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통신원 김민정의 인생이 즐거워지는 집]
10평 이하 스몰 하우스가 주는 행복
레이디경향 2012. 09. 07
그야말로 협소한 공간에 세워진 건축물이다.
하지만 얕잡아봐선 안 된다.
침실부터 주방, 욕실, 거실 등 갖출 건 다 갖췄으며 널찍한 집 못지않게 실용적이기 때문이다.
도쿄 오피스가에 있는 5층 타워하우스
1. 오피스가에서 눈에 쉽게 띄지 않도록 회사처럼 위장했다.
2. 3층 욕실엔 스테인리스 스틸 욕조를 두어 나무 집에 포인트를 주었다.
3. 12.5평의 좁은 공간에 세운 7평짜리 집은 위로 올라갈수록 퍼지도록 디자인해 채광을 확보했다.
도쿄 치요다구 구단은 오피스가로 유명하다.
근처에 야스쿠니 신사가 있고
인도 대사관, 이탈리아 문화회관, 중부일본방송국, 도로교통센터, 일본법무국 등도 구단 부근이다.
'구단의 집'이라 불리는 타워하우스는 이렇게 집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최고급 오피스가에 자리해 있다.
주변에 오피스 건물만 있다 보니 일부러 회사처럼 보이도록 지었다고 한다.
이 집을 대표하는 층은 5층이다.
한쪽 벽면과 천장 일부가 유리여서 7평이란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개방적인 분위기다.
4.5×7.5m 크기의 5층짜리 이 건물은 일본에서 가장 높은 협소주택이다.
좁은 공간을 조금이라도 넓어 보이게 하기 위해 천장 높이를 높이다 보니 5층 건물이 됐다.
주택을 5층 이상으로 짓기 위해선 주택 관련 법률을 통과해야 하는데,
원래 오피스가이다 보니 5, 6층까지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채광을 확보하기 위해 건물 왼쪽을 아예 유리로 디자인한 것이 타워하우스의 특징.
1층부터 5층까지 전체가 환하다.
타워하우스의 주인은 의사 부부다.
도쿄 바로 옆에 있는 시즈오카에 거주하지만 도쿄에서 공부하는 세 자녀를 위해 집을 마련했다.
일본은 전세 개념 없이 월세가 기본이기 때문에
매달 내는 월세로 차라리 집을 사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도쿄 전역을 돌아보던 중 환한 오피스가에 난 12.5평의 공간을 발견했다.
부부는 건축가와 상의해 협소주택을 짓기로 했다.
거실처럼 사용하는 1층의 주방.
1층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2층부터는 개인 공간이다.
건축가 사카네 히로히코가 디자인한 널찍한 나무 테이블이 인상적이다.
건축가 사카네 히로히코는 좁은 공간을 활용하기 위한 아이디어로 '채광'을 염두에 두었다.
'햇빛만 잘 들면 좁은 공간도 얼마든지 넓어 보일 수 있다'라는 것이 그의 지론.
채광을 확보하기 위해 건물이 꽃봉오리를 피우듯 위로 올라갈수록 넓어지는데,
그 탓에 약간 왼쪽으로 기운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역시 이 집의 매력으로 지나가는 사람마다 눈을 떼지 못할 정도다.
건물 왼쪽은 아예 나무로 둘러싸 밖에서 보이지 않도록 했고,
오른쪽은 유리로 처리해 위로부터 찬란한 태양이 비치도록 설계했다.
덕분에 좁은 공간임에도 개방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타워하우스의 1층엔 주방이 있고 2층엔 방, 3층엔 욕실, 4층과 5층엔 방이 있다.
각 층마다 하나의 역할만 맡고 있는 셈이다.
건축 면적은 7.2평이지만 1층부터 5층까지 합치면 약 32평.
세 자녀가 생활하기엔 충분한 공간이다.
처음 집을 지었을 때만 해도 아이들이 고등학생이었지만
지금은 두 아들이 교토의 대학에 다니고 있어 회사원이 된 딸 혼자서 이 집에서 살고 있다.
그녀는 5층 하늘로 난 창문을 바라보고 있으면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훨훨 날아간다고 말한다.
" 5층 공간이 제일 좋아요.
햇볕도 잘 들고, 환해서 매일 기분이 좋아요.
