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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괴한 논리’ 랜디 존슨, 이미 H.O.F. 만장일치 실패?

leekejh 2014. 1. 8. 22:23

 

           ‘해괴한 논리’ 랜디 존슨, 이미 H.O.F. 만장일치 실패?

 

                                                                                                         [동아닷컴] 
2014-01-08

 

 

 


금지약물 시대에 대한 부정으로 그렉 매덕스가 명예의 전당 만장일치 득표에 실패하며

아직 피선거권을 얻지도 않은 ‘빅 유닛’ 랜디 존슨이 덩달아 피해를 보게 됐다.

메이저리그 전문 웹진인 ‘Baseball Think Factory’는

8일(이하 한국시각)까지 공개된 명예의 전당 투표 내역을 발표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8일까지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된 것은 28.3%로 총 161표.

이 중 매덕스는 99.4%를 얻었다.

단 한 표가 이탈한 상황.

매덕스에게 표를 행사하지 않은 주인공은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 LA 다저스 담당으로 잘 알려진 켄 거닉.

거닉은 이날 MLB.com에서

마지막 기회의 잭 모리스에게만 투표하고 나머지 9명은 기권했다고 밝혔다.

이유는 약물 시대에 대한 부정.

거닉은

“ 약물 시대에 뛴 모든 선수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 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논리라면

거닉은 앞으로 십여 년 간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권리 행사를 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앞으로 십여 년 간은 금지약물 시대에 활약한 선수들이 명예의 전당 피선거권을 얻게 되기 때문.

2016년에 피선거권을 얻게 되는 박찬호 역시 마찬가지다.

문제는 존슨.

상황에 따라 만장일치까지 바라볼 수 있는 위대한 업적을 쌓은 존슨이지만

거닉의 한마디 덕분에 1년 전부터 만장일치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존슨은 매덕스와 마찬가지로 동일한 시기에 금지약물을 사용한 타자들과 싸워 위대한 성적을 올렸지만,

사실상 이를 만장일치로 인정받을 수는 없게 됐다.

또한 존슨과 함께 2015년에 피선거권을 얻게 되는 존 스몰츠, 페드로 마르티네스는

거닉의 표를 받을 수 없을 전망이다.

한편, 2014 명예의 전당 입회 투표는 지난달 마감됐으며,

결과는 9일 발표될 예정이다.

또한 명예의 전당 입회식은 오는 7월에 열린다.

명예의 전당은 은퇴 후 5년이 지나면 피선거권을 얻어

미국 야구기자협회의 투표를 통해 75%를 넘게 얻으면 입회할 수 있다.

또한 5% 미만의 득표율을 기록하면 피선거권이 박탈되며,

최대 15년 간 유지할 수 있다.

선거권을 가진 기자는 한 사람당 최대 10명의 선수를 써낼 수 있다.

동아닷컴 조성운 기자 madduxly@donga.com

 

 

 

     [통신원 수첩]

 

        "약물 시대에 뛴 매덕스 안돼"..어느 MLB 기자의 아집                   

 

 

                                                                                                스포츠동아|  2014. 01. 09

 

 

매덕스와 ML 동시대 활약 모리스에겐 투표
명예의 전당 만장일치 실패…야구팬들 비난

"역사상 최악의 명예의 전당 투표다." "인색한 투표자로 인해 팬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MLB닷컴은 당장 투표권을 반납해야 한다."

'컨트롤의 마법사' 그렉 매덕스(48·사진)의 만장일치 명예의 전당 입성이 좌절됐다. 8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의 다저스 전담 기자인 켄 거닉이 잭 모리스에게만 투표하고 나머지 9명의 명예의 전당 헌액 후보에 대해선 기권했기 때문이다.

 

그렉 매덕스. 사진|애틀란타 브레이브스 시절 경기 모습 캡처

 

 

불과 하루 전만 해도 매덕스는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에 가입된 회원 570명 중 130명으로부터 100%% 지지를 받아 사상 첫 만장일치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이미 지난해 11월 끝난 투표에서 투표권자는 최대 10명까지 표를 행사할 수 있는데, 75% 이상 득표할 경우에만 명예의 전당 멤버가 될 수 있다. 거닉은 '약물의 시대에 뛴 모든 선수들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란 황당한 이유를 들며 사이영상을 4년 연속 수상한 매덕스는 물론 사이영상 2회 수상에 빛나는 톰 글래빈 등을 모두 외면하고 명예의 전당 도전만 15년째인 모리스에게만 표를 행사해 구설수에 올랐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팬들은 물론 동료 기자들까지 거닉에 대한 거친 비난 행렬에 가세했다. 심지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프랜차이즈스타였던 치퍼 존스는 애틀랜타 저널-컨스티투션의 데이빗 오브라이언 기자에게 보낸 트위터를 통해 "지금까지 만장일치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분명히 멍청한 얼간이가 매덕스에게 표를 주지 않는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존스의 트위터 글은 매덕스의 만장일치가 무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기 하루 전인 7일 작성된 것으로, 그의 예언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진 셈이다.

거닉은 이른바 '약물의 시대'로 불리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활약했던 선수들은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자격이 없다는 논리를 앞세웠다. 배리 본즈, 마크 맥과이어, 새미 소사, 라파엘 팔메이로, 로저 클레멘스 등 약물복용이 들통 난 선수들뿐 아니라 동시대를 뛰었던 선수들 모두 한통속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아무도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면 안 된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거닉의 주장에는 큰 모순이 있다. 거닉이 유일하게 표를 던진 모리스의 경우 1994년 은퇴해 매덕스와 9년간 함께 그라운드를 누빈 투수다. 그 기간 중 매덕스는 3번이나 사이영상을 받았다. 통산 254승을 올린 모리스도 분명 뛰어난 실력을 지닌 선수임에는 틀림없지만 매덕스는 그보다 101승이나 더 많은 355승을 따냈다. 방어율도 3.16으로 3.90의 모리스보다 훨씬 앞선다. 17년간 15승 이상을 거두는 꾸준함을 보였고, 통산 5008.1이닝을 던져 999개의 볼넷만 허용했을 정도로 정교한 제구력이 일품이었다. 명석한 두뇌피칭으로 약물복용 덕분에 근육을 키운 타자들을 압도한 그에게 팬들은 열광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매덕스의 만장일치 명예의 전당 입성은 물 건너갔지만 남은 관심은 1992년 430표 중 425표를 받아 98.84%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던 톰 시버의 득표율을 매덕스가 넘어서느냐에 쏠려있다. 많은 팬들은 명예의 전당의 명예를 실추시킨 거닉과 같은 어처구니없는 투표가 더 이상 나오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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