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의 최전성기는 26세."
흔히 타자들은 20대 후반에 타격에 눈을 뜨기 시작해 30대 초반에 절정에 오른다고 한다.
이같은 견해는 한국이나 미국에서나 마찬가지다. 최근 프린스 필더를 영입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데이브 돔브라우스키 단장도 "필더는 아직 전성기가 아니며 31세나 32세쯤 최 전성기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일반적인 견해를 뒤집는 조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모은다. 결론부터 말하면 타자는 24세에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26세에 절정에 오르고 30대 초반까지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다가 33세부터 그 속도가 빨리 진행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조사는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조 포스낸스키 기자가 조사한 것 . 1901년부터 지난해까지 한 시즌 'WAR(wins Above Replacement)' 6을 기록한 선수들을 모두 조사한 뒤 이를 나이별로 구분했다.
WAR은 그 선수가 메이저리그최저 수준의 선수에 비해 얼마나 더 많은 승리를 팀에 가져다 주었는가를 따지는 기록으로 6.0 이상이면 리그 MVP 후보로 꼽힐 수 있을 만큼 뛰어난 기록이다.
실제로 지난해 자코비 엘스베리는 7.5를 기록했고 호세 바티스타가 8.5, 커티스 그랜더슨이 5.2, 미겔 카브레라가 7.1, 맷 켐프가 10.0, 라얀 브론이 7.7을 기록했다.
그에 따르면 20세의 나이로 메이저리그에서 6.0 이 넘는 WAR을 기록한 선수는 전체 1084명 가운데 고작 아홉 명, 21세가 17명으로 나타났고 22세가 30명, 23세가 53명으로 나타났다.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이던 이 기록은 24세에 78명으로 늘어나고 25세에 101명으로 늘었다가 26세에 115번으로 절정에 오른다.
이후 29세까지는 완만한 하강세. 27세에 113명, 28세에 110명, 29세에 100명으로 줄어들다가 30세가 되면 79번으로 뚝 떨어졌다가 31세에 82명으로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곧바로 68명으로 뚝 떨어진 뒤에 33세에 44명, 35세에 31명, 36세에 12명으로까지 줄어든다.
37세의 나이로 6.0 이상의 WAR을 기록한 선수는 배리 본즈, 베이브 루스, 호너스 와그너, 행크 아론, 윌리 메이스, 트리스 스피커까지 여섯 명뿐이다. 모두 명예의 전당에 오른 선수들이다.
38세의 경우도 여섯 명이고 39세에는 본즈 한 명, 40세는 본즈와 윌리 메이스 단 두 명 뿐이다.
포스낸스키 기자는 30대 초반에 절정에 이르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를 착시 현상으로 꼽았다.
전설적인 단거리 선수인 칼 루이스가 골인 지점이 가까울수록 더 빨라지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다른 선수들의 레이스 후반 스피드가 떨어지는 것과 달리 루이스는 레이스 중반 절정에 오른 스피드를 유지해 더욱 빨라지는 느낌을 준다.
야구 선수도 30세가 넘으면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다른 동년배 선수들에 비해 발전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물론 이같은 조사 결과는 어디까지나 일반화된 평균 기록이다. 또 이는 6.0 이 넘는 WAR을 기록할 능력이 있는 뛰어난 선수들만을 대상으로 한 통계다.
20대를 저니맨으로 보낸 호세 바티스타는 30세가 된 2010년 홈런 54개를 쳐내며 처음으로 거포의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포스낸스키 기자의 조사는 타자의 전성기에 대한 일반적인 흐름을 이해하는 데 나름대로 가치가 있다.
<조이뉴스24> [김홍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