좁지만 1층 주방도 맘에 들어요.
건축가가 직접 디자인한 널찍한 나무 테이블이 손맛을 타면서 더 멋스러워졌어요.
집을 어지를 때도 많지만 애착이 가서 벽에도 상처를 내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쓴답니다."
일본에서 가장 작은 디자인 하우스 고테쓰
블랙 컬러의 철로 만든 작은 집.
그래서 소철이란 뜻의 '고테쓰'라 이름 붙였다.
새까만 3층 건물에서 금방이라도 닌자가 튀어나올 듯하다.
오래된 집처럼 느껴지는 이 집은 연예인을 비롯해 유명 인사들이 많이 사는 세타가야구에 자리해 있다.
1백 평짜리 집들이 즐비한 곳에 있는 3평이 간신히 넘는 집은 그래서 더 눈길을 끈다.
철로 만들어서 우리말로 소철이란 뜻의 '고테쓰'라 불리는 이 집은
40대 가장과 30대 아내, 그리고 두 살짜리 아이의 공간이다.
집 앞엔 개울이 흐른다.
이 지역 집들이 수해를 입은 적이 있어
고테쓰는 집 안으로 물이 들어오지 않도록 설계했다.
어릴 적 이 근처에 살았다는 집주인은
그 시절 추억이 생생한 고향에 자신만의 터전을 마련하고 싶었다.
땅값 비싼 곳에 12평짜리 땅을 간신히 구입했지만,
집을 짓기엔 여러 가지 문제들이 따랐다고 한다.
이 일대는 경관 보호 구역이라 집과 집 사이가 1.5m 이상 떨어져야 한다.
12평짜리 공간에 1.5m씩 무려 3m를 양보할 수가 없어
결국 집주인은 건축가와 함께 구청을 찾아가 한쪽만 1.5m 공간을 확보하도록 협의를 봤다.
이렇게 마련한 건축 면적이 3.7평.
1층은 부엌 겸 거실로 사용한다.
집주인은 업무용 카메라 디자이너다.
사진을 찍는 것도 좋아하지만 카메라를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서 집도 카메라처럼 철로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고테쓰는 1층부터 3층까지 모두 블랙이다.
1층은 주방 겸 거실로 사용하고 2층엔 화장실과 욕실, 3층엔 침실이 있다.
수납은 보이도록 했다.
1층은 한 벽면 전체를 까만 수납장으로 만들어
집주인이 좋아하는 카메라와 책을 넣었고 한쪽엔 식기를 두었다.
배경이 블랙이니 어떤 색의 물건을 넣어도 멋이 배가된다.
이 집을 설계한 건축가 가와구치 미치마사는
3평 공간을 조금이라도 넓어 보이고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채광과 통풍에 중점을 두었다.
철로 된 블랙 벽에는 밖에선 보이지 않는 틈새를 여럿 만들어 햇빛이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또 철로 된 벽의 일부가 열리도록 설계해 통풍 효과도 높였다.
1. 하늘과 나무가 보이는 햇빛 찬란한 집.
자연과의 조화 덕분인지 3평 공간이 좁게 느껴지지 않는다.
2. 검은 철 사이사이로 햇빛이 쏟아진다.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 이 틈새로 채광을 확보했다.
3. 1층은 한 벽면 전체를 수납장으로 만들었다.
집주인의 취미인 카메라와 좋아하는 책을 배치했고 식기도 넣었다.
블랙을 배경으로 전체적으로 확실한 콘트라스트가 마치 오래된 잡화점 물건들처럼 멋스럽다.
" 우리는 많은 걸 갖고 있지 않아서 좁은 집이어도 문제가 없어요.
오히려 여백의 미를 중요시해요.
이것저것 다 갖는 삶이 아니라 버리면서 사는 삶이지요.
신발도 얼마 되지 않고, 옷도 많지 않아요.
많이 사들여 쓰레기를 늘리기보다 기존에 있는 것을 소중히 여기면서 살고 있어요."
아내는 1층에서 식사를 준비하고 남편은 카메라로 아이의 모습을 담는다.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기에 3평 공간은 충분하고도 남는다. 버림의 미학을 실천하는 법이다.
<■기획 / 이은선 기자 ■글 / 김민정 ■사진 제공 / HIROSHI UEDA, Koji Kobayas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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