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세계/세계는 지금

이집트, 경제문제 해결이 정국 안정 열쇠

leekejh 2013. 7. 5. 09:40

 

                 이집트, 경제문제 해결이 정국 안정 열쇠

 

 

                                                                                                       파이낸셜뉴스   2013-07-05

 

 

이집트 향후 정국 안정은 경제난 해결에 달려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은 주유소에 늘어선 긴 줄, 통화가치 급락, 이집트의 자랑이었던 관광산업 몰락 등 경제난 속에서 선거를 통해 뽑힌지 1년만에 쫓겨났다.

FT는 무르시 대통령이 선출됐던 1년전부터 이집트의 만성적인 재정문제 골이 깊어졌다면서 당시 새로 출범한 무르시 정부는 재정이 말라 있었고, 구조조정 등이 필요했지만 빈곤 속에 참을성을 잃은 국민들을 설득하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군부가 무르시 대통령을 축출하고 헌법재판소장인 아들리 만수르(67)를 과도정부 대통령으로 지명하면서 이집트 정국이 일단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앞날이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집트 군부는 무르시 대통령 지지기반인 무슬림형제단 지도부 인사 200여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모함메드 바디에 의장을 체포했으며 관공서와 기업들도 다시 업무를 재개했다.

그러나 무르시 대통령 축출로 이어진 이집트 시위사태 배경인 경제문제가 도사리고 있어 시위는 언제든 다시 터질 수 있는 상황이다.

아무르 무사 전 외교장관 보좌관을 지낸 이코노미스트 아슈라프 스웰람은 "이 모든 사태에는 거대한 경제·사회적 요인이 도사리고 있다"면서 "정치와 경제는 위기 이전에도 연관돼 있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며 따로 떨어뜨려 놓을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FT는 무르시 대통령도 취임 첫날부터 경제문제 해결에 노심초사했지만 주유대란 등으로 결국 실각하고 말았다면서 임시정부 앞날도 험로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집트 경제가 투자, 관광, 건설, 서비스, 제조업 둔화 속에 침체되면서 이미 수백만명이 빈곤 상태에 빠졌다.

이집트의 한 일용 노동자는 FT와 인터뷰에서 무르시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하도록 뭔가를 했어야만 했다고 말했다.

이집트 주식시장 흐름은 무르시 대통령에 대한 이집트 시장의 평가를 잘 보여준다고 FT는 지적했다.

군부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무르시 대통령 축출 가능성이 높아지자 주식시장은 오히려 급등했다. 주가지수가 급등하면서 하루 상승폭 상한선인 5%를 넘어서자 주식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무르시 대통령 취임 당시 이미 경제지표들은 저조한 상태였지만 그가 물러날 때쯤 상황은 더 악화됐다.

실업률은 13%를 넘어섰고,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은 8%를 웃돌았으며,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13%에 육박했다.

전임 무바라크 대통령 하야 직전인 2011년 1월 360억달러 수준이었던 외환보유액은 석달치 수입대금 밖에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인 160억달러로 떨어졌다. 카타르, 터키, 리비아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지 못했으면 외환보유 규모는 훨씬 더 형편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이미 신용등급이 떨어져 이집트 정부와 은행들의 자금조달 비용도 치솟은 상태다.

과도정부가 경제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결국 향후 이집트 정국 흐름을 좌우할 전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르포> 이집트 군-무르시 찬성파 대치 현장엔 '전운'

 

 

                                                                                                           연합뉴스  2013/07/05

 
살벌한 카이로
살벌한 카이로
(AP=연합뉴스)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무슬림형제단이 4일(현지시간) 군부의 무르시 축출에 반대하는 집회를 갖기 위해 카이로의 나세르시티에 집결하자 장갑차로 무장한 이집트 군인들이 출동해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   marshal@yna.co.kr

무르시 지지 집회 주변에 장갑차 행렬·상공엔 헬기

무르시 지지자들, 쇠 파이프·각목 들고 '무력시위'

 

 

"민주주의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냐?"

