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키우는 아름다운 정원
가든 디자이너 오경아의 키친 가든
『소박한 정원』(디자인하우스)의 저자인 가든 디자이너 오경아 씨는
지난 「2009 리빙디자인페어」의 ‘디자이너스 초이스’ 전시에서
영국 전역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키친 가든을 제안했다.
키친 가든이란 이름 그대로 먹을거리로 활용할 수 있는 채소와 허브. 꽃과 열매 등으로 꾸민 정원이다.
먹을거리만을 위한 텃밭과는 조금 다른 개념으로,
무작정 채소를 기르는 게 아니라 꽃과 상추를 함께 심거나
높이 올라가는 채소와 키 작은 채소를 함께 심는 등
채소의 색채와 형태, 질감까지 고려해 정원으로서의 아름다움까지 추구하는 것이다.
그녀가 알려주는 트렌디한 키친 가든을 디자인하는 방법.
꽃과 함께 심는 상추
꽃을 골라 함께 심으면 더욱 화려한 정원을 만들 수 있다.
일년생 화초인 할련화, 팬지, 바이올렛, 카렌듈라, 알리숨, 봉선화 등이 잘 어울린다.
키가 큰 꽃을 가운데에 심어서 부피감을 주고 가장자리에 허브와 채소를 심으면
어떤 각도에서도 잘 보이는 디자인이 나온다.
꽃 대신 허브를 이용해도 좋다.
허브는 잎의 색상으로 컬러 디자인을 해야 한다.
은초록빛을 내는 케일부터 진한 자줏빛을 내는 자주바질, 붉은 줄기가 황홀한 챠드 등은
꽃보다도 더 은은하고 아름다운 색을 띤다.
하나의 컨테이너에 반은 먹고 싶은 채소와 허브를 채우고,
나머지 반은 디자인을 위해 색상과 크기, 질감을 고려한 꽃과 허브를 심는다.
큰 채소와 작은 채소를 함께 심어 입체감을 준다
성장이 느린 식물은 성장이 빠른 채소와 같이 심으면 빈자리가 허전하지 않고 더욱 풍성해질 수 있다.
이때는 성장이 빠른 상추가 제격이다.
단, 상추는 성장 속도가 빠르고 한꺼번에 자라기 때문에 절대 한꺼번에 심지 말 것.
가족 수를 생각해 한 주에 먹을 수 있는 양을 계산한 다음 2주 간격으로 심는다.
미리 심어놓은 상추를 다 먹을 때쯤 새로운 상추가 올라오기 때문에
엄청난 속도로 올라오는 상추에 기가 질리는 일이 없어진다.
꽃다발처럼 촘촘하게 심기
상자 안에 사선으로 혹은 마름모 형태로 디자인해서 식물을 심어보자.
그냥 줄을 맞춰 심을 수도 있지만 여기에 기하학적 무늬를 넣어서 심으면 색다른 연출을 할 수 있다.
또 식물을 심을 때 채소와 허브가 자라는 것을 고려해 듬성듬성 심을 수도 있지만
촘촘하게 심는 방법도 괜찮다.
촘촘하게 심으면 크게 자라지 않기 때문에
어린 상태를 좀 더 오래 유지할 수 있고 빼곡하게 채워져서 보다 풍성해 보인다.
심는 용기에 따라 달라지는 분위기
시중에서 파는 일반 화분을 이용하는 것도 좋지만
와인 상자나 쓰던 냄비, 소쿠리, 버려야 하는 욕조 등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목재로 프레임을 짜고 거기에 정갈하게 채소와 허브를 심으면
깨끗하고 세련된 키친 가든을 구성할 수 있고 혹은 자루를 이용해도 멋진 키친 가든이 완성된다.
요리연구가 김은희의 서양 채소 화단
푸드 아카데미 그린테이블을 운영하는 김은희 씨의 스튜디오에는
각종 허브는 물론 로메인, 비트, 루콜라 등 갖가지 서양 채소가 가득하다.
마트에서는 비싸기도 하고 요리할 때마다 사러 나가는 것도 번거로워 키우기 시작한 이 채소들은
나무 상자나 예쁜 화분에 심겨 있어서인지 꼭 화단처럼 보일 정도.
