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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 12. 01 ] 지상파 셋, 종편 넷, 그리고 손바닥TV

leekejh 2011. 12. 1. 15:01

지상파 셋, 종편 넷, 그리고 손바닥TV

[뉴시스] 2011년 12월 01일(목) 오후 12:30   가| 이메일| 프린트
【서울=뉴시스】백영미 기자 = 종편의 콘텐츠는 지상파와 무엇이 다를까. 손바닥TV는 광고를 받을 수 있을까.TV전쟁이 시작됐다. 1일 4개 종합편성채널 MBN, 채널A, JTBC, TV조선이 일제히 개국했다. 2일에는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손바닥TV가 첫 방송을 한다. 지상파와 종편, 그리고 손바닥TV 등 3개 매체의 TV 전쟁에서 누가 웃을 것인가.

종편은 양과 질에서 지상파에 앞선 콘텐츠를 자신한다. 수준 높고 다양한 콘텐츠로 시청자에게 많은 선택권을 준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개국 특집에는 김연아를 비롯해 유명 PD, 작가, 연기자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 이수근, 김병만, 정형돈, 소녀시대 등 지상파 스타들이 대거 종편행을 했다.

프로그램도 뮤지컬 서바이벌, 개그공화국(이상 MBN) 인수대비, 아내의 자격(이상 JTBC), 한반도, 고봉실 아줌마구하기(이상 TV조선), 천상의 화원, 인간 박정희(이상 채널A) 등 흥미를 끌 소재들이다. 그러나 지상파와의 차별점은 모호하다는 평이다. 개국 대표 프로그램도 기존의 지상파와 비슷하다. 시청자가 같고, 방송 유형과 기법도 기존의 지상파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방송 소재가 바뀔 수는 없는 상황에서는 질로 승부해야 한다.

각 4000억원 전후의 자본금으로 출범한 종편은 개국 때 튼실한 자본력으로 우수한 콘텐츠를 마련했다. 다만 오랜 준비기간을 거친 초기작품이 끝났을 때가 고비다. 계속 우수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특히 외주제작 비율이 50~70%인 상황에서 지속적인 우수 프로그램 확보는 종편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운 상황이 될 수 있다. 외주 제작비는 종편 선정과 함께 배 가까이 오른 상황이다.

손바닥TV의 콘텐츠는 개념자체가 종편과는 다소 다르다. 많은 돈을 들인 외주제작보다는 순발력 있는 프로그램으로 승부한다. 산뜻한 기획이 생명이다. 지상파와 종편이 일방적 전달인 반면 손바닥TV는 시청자와의 쌍방향 대화에 의한 방송이다. 따라서 단순한 콘텐츠로도 깊은 묘미를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시청자들과의 실시간 대화로 고정관념을 깨는 예측불허의 흥미로운 전개도 예상할 수 있다. 또 10만 손바닥 기자의 제보와 방송 참여는 콘텐츠를 더욱 현장감 있고 풍부하게 할 전망이다. 박명수, 하하 등 연예스타들의 입담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방송의 광고 시장은 위축되고 있다. 경기 탓도 있지만 온라인으로 광고가 이동하는 게 더 큰 요인이다. 2010년 방송광고시장은 2조8000억원대 규모였다. 2006년에는 3조3000억원대에 가까웠다. 방송사는 광고가 절대적인 수입원이다. 전반적으로 광고가 주는 상황에서 종편이 출범했다. 새 매체가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광고시장의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결국 종편은 광고 시장의 신규 창출보다는 기존의 지상파와 광고시장을 양분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종편은 중간광고와 간접광고에서 자유롭다. 광고에 제약이 있는 지상파에 비해 유리한 조건이다. 종편은 이같은 강점을 내세워 지상파의 75~100%, 케이블방송의 10배 정도의 광고료를 책정하고 있다. 그러나 작은 광고시장은 종편의 수익구조에 악영향을 줄 소지도 있다. 이 경우 좋은 콘텐츠 제작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종편에서 1, 2위를 해야 살아남는다는 방송가의 이야기는 광고시장이 배경이 되고 있다.

