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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 2번타자가 홈런-타점 선두…양키스 그랜더슨 돌풍

leekejh 2011. 8. 31. 11:44

 

          이변, 2번타자가 홈런-타점 선두…양키스 그랜더슨 돌풍

 

                                                                     [조이뉴스24]
2011년 08월 30일(화)

 

 

메이저리그 개인 기록에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

흔히 테이블세터라고 불리는 2번 타자가 메이저리그 홈런과 타점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뉴욕 양키스 중견수 커티스 그랜더슨.

29일 현재 홈런 38개를 기록해

신데렐라 홈런왕 호세 바티스타(토론토 블루제이스)를 한 개 차이로 제치고 홈런 1위에 올라 있다.

누가 봐도 그랜더슨은 홈런 타자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키 182cm에 몸무게 81kg의 평범한 체격.

하지만 지금 추세라면 올시즌 내로라하는 거포들을 따돌리고 메이저리그 최다 홈런을 노릴 만하다.

거기에 더욱 놀라운 건 주로 2번 타자로 나서면서도 많은 타점을 올리고 있다는 점.

올시즌 타점 107개로 103개의 애드리안 곤살레스(보스턴 레드삭스)에 앞서 1위에 올라 있다.

그랜더슨이 많은 타점을 올리는 건 역시 양키스의 막강한 타선이 한몫을 하고 있다.

상하위 고른 타선 덕분에 2번 타자인 그랜더슨에게도 타점을 올릴 기회가 많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니다.

2번 타자로 놀라운 장타 능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팀내 중심타자보다 더 많은 타점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29일 현재 그랜더슨은 올시즌 2루타 이상의 장타가 68개로 1위에 올라 있다.

여기에는 10개의 3루타와 20개의 2루타가 포함돼 있다.

양키스 조 지라디 감독조차

" 올해 그랜더슨의 기록은 믿을 수 없을 정도." 라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

실제로 그랜더슨의 각종 기록은 양키스 역사에 남을 만하다.

우선 양키스 중견수로 한 시즌 38개 이상의 홈런을 친 건 역사상 일곱 번째.

그나마도 미키 맨틀이 네 번, 조 디마지오가 두 번을 기록했을 뿐이다.

올해 그의 홈런은

양키스 중견수로는 1961년 맨틀이 61개의 홈런을 기록한 뒤 최다다.

거기에 3루타가 열 개, 도루가 24개.

한 시즌에 한 선수가

홈런 30개, 3루타 열 개, 도루 20개를 동시에 넘어선 건 그랜더슨이 아메리칸리그 역사상 세 번째.

1922년 세인트루이스 브라운스의 켄 윌리엄스,

1997년 노마 가르시아파라(보스턴 레드삭스) 이후 처음이다.

이미 그랜더슨은

메이저리그를 통틀어 공수주에서 가장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로 정평이 나 있었다.

이대로라면 리그 MVP로도 손색이 없다.

과연 그가 메이저리그의 덩치들을 누르고 홈런과 타점 1위를 지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올해 그랜더슨은 2번 타자로 92경기, 3번타자로 18경기, 5번 타자로 2경기에 나섰고

7,8,9번 타자로도 모두 합쳐 14경기에 출장했다.

 

 

   [김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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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광민의 BB 다이어리]

 

                 '3관왕 도전' 그랜더슨과의 인상 깊던 만남

 

                                                                       [OSEN]
2011년 08월 30일(화)

 


 


미국프로야구(MLB)에서 뉴욕 양키스 2번타자 커티스 그랜더슨(30)의 불방망이가 화제입니다.

그랜더슨은 30일(이하 한국시간) 기준 129경기에 출장해

2할7푼8리의 타율에 135안타 38홈런 107타점 122득점을 기록하며

타격 3관왕(홈런,타점,득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요.

OSEN은 그랜더슨을 두 차례 만났습니다.

그런데 그랜더슨을 처음 본 순간 이 선수는 뭔가 특별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시간이 조금은 지났지만 그와 첫 인터뷰 순간이 너무 재미있어서 글을 올립니다.

먼저 지난 2010년 4월 뉴욕 양키스 홈구장인 뉴양키스타디움에서 그랜더슨을 처음으로 봤습니다.

그랜더슨을 만나러 미국까지 간 것은 아니었습니다.

당시 '코리안특급' 박찬호가 양키스 유니폼을 입었기에 취재를 갔는데요.

박찬호 옆에 앉아있던 그랜더슨과도 인터뷰를 했습니다.

일단 저는 그랜더슨에 대한 첫인상에서 두 가지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 잠시 인터뷰 좀 가능하냐"? 는 질문에

" Yes, Sir " 라고 크게 답변해서 한번,

그리고

" 나는 한국에서 취재를 왔고, 당신의 활약이 기대된다." 고 말하자

그랜더슨은 갑자기 '열중 쉬어' 자세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랜더슨의 연봉은

지난해 550만 달러(약 60억 원),

그리고 올해가 825만 달러(약 90억 원),

그리고 2013년에는 무려 1300만 달러(약 140억 원)이 보장된 선수가

저에게 다짜고짜 '열중 쉬어'를 해서 정말 놀랐습니다.