스튜디오 이름도 ‘그린’으로 지을 정도로 마당, 잔디, 채소, 허브 등을 좋아하는 그녀는
이런 취향과 농장 일기 등을 엮어 지난 4월 『그린 테이블』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화분에서 키운 채소는 잎이 연할 때는 채소비빔밥으로,
조금 자라서 잎이 단단해지면 샐러드로 이용하고
허브 페스토와 오일 등도 그때그때 만들어서 쓰고 있다고.
모종 대신 양재동 화훼 농장에서 사온 씨앗을 뿌려 키우는 편인데
그래야 연한 잎부터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녀가 키우는 서양 채소 리스트.
로메인
서양식 상추.
일반 상추에 비해 잎이 길쭉하고 빳빳하다.
쓴맛은 거의 없고 달달하고 아삭한 맛.
시저 샐러드의 메인 재료로 쓰인다.
미리 물을 뿌려 촉촉해진 흙 위에 반나절 정도 물에 불린 씨앗을 뿌리면 심기 끝.
분무기로 물을 주고 신문지로 덮어주면 잘 자란다.
루콜라
영문 이름은 로켓.
열무처럼 톡 쏘는 매운맛이 돌아 입맛을 돋우는 채소다.
물에 씻어 피자나 파스타 위에 그냥 올려 먹기에 좋은 채소.
발사믹 식초로 만든 드레싱과 아주 잘 어울린다.
루콜라와 방울토마토를 발사믹 드레싱에 버무려 먹는 게 제일 맛있다.
비트
뿌리와 잎, 줄기까지 알뜰하게 먹을 수 있는 채소다.
뿌리인 비트는 껍질을 벗긴 다음 채 썰어 샐러드에 넣거나
오븐에 구워 레드와인 식초에 버무리면 달착지근하고 새콤달콤하다.
잎은 쌈 채소로 먹고 줄기는 피클을 만든다.
타임
제일 좋아하는 허브로, 요리할 때 가위로 줄기째 잘라 쓴다.
고기 구울 때나 스톡 만들 때, 수프를 끓일 때 넣으면 향긋한 향이 음식에 녹아든다.
로즈메리
고기의 누린내를 없애주는 허브류.
감자를 오븐에 구울 때 한 줄기 던져 넣으면 아주 향긋하고 맛있는 감자 구이가 완성된다.
이탤리언 파슬리
일반 파슬리는 향이 무척 강해 다진 후 물에 씻어 사용해야 해서 번거로운데
이탤리언 파슬리는 그대로 다져서 여기저기 음식에 감초처럼 뿌려 먹기에 좋다.
수프, 볶음 요리, 파스타 등등 어디에나 잘 어울린다.
후춧가루처럼 어떤 요리에나 두루두루 쓰는 매우 애용하는 채소.
차이브
서양식 부추.
자르면 원통형이라 잘라서 음식을 장식하는 데도 많이 쓴다.
영양부추처럼 마늘의 감칠맛이 느껴져 얇게 저며 당근 수프, 각종 볶음에 뿌려 먹는다.
콜라비
유럽에서는 우리나라의 무처럼 사용하는 서양 무다.
뿌리가 흙 위에서 자라는 신기한 채소.
아삭해서 피클을 담가 스파게티 등을 먹을 때 곁들이면 좋다.
블로거 유다경의 천연 양념이 되는 허브
원예 온라인 커뮤니티 올빼미 화원을 운영하는 유다경 씨는
집 근처 주말농장에 40~50종이나 되는 채소를 심는다.
상추•깻잎•고추 같은 토종 채소부터 바질•로즈메리 등의 허브, 피망•야콘 같은 서양 채소까지
다품종 소량생산를 지향하는 편.
채소를 기르면서 육식 위주이던 식생활이 채식 위주로 바뀌었고
키운 채소를 이렇게 저렇게 먹다 보니 요리에도 일가견이 생겼다고 한다.
직접 키운 허브로 올리브유부터 허브 솔트까지 천연 양념을 만들어 사용하는 실속파.
키우기가 깻잎 수준인 바질로 천연 양념 만드는 법을 알려준다.
실력보다, 정성보다 흙이 더 중요
그녀도 좋은 흙을 만나고 나서 키우는 실력을 부쩍 키울 수 있었다고.
