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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보다 빠른 우주선 탄생할까

leekejh 2013. 8. 13. 09:37

빛보다 빠른 우주선 탄생할까

NASA 타당성 연구…현실화땐 우주여행 가능 매일경제 | 입력 2013.08.12

 

 

영화 스타트렉(Star Trek)을 보면 거대 우주선이 '워프 항법 기술'을 이용해 빛보다 빠른 속도로 우주 공간을 이동한다.

워프 1로 움직이면 빛의 속도, 워프 3은 빛의 속도보다 27배(3×3×3배), 워프 5로는 125배(5×5×5배) 빠른 속도로 이동한다는 의미다. 그야말로 공상과학에서만 볼 수 있을 만한 이야기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이처럼 상상 속에서만 존재할 듯한 빛보다 빠른 우주선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일명 '워프 드라이브 프로젝트(Warp Drive Project)'다.

실제로 영화에 나오는 워프 항법 기술은 과학계에서 이론적으로 제시된 내용에 기반했다. 1994년 미구엘 알큐비에르 멕시코대 물리학과 교수가 아인슈타인 특수 상대성 이론 법칙(우주 공간에 있는 물질이 빛보다 빠르게 갈 수 없다고 제시한 이론)을 위배하지 않고 빛보다 빠른 속도로 갈 수 있는 이론에 관한 논문이 바로 그것이다.

일반적으로 물질이 빛의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무한한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빛의 속도를 넘을 수 있다는 순간 이동, 웜홀 등 이론들은 모두 아인슈타인 특수 상대성 이론과 맞지 않았다.

워프 드라이브 이론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엄밀히 말하면 물체가 빛보다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것은 아니다. 빛보다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우리가 이동하려는 시공간 자체를 왜곡시킨다.

예를 들어 사람이 길을 혼자 걸어가는 것보다 무빙워크를 이용해 걸으면 같은 속도로 걷더라도 훨씬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다만 시공간 자체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러나 NASA 연구팀은 시공간을 움직이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가능성도 내비쳤다. NASA에서 워프 드라이브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해럴드 화이트 박사는 "이동시키려는 물체 주변 공간을 더 두껍게, 더 굴곡 있게 형성시키면 훨씬 적은 에너지로도 시공간을 압축시키거나 팽창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벌써부터 우주선 개발까지 고민하기는 이르다. NASA 연구팀은 현재 입자 수준에서 광자의 궤적을 왜곡시켜 특정 이동 거리를 좁힐 수 있는지 실험 중이다.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가 우주 공간에서 현실화한다면 지구에서 4.3광년 떨어진 알파 센타우리 자리까지 2주 만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NASA 연구팀은 예상했다.

전 세계 물리학자들은 빛보다 빠른 우주선이 아주 불가능하지만은 않지만 현실화하기에는 아직 장벽이 많다는 의견이다.

워프 드라이브 이론을 제창한 알큐비에르 멕시코대학 교수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반질량 생성 등 이 이론을 뒷받침할 만한 보완 이론들이 필요하다"며 "이런 보완점이 해결됐을 때나 실제 워프 드라이브 우주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김승환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는 "아주 터무니없는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지금 현실에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국립자연사박물관 소속 물리천문학자인 닐 타이슨 박사는 "워프 드라이브 이론이 아직 무리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기존 상식을 뛰어넘는 시도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 같은 연구가 앞으로 우주 여행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