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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오전 11시경 사토 마사히사참의원(상원) 의원, 이나다 도모미 중의원, 사토 마사히사 참의원등 일본 자민당의원 세명이 울릉도 방문을 위해 김포국제공항으로 입국을 하여 법무부 송환대기실로 향하고 있다.(현장풀)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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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까지 비행기를 타고 와서 한바탕 소동을 피우고 돌아갔다.
왜 그랬을까?
여러 언론이 지적하는 대로
소란을 떨고 국제적 이목을 집중시켜서 독도를 영토분쟁 지역으로 만드는 것이 목적일까.
아니면 일본 우익의 후손으로서 집안 대대(?)로 배운 짓을 그냥 한번 해본 걸까.
정답은 과거에 있지 않고 미래에 있다고 본다.
그 어떤 과거의 역사도 일본의 행동을 정당화시켜 주지 않는다.
일본의 조선에 대한 식민 지배도,
독도를 시마네현의 일부라고 편입한 짓도.
독도의 귀속국가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는 샌프란시스코 조약도.
대한민국의 실효적이고 현실적인 지배를 대신하지는 못한다.
그런데 일본은 왜 그렇게 집요하게 독도를 물고 늘어질까.
한반도의 통일이 멀지 않았음을 많은 사람들이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통일 즈음에 격변할 한반도의 모습이다.
우리의 주도로 통일되어 지금의 북한 땅을 온전히 우리 수중에 넣고
중국은 물론 일본과의 관계도 원만히 유지해 나간다면,
독도가 일본에 주는 전략적 의미는 그리 크지 않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통일의 과정에서 반발하는, 아니 대가를 바라는, 중국을 달래기 위한 유화책의 하나로
지금의 나진 선봉항을, 만의 하나라도, 중국측에 내어주게 된다면,
아니 같이 사용할 수 있게만 해도, 무슨 일이 벌어질까.
중국의 핵항모나 핵잠수함이 나진 선봉항 기항을 빌미로 동해안을 제 집 드나들듯 들락거리게 되면,
동해의 제해권은 어떻게 될까.
일본은 분명 위협을 느낄 것이다.
그 위협과 위기의식이 일본으로 하여금 독도의 전략적 가치를 재발견하게 한 것 아닐까. 일본의 영토나 영해 방위에서 독도가 일본 땅으로 인정될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각각 상정해 본다면, 일본이 독도에 집착하는 저의를 알 수 있다. 일본 방위성이 서둘러 방위백서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명시한 이유를.
물론 미래에 있을 수 있는 가상적 상황에 바탕을 둔 추론이지만,
이런 설정에 대한 우리의 대비책은 너무 허술한 것 같다.
일본 의원들을 입국 금지시키거나 일부 정치인들이 독도로 달려가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꿰뚫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보일 뿐이다.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고 과거에 매달리거나
근시안적인 안목으로 안방 정치에만 매달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과연 어떤 통일을 위해 어떤 대가를 치를 준비가 되어 있는가.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통일을 위해 무슨 대비를 하고 있는가.
오늘을 돌이켜 보면 답답한 현실이 막아선다.
정치는 국민을 통합시키는 데 힘을 쓰지 못하고,
경제는 양극화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이렇다 할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제대로 사회에 발을 내딛기 조차 어려워진 젊은 세대에서는 냉소와 함께 좌절의 기운마저 감돈다.
우리가 원하는 통일을 위해서라면 최소한의 준비가 있어야 한다.
내년에는 대선이 치뤄질 것이다.
온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하고 함께 전진하게 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국제무대에서 우리의 통일을 지지해 줄 나라들을 규합하는 외교가 필요하다. 재원 마련이 안되는 무상 복지의 패러다임을 타파하고 상생의 협력으로 성장과 분배의 바퀴를 동시에 돌리는 경제로 가야 한다.
대기업들은 선진 기업들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방도를 강구하는 데 전력을 쏟아야 한다. 좁은 국내 시장에서 땅짚고 헤엄치기는 이제 그만해야 한다. 유망한 중소기업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중견기업으로 올라 설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
중국 등과의 FTA를 조기에 체결하고, 경제특구를 때맞춰 건설하며, 외국인 투자가 자유로운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의료산업 선진화, 교육시장 개방을 슬기롭게 해결해야 한다. 지체할 시간이 없다. 일부 정치권, 노동, 시민단체에 더 이상 끌려 다니는 정부여서는 안된다.
비정규직과 여성 근로자의 처우 개선, 고령화 문제에 대한 해법도 조기에 마련해야 한다. 주택, 보육 문제를 포함해 젊은 이들이 쉽게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
다문화 가정의 증가 문제에도 손을 써야 한다. 미국은 공학 석사 이상 소유자에게 영주권을 주기로 했다고 한다. 싱가포르의 예를 들 것도 없이, 이미 세계는 국적을 막론하고 우수 인재를 끌어 들이는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이제는 이념이 아니라 국익과 국민 행복이다.
통일 재원은, 급한 일이긴 하지만,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쌓아 나가면 된다.
비는 시도 때도 없이 내리는 가운데,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언제 청량한 가을 바람이 불려나.
글/방병국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