그녀가 애용하는 흙은 토룡토(옥외에서 키울 때 적당)와 토룡분(퇴비 성분이 있는 흙)
그리고 토룡토 분갈이(여러 가지를 배합해 만든 흙) 등이다.
물을 좋아하는 식물에는 보습력이 좋은 토룡토 분갈이를,
관엽류에는 토룡토와 토룡분을 섞어서,
키를 키워야 하는 식물에는 토룡분을 사용하는 등 식물 특성을 고려해 사용하지만
초보자는 토룡토 분갈이면 적당하다.
씨앗을 그냥 뿌리면 싹이 나지 않는 것이 더 많으므로 일일이 파종을 해서 옮겨 심는데,
이때 이용하는 흙은 슈퍼 배양토다.
슈퍼 배양토는 새싹채소를 키울 때도 좋다.
만약 모종을 사서 키울 경우엔 분갈이를 해줘야 잘 자라는데,
뿌리의 흙을 턴 다음 바닥에 배수와 통풍을 위해 마사토를 깔고 토룡토 분갈이 흙을 덮는다.
흙은 에덴 바이오 그린에서 구입.
햇볕보다 중요한 통풍
채소가 잘 자라기 위해서는 햇볕과 물주기가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통풍이다.
아파트에서 채소를 기를 때 베란다 문을 꼭꼭 닫아둔다면
제 아무리 햇볕이 잘 드는 곳이라도 잘 자라지 않는다.
통풍은 흙의 수분을 적당히 마르게 하고, 뿌리를 튼튼하게 한다.
물은 흙이 마르면 주도록.
물을 너무 많이 주면 더 잘 죽는다.
바질 올리브유
오일로 만들기 좋은 허브는 바질 이외에도 로즈메리와 타임이 있다.
3가지를 동시에 넣어 만들기도 하는데
로즈메리 오일은 볶음 요리에,
바질 오일은 피자나 파스타 또는 드레싱에,
타임 오일은 생선 요리에 쓰기 좋다.
병에 바질 잎사귀와 마른 고추, 올리브잎, 통후추를 한데 넣은 다음 올리브유를 부으면 만들기 끝.
하루에 한 번씩 흔들어주고 한 달 뒤부터 사용한다.
향을 키우고 싶을 때는 잎을 더 추가한다.
허브 솔트
삼겹살이나 생선구이를 할 때 표면에 뿌리면 비린내도 없애도 풍미를 더한다.
말린 허브와 소금을 섞어 믹서에 갈아주면 끝. 비율은 취향에 따라 마음대로.
허브잎은 햇볕에 말리면 부서지므로 그늘지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말리는데
특히 채반을 바닥에서 띄워 공기가 위아래로 순환되도록 해야 더 잘 마른다.
허브 맛술
생선 요리 할 때 살짝 뿌리면 냄새를 없애고 살을 단단하게 한다.
만드는 방법도 간단해서 바질이나 로즈메리에 소주와 매실액을 붓기만 하면 끝.
허브의 양은 상관없고 소주 반 병에 매실액 1큰술 정도면 된다.
일주일 후에 개봉한다.
자주 쓰면 향이 날아가기 때문에 작은 병으로 여러 개 만들어 두고 쓰는 게 좋다.
바질 페스토
토마토 페스토처럼 많이 만들어 두고 여기저기 사용하는 바질 페스토.
바질잎 1백 장에 올리브유 10큰술, 다진 마늘 1큰술, 구운 소금 1/2큰술,
잣 5큰술, 파르메산치즈가루 5큰술을 한데 넣고 믹서에 갈아 만든다.
삶은 스파게티 면에 이 바질 페스토를 넣고 쓱쓱 비벼주면 그대로 스파게티가 완성된다.
햄버거 만들 때도 토마토케첩 대신 사용하면 색다른 맛이 난다.
출처 : 네이버 오늘의 집 http://navercast.naver.com/home/living/1599
'관심거리 > 꽃밭(정원) 가꾸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숯을 이용한 초화 정원 (0) | 2012.09.04 |
---|---|
베란다 정원 (0) | 2011.11.07 |
베란다서 키우기 딱좋은 열매식물 3총사 (0) | 2011.05.28 |
사철 꽃나무가 있는 정원 (0) | 2009.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