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이대호 기자] 롯데 자이언츠 11번. 과연 영구결번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인가.
지난 14일 오전 고 최동원 전 감독이 병마와 싸우다 향년 5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 7일 고 장효조 감독이 영면한지 불과 일주일 만에 또 다른 레전드가 운명을 달리하자 수많은 야구팬들은 끊임없는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다.
고 최 전 감독은 1983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프로에 데뷔해 1990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은퇴할 때까지 통산 103승 74패 평균자책점 2.46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특히 고인은 1984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홀로 4승(1패)을 따내는 기적같은 활약을 펼치며 롯데에 첫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롯데 구단 역시 14일 세상을 떠난 고 최 전 감독의 떠나는 길에 최대한의 예우를 보이기로 결정했다. 우선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에 구단 직원을 파견, 그룹 차원에서 장례 전반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15일부터 사직구장 2층에 위치한 자이언츠 박물관에 고 최 전 감독의 추모소를 설치,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생전 롯데 감독이 되길 바랐던 고인의 뜻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명예 감독'직 수여를 검토하고 있으며 '최동원 데이'를 지정, 사직 구장에서 고 최 전 감독을 기리는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롯데의 발빠른 대처와 레전드의 마지막 가는 길에 대한 최대한의 예우에 야구 팬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이제 남은 것은 고 최 전 감독이 달았던 '11번'을 롯데 구단 역사에 아로새기는 것. 팬들은 각종 커뮤니티와 소셜 네크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고인의 등번호를 롯데 역사상 최초의 영구결번으로 남겨 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자격은 충분하다. 고인은 롯데에서 6년 간 뛰며 한국 프로야구사에 남을 굵은 족적을 남겼다.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에 필요했던 4승을 모두 책임진 것만으로도 가능하다. 비록 고인과 롯데는 1988년 트레이드 파동으로 좋지 않게 작별했지만 이후 고인이 사직구장에서 시구를 하는 등 화해의 움직임도 있었다. 이제 관건은 롯데 구단의 의지.
롯데 구단 관계자는 최 전 감독의 영구결번 지정 문제에 대해 "현재로서는 최동원 전 감독의 영구 결번을 구단 차원에서 검토 중"이라며 "이후 여러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롯데 구단은 현재까지 고인에 대한 최대한의 예우를 보이고 있다. 이제 등번호 '11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해 '영원한 부산 사랑'을 보였던 고인의 뜻에 방점을 찍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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