 

검은색의 전신 가리개 니캅을 착용한 이집트의 중년 여성이 카이로 나스르시티(Nasrcity) 주변을 막아선 이집트 군인을 향해 울분에 찬 목소리로 이같이 소리를 질렀다.

군인과 친정부 시위대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4일 오후 5시께(현지시간)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의 지지자들 수 천명이 집결한 나스르시티 라바 광장까지 가려면 최소 2차례의 검문을 거쳐야 했다.

먼저 무르시 지지 집회 주변을 장갑차와 철조망으로 차단한 군인들의 검문을 통과해야 했고 이어 1km 떨어진 곳에 있는 집회 참가자들에게서 또 다시 진입 허락을 받아야 했다.

카이로 도심에서 차량으로 20여분을 달린 끝에 나스르시티 지역에 도달했다.

라바 광장에서 1km 떨어진 지점에는 장갑차 10대가 왕복 8차선 도로를 완전히 점거한 채 차량 통행을 전면으로 막았다. 그 앞에는 소총과 최루탄 발사장치를 소지한 군인 5~6명이 광장에 가려는 모든 사람의 소지품을 일일이 검사했다.

외국인에게는 유효 비자가 붙어 있는 여권을 요구했다.

시위 현장에 가려고 줄을 서며 대기하던 이집트인 10여명과 함께 첫 번째 장갑차 행렬을 지나 200m 정도를 더 가자 또다시 장갑차 8대가 도로를 막고 있었다. 2차 저지선인 셈이다.

 

무르시 지지 집회
무르시 지지 집회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4일 오후(현지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 나스르시티(Nasrcity) 주변 도로를 군인들이 장갑차를 동원해 막고 있다. 이곳에서 약 1km 떨어진 나스르시티 라바 광장에서는 수천명이 운집해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 지지 집회를 열었다. 군인과 무르시 집회 참가자 사이에는 장갑차와 철조망이 자리 잡고 있었고 일부 시위 참가자는 철조망 앞에서 무르시 사진을 들어 보였다. 2013.7.5 << 국제부 기사 참고 >> photo@yan.co.kr
두 번째 장갑차 행렬 앞에는 40m 길이의 철조망까지 설치돼 있었다.

 

기자가 이 철조망 끝 옆의 샛길로 지나가려는 순간 검은 옷으로 몸을 가린 한 여성이 군인을 향해 '선거로 선출된 대통령을 몰아내는 게 민주주의냐?"라고 큰 소리로 말했다.

이집트 군부가 전날 무르시 대통령을 축출하고 대통령 선거를 다시 치르겠다고 발표한 것에 항의한 것이다.

이곳을 지키던 군인들은 이 소리를 듣고도 그냥 흘려버렸다.

2차 저지선을 지나 앞으로 3분여를 더 걸어가자 라바 알아다위야 모스크(이슬람 사원)의 꼭대기 부분이 보이기 시작했다.

무르시 지지자들의 집회 장소는 이 모스크 앞에 마련됐다.

무르시 지지자들 역시 군부와 마찬가지로 1,2차 사수대를 만들어 대치하고 있었다. 이들은 한결같이 공사장에서 사용하는 철모를 쓰고 60cm 이상의 쇠 파이를 들고 있습니다.

시위대의 결연한 모습에서 살벌함이 스쳐 지나갔다.

 

쇠파이프든 시위대
쇠파이프든 시위대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4일 오후(현지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 나스르시티(Nasrcity) 주변 도로를 군인들이 장갑차를 동원해 막고 있다. 이곳에서 약 1km 떨어진 나스르시티 라바 광장에서는 수천명이 운집해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 지지 집회를 열었다. 군인과 무르시 집회 참가자 사이에는 장갑차와 철조망이 자리 잡고 있었고 일부 시위 참가자는 철조망 앞에서 무르시 사진을 들어 보였다. 2013.7.5 << 국제부 기사 참고 >> photo@yan.co.kr
공사장 철모를 쓰고 쇠 파이프를 든 한 사수대는 "군부나 폭도의 습격을 막으려고 여기에 서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약 30여명으로 구성된 1차와 2차 사수대 사이에는 바리케이드가 처져 있었다. 이 바리케이드를 지나치자 1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모든 사람의 신분증을 확인하고 소지품을 검사했다.

