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행’ 2차 드래프트, 어떻게 열리나
[스포츠칸] 2011년 11월 15일(화)
한국 프로야구에 처음 도입되는 2차 드래프트가 오는 22일 열린다.
2차 드래프트는
각 팀에서 보호선수 40명을 제외한 선수를 트레이드 머니를 지급하고 데려올 수 있는 제도다.
2차 드래프트가 도입된 가장 큰 이유는 신생구단 NC의 선수 수급 때문이지만
선수층이 두텁지 않은 한국 프로야구 여건상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여건상 약점 포지션을 보강하려는 구단과
기회를 얻지 못하는 선수 모두에게 기회인 셈이다.
◇ 어떻게 진행되나
시즌중 열리는 신인 드래프트와는 방법이 조금 다르다.
KBO는 일단 이번 주중에 각 팀으로부터
FA, 군 입대·제대선수 등을 포함한 보호선수 40명에서 제외된 선수 명단을 받는다.
올해초 이사회에서 2차 드래프트가 결정될 당시에는 보호선수를 45명으로 정했으나
최근 실행위원회에서 각 구단의 동의를 얻은 KBO가 보호선수를 40명으로 줄였다.
전년도 순위의 역순으로 지명하는 신인 드래프트와는 달리
2차 드래프트에서는 올시즌 순위의 역순으로 지명권을 행사하게 된다.
신생팀인 NC가 1차 우선 지명권을 행사한 뒤에는 스네이크 방식으로 3라운드까지 진행한다.
지명선수 양도금은 1라운드에 지명한 선수는 3억원, 2라운드 2억원, 3라운드 1억원이다.
NC는 드래프트가 종료된 뒤 5명을 더 지명할 수 있다.
드래프트 당일에는 비공개 회의를 거쳐 지명된 선수만 발표하기로 했다.
원 소속팀에서 뛰어야 하는 나머지 선수들의 자존심을 지켜주겠다는 의도다.
◇ ML ‘룰5 드래프트’와는 다르다
2차 드래프트는 잘 알려진 대로 미국 메이저리그의 ‘룰5 드래프트’를 본 딴 제도다.
‘룰5 드래프트’는 한팀이 유망주를 과도하게 소유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로서
마이너리그에서 3년 이상 활약한 선수 가운데 40인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한 선수들이 그 대상자가 된다.
이들 선수 가운데 1명을 지명하는 팀은 원 소속팀에 5만 달러를 지불해야 하고,
해당 선수를 다음 시즌 25인 로스터에 꼭 90일 이상 올려야 하는 강제 조항도 있다.
2차 드래프트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룰5 드래프트’가 유망주에게 기회를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면
2차 드래프트는 선수 재활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구단이 방출하려는 선수들이 자동적으로 드래프트 대상자가 되고, 군 제대선수까지 보호선수가 되는 까닭에
유망주 보다는 중간 이상급 선수들의 비중이 클 것으로 예상되며
또한 다음 시즌 출전을 보장하는 강제 조항도 없다.
◇ 첫 시도 성공할까
의미있는 첫 시도인 만큼 우려의 시선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올시즌 FA와 군 입대 선수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이
보호선수를 늘리려는 각 구단들의 꼼수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또 손민한·박재홍과 같이 구단에서 방출된 선수들도
새로운 둥지를 찾지 못한채 일단 드래프트를 기다려야 하는 처지고,
양도금의 적절성 여부, 보호선수 규모가 너무 커
각 구단의 전력 평준화와 선수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주겠다는 원래 취지를 살릴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부호도 여전하다.
정금조 KBO 운영팀장은
“ 첫 시도인 만큼 문제가 없을 수는 없다.
이번 시행을 통해 격년제 시행, 보호선수 인원 및 양도금 규모, 제도 유지 등을 보완해
각팀에 기여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계속 연구하겠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 보호선수가 40명으로 축소된 것은
각 구단들이 데려갈 만한 선수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라고 본다.
돈 문제도 결국 모든 팀이 3라운드 지명권을 행사한다면
같은 금액을 주고 받는게 된다.” 고 성공을 확신하며
“ 제도를 주목하기 보다는 이번 기회를 통해
이적한 선수 가운데 한명이라도 주전으로 성장한다면 의미 있는 것 아니겠는가.” 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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