그래서 제가

" 헤이, 엣 이즈(Hey, At Ease) " 라고 말하며

" 나는 당신의 대장이 아니다.

  (I am not your captain. Your man Derek Jeter is over there) " 이라고 말했던 그랜더슨도

호쾌하게 웃더군요.

 


사실 메이저리그 최고 스타 선수가

저에게 열중 쉬어 자세로 계속 인터뷰를 한다는 것이 제가 불편하더라고요.

그런데 그랜더슨은 인터뷰 내내 그 자세를 풀지 않고 묻는 질문마다 최선을 다해서 답변을 했습니다.

흑인에 대한 편견도, 메이저리그 스타의 거만한 모든 인상이 그를 통해서 깨졌다고 할까요.

그랜더슨은 지난 2004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6년 동안 뛰다 지난 겨울 양키스로 이적했습니다.

당시 그랜더슨은 파워히터로 진화해 나가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시점이었죠.

취재를 가서 만난 '엠엘비닷컴' 양키스 담당 기자인 브라이언 호치 역시

" 그랜더슨의 파워가 좋아지는 것 같다." 고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에 대해 그는

" 나 역시도 2009년 어떤 일이 있었는지 확실히 모르겠다.

  잘 치려는 마음 뿐이다.

  가끔은 2루타, 3루타도 나온다.

  그런데 지난 시즌 홈런을 더 많이 쳤지만 나의 스윙은 똑같다.

  보다시피 나는 체구가 크지 않다." 며

" 나 역시도 내가 어떻게 홈런을 30개나 쳤는지 모르겠다.

  일단 투수가 강한 볼을 던지고 나는 그 공을 정확히 치려고 노력했다.

  그냥 자연스럽게 일어난 일." 이었다고 말하더군요.

 


특히 그의 야구 철학을 알 수 있는 대화가 있었습니다.

5툴에 가까운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 5가지 모두가 하나가 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빠르지 않으면 영리하고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를 하면 되고,

  어깨가 강하지 않다면 정확한 송구를 하면 된다.

  파워가 없다면 안타를 많이 치면 되고, 

  5가지 모두 복합적인 선수가 완벽한 선수." 라며

" 나 역시도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항상 이러한 생각들을 염두하고 플레이를 하고 있다." 고 말해

이 선수는 정신적으로 매우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3월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에 위치한 뉴욕 양키스 스프링캠프에서 그랜더슨을 다시 만났습니다.

" 헤이, 쉬어(Hey, At Ease man)." 이라고 제가 말하자

그랜더슨은 환하게 웃으며 다가와 가볍게 포옹을 했습니다.

저는 1년 전 진심 어린 태도로 인터뷰를 해준 그랜더슨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초코파이'를 가져다 주면서

" 한국에서 가져 온 파이다.

  이걸 먹으면 너에게 행운이 가득 할 것이다." 라고 말했더니

" 고맙다." 며 그 자리에서 하나를 먹더군요.

물론 올 시즌 그가 야구를 잘하고 있는 것이 초코파이 덕분이라고 말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이날 그랜더슨은

" 박찬호가 이제 우리 팀이 아니다." 는 말을 먼저 했습니다.

기억하시나요.

박찬호가 메이저리그 통산 121승을 거둔 순간을….

 

그랜더슨은 박찬호가 121승을 거둘 때 결승 홈런을 터뜨리며 '박찬호 도우미' 역할을 했습니다.

그랜더슨은

" 나는 박찬호가 그렇게 많은 승수를 올린 줄 몰랐다." 고 재치있는 답변을 해서 또 한번 같이 웃었는데요.

그의 홈런 덕분에 박찬호 선수가 아시아 최다승 투수가 될 수 있었죠.

그랜더슨은

" 지난해 월드시리즈 챔피언에 오르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 고 말하면서

" 올해는 내 성적보다 팀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데 집중하고 싶다." 고 말했습니다.

그가 월드시리즈를 강조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많은 부와 명성을 얻었지만 우승 반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양키스 선수들은 여러 개를 가지고 있는데 본인만 없다는 사실이 조금은 아쉬운 듯 했습니다.

양키스는 30일 기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80승52패로 지구 2위를 달라고 있습니다.

1위 보스턴 레드삭스(82승51패)에 한 경기 반 차로 뒤져있는데요.

현재 상황을 지켜볼 때 지구 1위 또는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해 보입니다.

과연 양키스가 올해 월드시리즈 챔피언이 될 수 있을까요.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그랜더슨을 만났을 때 제게 반지를 보여줄 지 궁금합니다.

 


  [OSEN=박광민 기자] agass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