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승엽 은 무조건 삼성 선수 아닌가? 그의 자존심을 지켜줄 것이다."
삼성 송삼봉 단장이 이승엽(35)의 삼성 복귀를 기정사실화했다. 송 단장은 8일 "이승엽이 국내에 돌아오면 삼성 유니폼을 입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최고 연봉 등 국민 타자에 걸맞은 대우를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류중일 감독도 "이승엽이 복귀하면 팀의 3번 타순에 배치할 것"이라며 "12월 초에 계약을 맺고 하루빨리 시즌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를 뒤흔든 '국민 타자' 이승엽이 과연 기대처럼 국내 무대에서 화려하게 복귀할 수 있을까. 프로야구 해설위원들의 전망은 일단 '장밋빛'이다. 최소 타율 2할7푼, 20홈런은 기본. 이효봉 MBC 스포츠+ 해설위원과 구경백 OBS 해설위원은 "부상만 없다면 승엽이가 30홈런 100타점뿐 아니라 홈런왕까지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함없는 '배트 스피드'
일본 프로야구를 중계한 김상훈 SBS ESPN 해설위원은 "8년 전과 비교해도 이승엽의 배트 휘두르는 속도는 크게 느려지지 않았다"며 "나이에 비해 파워도 여전하다"고 했다. 체력만 조금 끌어올리면 '거포 본능'을 충분히 되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해설위원들도 이승엽에게 정교한 타격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투수의 실투를 노려 장타로 연결하는 능력은 기대해볼 만하다고 보고 있다.
이승엽은 반발력이 떨어지는 공인구가 도입된 올해 출장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데도 15개의 홈런(퍼시픽리그 8위)을 기록했다.
◇풍부한 경험
이승엽에게는 한국(9시즌)·일본(8시즌)의 프로 무대에서 뛰면서 축적한 경험이 큰 무기다. 이용철 KBS 해설위원은 "이승엽은 오랜 선수생활을 통해 얻은 노하우가 있고 특히 9시즌 동안 한국 야구에서 활약했다"면서 "오랜 경험을 자만이 아니라 기량 개선으로 연결할 수 있는 선수"라고 했다.
일본에서 이승엽은 2008년 이후로 왼쪽 엄지 수술과 무릎 통증 후유증 등으로 내리막을 걸었다. 하지만 이광권 SBS ESPN 해설위원은 오히려 이러한 경험이 한국 프로야구에서 활약할 수 있게 만드는 '예방주사'가 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일본에서 돌아와 활약했던 KIA의 이범호 를 보면 알 수 있듯 이승엽도 큰 무대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 시절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일 투수 간 차이
한국과 일본 투수들의 기량 차이도 이승엽에게는 희망적인 부분이다. 김상훈 해설위원은 "일본은 국내 리그보다 3배 정도 투수층이 두텁다고 볼 수 있다"며 "구속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제구력에서는 일본 투수들이 한 수 위"라고 말했다. 일본 투수들은 변화구의 꺾이는 각이 크고, 직구 위주의 승부보다는 유인구로 타자의 방망이를 끌어내는 영리한 투구를 한다는 것이다. 양상문 MBC스포츠+ 해설위원도 "일본은 중간계투나 패전 처리를 위해 나오는 투수들까지도 제구력이 뛰어나다"며 "이승엽이 4∼5선발로 나오는 투수나 경기가 치열하지 않은 상황에서 나오는 불펜 투수를 공략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철저한 준비가 우선
한국 프로야구에 대한 적응, 떨어졌던 경기 감각 회복, 타석에서의 약점 극복 등 이승엽에게 남은 과제도 많다. 양상문 해설위원은 "이승엽이 일본에서 마음고생이 심했고 최근 4년간 출장경기 수가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려는 노력이 없으면 전성기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미 노출된 약점 때문에 투수들에게 철저히 공략당할 가능성도 있다. 이광권 해설위원은 "투수들이 이승엽의 약점을 파고들 경우 방망이가 침묵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승엽이 몸쪽 공과 포크볼에 대한 약점을 확실히 털어내지 못하면 오히려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홍준기 기자 everywhere@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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