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몸에서 전기 만들어 쓴다고?
매일경제 2011. 11. 21
스마트폰, MP3플레이어, 태플릿PC 등 개인들이 사용하는 휴대용 첨단기기들이 많아졌다.
휴대용 기기에 필요한 전력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필요할 때마다 충전하는 일이 골칫거리다.
배터리 사용을 최적화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이 등장한 이유다.
이런 가운데
국내 과학자들이 휴대용 기기의 전력공급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생체기반 에너지 하베스팅(수확)과 전력전송 기술 개발' 프로젝트다.
일상생활에서 얻을 수 있는 에너지원을 전기에너지로 바꿔 저장하고,
이를 휴대용 또는 착용형 전자기기와 센서 등을 작동하는 전기로 활용하는 게 핵심 원리다.
이때 인체는 효율적인 전력전송을 위한 매개체가 될 수 있다.
전력전송이나 통신을 위한 전선을 없애는 대신 사람 몸을 매질(媒質)로 사용하는 셈이다.
이 기술은
현재 사용하는 휴대기기는 물론 앞으로 등장할 안경 또는 손목시계 형태 컴퓨터와 바이오센서 등
부착형 전자기기를 위한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
소위 말하는 유비쿼터스 기기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방안이 마련되는 것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정명애 박사ㆍ강성원 박사가 연구를 주도하고 있으며
한국섬유소재연구소, 조선대학교도 참여하고 있다.
연구팀은 우리 몸을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법을 세 가지로 제시한다.
첫째, 우리가 실내에 있을 때 형광등과 같은 다양한 전자기기가 내는 전자파를 흡수하는데,
이처럼 버려지는 전자파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방법이다.
정명애 박사는
" 형광등이 내는 전자파를 잡아내 전기에너지로 쓸 수 있음을 확인했다." 며
" 보통 일반 가정용 형광등에서 초당 0.1㎽(밀리와트)가량 미세한 전기가 나오는데
지속적ㆍ효율적으로 전기를 축적하는 게 관건." 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전기를 모으는 방법도 다양하게 고려되고 있는데
손목에 부착하는 밴드형태 등이 고려되고 있다.
둘째, 우리가 평소 입는 옷을 활용한다.
옷에 섬유 모양의 태양전지를 만들어 적용함으로써
외부활동을 할 때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축적할 수 있다.
기존 패널 형태 태양전지가 아니라
옷에 사용하는 섬유가 빛에너지를 흡수해 전기에너지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섬유소재연구소와 함께 태양전지로 사용할 수 있는 최적의 섬유물질을 탐색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 방법으로 시간당 80㎽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 번째는 우리가 움직일 때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만드는 방법이다.
이때는 압력을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압전소자가 사용된다.
예컨대 신발 등에 압전소자를 부착하면 걷거나 뛸 때 발생하는 압력을 전기로 만들어 낼 수 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세 가지 방법으로 시간당 90.2~163㎽ 정도 전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휴대전화 연속통화에 시간당 766㎽가 필요한 만큼 충분한 전력량은 아니다.
하지만 에너지 수집 효율성을 점차 높이면 감당할 수 있는 전기량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예컨대 형광등 전자파만 100% 수집해도 시간당 360㎽ 전기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ETRI 외에 다른 연구팀도 인체를 활용한 전기에너지 축적을 연구하고 있다.
김용준 연세대 기계공학부 교수팀은
인체 열에너지와 운동에너지 등을 전기로 만들어 축적하고 이를 활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운동뿐 아니라 체열, 인체 외부요인으로 발생하는 진동에 따른 에너지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고,
이를 저장해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김 교수는
" 인간의 몸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전력을 생산하면 말 그대로 유비쿼터스를 실현할 수 있다." 고 말했다.
[심시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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