손바닥TV는 기존의 지상파에 하는 광고를 받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신규 광고시장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사회가 SNS를 기반으로 한 문화로 전환되고 있어 점차 광고는 늘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 광고 비중이 느는 것도 청신호다. 지상파나 종편에 비해 손바닥TV는 온라인과 유사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해 새로운 광고 창출 가능성이 높다. 특히 방송 규제대상이 아니어서 다양한 광고 형태를 개발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시청자의 욕구충족은 지켜봐야 한다. 종편은 개국 프로그램에서 시청자와 호흡할 다양한 이슈를 터뜨렸다. 종편은 당분간 양과 질에서 지상파에 앞설 것으로 보인다. 종편은 기존 PP와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규모가 작은 기존 PP는 특정 장르에 한정된 프로만 방송하는 제한이 있다. 반면 종편은 규모가 크고 방송도 유연할 수 있다. 그러나 치열한 시청률 경쟁 탓에 다수를 쉽게 끌어들일 수 있는 자극적이고 선정적 방송 유혹에 빠질 수도 있다.

원색적인 방송으로 알려진 미국의 FOX 뉴스는 중심을 지키는 CNN보다 시청률과 수입이 배에 이른다. 종편의 출현은 극히 상업적인 방송의 역기능이 노출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이 경우 다큐멘터리와 교양 부분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

손바닥TV도 진행자에 의한 선정성 시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주 시청자인 젊은 세대는 인터넷 등에서 자극적인 내용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따라서 선정적인 내용보다는 튀는 젊은 감각을 수용하는 방송을 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손바닥TV는 산뜻하고 세련된 감각으로 젊은층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최일구 앵커개그맨 박명수의 알몸 영상, CNN스튜디오를 연상시키는 이상호 기자의 방송 등은 코믹하면서도 신선한 재미를 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M4<사진>의 '고도리쇼'(고독하지만 도도한 이웃집 오빠들의 쇼) 예고도 멤버들의 사적인 대화가 솔직하고 대담하게 표현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저들이 블로그에 손바닥TV의 영상을 퍼 나르고 리트윗하는 등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특히 최일구 앵커의 "미안하지만 요즘 종편 방송보다 손바닥TV 기사가 더 많더라. 손바닥TV를 위해서 뭐든지 하겠다"는 메시지 등은 온라인 시대에 소리 없는 발로 급격하게 퍼지고 있다.

TV전쟁에서 종편이 이길까, 손바닥TV가 승리할까. 우선 종편은 지상파와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반면 손바닥TV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기에 유리한 입장이다. 위의 세 가지 변수와 함께 또 하나의 변인이 창의적 사고다. 이 점에서 순발력이 뛰어난 손바닥TV가 유리할 전망이다. 종편은 지상파와의 경쟁, 다른 종편과의 경쟁을 해야 하기에 넘어야 할 산이 높은 셈이다.

그러나 힘든 경쟁에서 생존하면 입지는 더욱 탄탄해진다. 손바닥TV는 지상파, 종편과는 영역이 다른 점도 청신호다. 지상파와 종편이 예전과 같은 일방적 전달 방송인데 비해 손바닥TV는 실시간 쌍방향 방송이기 때문이다. 또 시민기자 10만명이 직업 현장에서 리포트하는 뉴스와 정보는 신선도와 정확성, 현장성에서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킬 요소다. 이 회사 황희만 대표는 "스티브 잡스는 무생명의 기계에 감정을 넣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손바닥TV는 스마트폰에다 감성과 정보를 넣는다. 그런 의미에서 손바닥TV는 스티브 잡스TV라는 애칭으로 통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방송은 노하우다. 또 조직이고 자금력이다. 아이디어도 좋지만 조직과 자본이 부족하면 한계가 있다. 기존 매체인 3개 지상파와 신규매체인 4개 종편의 우열도 결국은 자본력과 조직력으로 결정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positive1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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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