊으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로써 NC는 신생팀으로서는 가장 늦게 프로 첫 승을 거두게 됐다. 역대 신생팀인 빙그레 이글스(현 한화)와 쌍방울 레이더스는 비교적 빨리 첫 승을 올렸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11일 LG 트윈스를 꺾고 창단 첫 승리를 거두는 감격을 맛봤다. / 스포츠서울 DB

1985년 창단해 이듬해부터 1군 무대에 합류한 빙그레는 1986년 개막 2연전에서 MBC(현 LG)에 모두 1점 차로 패한데 이어 롯데와 원정경기에서도 7-8로 지며 초반 3연패를 당했다. 프로 무대의 쓴맛을 본 빙그레는 1986년 4월 5일 인천구장에서 열린 청보전에서 마침내 5-0으로 승리하며 프로 첫 승을 신고했다. 불과 4경기 만에 이룬 성과였다. 하지만 그 해 빙그레는 31승 1무 76패, 승률 2할9푼의 부진한 성적으로 꼴찌인 7위에 그치며 프로 무대의 매서움을 몸소 느꼈다.

1991년 프로 무대에 뛰어든 쌍방울은 1991년 4월 5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빙그레와 개막전에서부터 돌풍을 일으켰다. 당시 강호였던 빙그레를 11-0으로 대파하며 시선을 끌었다. 2차전에서 1-7로 졌지만 3차전에서 다시 7-5로 빙그레를 제압하며 창단 첫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장식했다. 하지만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얇은 선수층의 한계를 드러내며 52승 3무 71패 승률 4할2푼5리를 기록하며 8개 팀 중 7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들과 비교해 다소 늦은 첫 승을 거뒀지만, NC가 시즌 성적에서도 이들의 전철을 밟으리란 법은 없다. '선발 노름'이라고 말할 수 있는 야구에서 NC의 선발진은 리그에서 통할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용병 선발 트리오인 아담 윌크(26), 찰리 쉬렉(28), 에릭 해커(30)가 건재하고 첫 승리의 주인공 이재학(23)까지 든든하게 버티고 있다. 송신영(36)과 고창성(29)을 필두로 한 불펜진 역시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문제는 빈약한 타선과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수비력이다. 그간 타선이 살아나지 않으며 7연패를 당했다는 것을 NC는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허공만 가르던 방망이가 터지고 수비에서 집중력이 발휘된다면 '돌풍의 신생팀'으로 우뚝 설 수 있을 전망이다.

fun3503@med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