사수대를 정비하거나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하는 인파를 지나 모스크 앞 라바 광장에 다다르자 수 천명이 모인 채 "엘시시 반대" "민주주의" "무르시"를 외치고 있었다.

엘시시는 전날 무르시 정권 축출을 공식 발표한 이집트 국방장관의 이름이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광장 중심부에서도 공사장 철모를 쓰고 쇠 파이프나 각목을 들고 있었다.

광장 한복판에서 만난 무함마드 에사위(30)는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최소한의 무기가 필요하다"며 "군부가 싸움을 원하면 우리도 그에 맞서겠다"고 말했다.

주로 20~30대 남성으로 가득 찬 시위대 중 일부는 무르시의 대형 사진을 들고 있었고 이집트 국기와 이슬람을 상징하는 깃발을 휘날렸다.

모스크 바로 앞에 설치된 무대 위에 선 사회자가 "우리는 여기서 무르시를 끝까지 기다리겠다"고 외치자 집회 참가자들도 똑같은 소리를 반복했다.

 

장갑차와 철조망
장갑차와 철조망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4일 오후(현지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 나스르시티(Nasrcity) 주변 도로를 군인들이 장갑차를 동원해 막고 있다. 이곳에서 약 1km 떨어진 나스르시티 라바 광장에서는 수천명이 운집해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 지지 집회를 열었다. 군인과 무르시 집회 참가자 사이에는 장갑차와 철조망이 자리 잡고 있었고 일부 시위 참가자는 철조망 앞에서 무르시 사진을 들어 보였다. 2013.7.5 << 국제부 기사 참고 >> photo@yan.co.kr
이들 중 일부의 표정에는 비장함마저 엿보였다.

 

'꼭 할 말이 있다'며 기자에게 먼저 다가온 사브리 호스니(37)는 영어와 아랍어를 섞어 가며 "이집트인은 무르시가 대통령으로 복귀하길 원한다"며 "우리는 무르시가 복귀할 때까지 이곳에서 계속 기다릴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군부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묻자 "우리는 싸움을 하고 싶지 않지만, 군이 그걸 원한다면 피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옆에 있던 또 다른 시위 참가자인 바심 타하르(40)는 "군부가 무르시 대통령을 몰아낸 것에 너무 화가 난다"며 "엘시시(장관)는 외국의 영향을 받아 무르시와 무슬림형제단을 축출하기 위한 시나리오를 실행에 옮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국이 어느 나라냐고 묻자 "미국과 이스라엘"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사이 타하르가 점차 흥분해 목소리를 높이자 순식간에 10여명이 주위를 둘러싼 채 '알라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반복해 외쳤다.

이집트 군부가 무르시 정권 축출 이후 카이로 시내는 겉으로 빠르게 안정화하는 듯 보였지만 나스르시티의 라바 광장에서는 '우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분위기가 확연히 느껴졌다.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gogo213@yna.co.kr

 

관련기사
 
이집트 임시 대통령 취임…정국 빠르게 안정화(종합3보)| 2013/07/05 01:49
<오바마 딜레마…'무르시 축출' 쿠데타냐 아니냐>| 2013/07/04 23:49
<이집트 언론, `무르시 축출은 국민의 승리' 환영>| 2013/07/04 18:34
<이집트의 '이슬람 정권' 전복, 아랍권에 영향 줄까>| 2013/07/04 18:29
<무르시, '아랍의 봄'으로 쫓겨난 5번째 통치자>| 2013/07/04 17:39
<르포> 카이로 광장, 또다시 환희와 감격의 물결| 2013/07/04 17:38
<수백만 시위서 군부 개입까지…이집트 뒤흔든 나흘>| 2013/07/04 17:11
<이집트軍-야권 `불안한 동거'…종교ㆍ이념차 극심>| 2013/07/04 16:16
유엔·인권단체, 이집트군 개입에 우려 표명| 2013/07/04 15:50
"이집트軍, 무르시 억류 확인"…기소 가능성(종합2보)| 2013/07/04 15: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