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톱타자 100득점이 높이 평가받는 이유
[크로스오버]
MLB 톱타자 100득점이 높이 평가받는 이유
뉴스엔 | 뉴스엔 | 2013. 09. 03
야구는 선수가 득점을 올리는 유일한 종목이다. 다른 종목은 볼이 그물(축구, 농구, 배구)을 가르면서 득점을 인정받는다. 하지만 야구는 선수가 홈플레이트를 밟아야 된다.
이른바 테이블세터로 불리우는 톱타자의 첫번째 요건은 출루, 그리고 득점이다. 출루가 높으면 당연히 득점이 많아진다. 그렇다면 톱타자의 최종 능력은 결국 득점이다. 출루가 높아도 득점이 낮으면 곤란한다. 높은 득점은 출루도 높아야 하지만 누상에서도 아웃을 당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톱타자 최고의 덕목이 득점인데 실제 득점이 높은 타순은 3번이다. 팀내에서 가장 타격이 정확하고 클러치능력이 있고 홈런을 30개 이상 치는 타자들이 득점부문에서 톱을 이룬다. 사실 야구에서 가장 확률높은 득점은 홈런이다. 신시내티 레즈 추신수는 지난 7월 다저스타디움을 방문했을 때 "올해 꼭 100득점을 올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오프시즌 프리에이전트가 될 때 몸값을 좌우하는 것은 출루율이 아니고 득점이다.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로부터 많은 얘기를 들었을 것이다. 보라스의 포장 여부에 따라 추신수의 몸값은 달라지게 돼 있다. 톱타자의 100득점은 중심타선의 100타점과 동급이다. FA를 앞두고 중심타자가 100타점을 작성했으면 몸값은 기본 1,500만 달러다. 추신수의 연봉도 상상하면 된다.
추신수는 9월3일(한국시간)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벌어진 지구라이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4연전 첫 판에서 상대 에이스 애덤 웨인라이트를 1회 좌전안타, 2회 시즌 19호 투런홈런으로 두들겨 5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을 올리며 팀의 7-2 승리를 이끌었다. 한 때 사이영상 경쟁 후보였던 웨인라이트는 2경기 연속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5승9패 방어율 3.14로 처졌다. 2득점 추가로 추신수는 시즌 93개로 100득점에 -7이다. 3일 오후 경기 현재 득점부문 메이저리그 전체 4위다. 1위는 카디널스의 톱타자 맷 카펜터로 103개를 기록하고 있다.
톱타자 100득점은 사실 매우 어려운 기록 가운데 하나다. 말이 쉬워서 100득점이지 지난해 메이저리그 정상급 타자 12명만이 100득점 이상을 작성했다. 지난 2011년에는 16명이었다. 이 가운데 테이블세터들은 아주 소수에 불과하다. 지난 시즌 득점부문 선두(129개)였던 LA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우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오스틴 잭슨(103), 필라델피아 필리스 지미 롤린스(102)등에 불과했다. 뉴욕 양키스 제릭 지터는 99개로 100득점 달성에 실패했다. 2011년에는 보스턴 레드삭스 자코비 엘스버리(119),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샌프란시스코에서 뛰었던 멜키 카브레라(102), 뉴욕 메츠, 호세 레이에스, 캔자스시티 로열스 알렉스 고든(101) 등이었다. 텍사스 레인저스 이언 킨슬러는 2번타자 테이블세터로 2년 연속 100득점뿐 아니라 4차례나 100개를 작성했다. 조시 해밀턴, 애드리언 밸트레로 이어진 텍사스의 중심타선이 그만큼 좋았음을 알려준 수치이기도 하다.
따라서 100득점은 톱타자보다 홈런을 많이 치는 3번타자, 클린터히터가 훨씬 유리하다는 게 기록으로 나타난다. 올해 메이저리그 득점부문 톱10은 테이블세터와 중심타순이 반반 섞여 있다. 1위는 카펜터, 2,3위는 아메리칸리그 MVP를 다투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미겔 카브레라, 볼티모어 오리올스 크리스 데이비스(이상 95개), 4위 추신수, 마이크 트라우트(이상 93개), 6위 볼티모어 애덤 존스(90), 7위 신시내티 조이 보토(89), 8위 디트로이트 오스틴 잭슨,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폴 골드슈미트(88), 10위 보스턴의 자코비 엘스버리(87) 순이다.
높은 출루의 득점은 클러치능력을 갖춘 중심타선과 비례한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추신수도 신시내티 이적은 행운이었다. 신시내티는 2번 브랜든 필립스, 조이 보토, 제이 브루스로 이어지는 상위 중심타순이 막강하다. 현재 99타점째를 마크하고 있는 필립스는 1977년 조 모건 이후 2루수 100타점 작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추신수에게 2013시즌은 생애 최고의 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통산 100-100 클럽(홈런-도루), 세번째 20-20클럽 달성도 초읽기에 들어갔고, 톱타자에게 '꿈의 100득점'도 시간문제다.
[뉴스엔=로스앤젤레스 문상열 기자]
[문상열의 크로스오버] 문상열 new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