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 특급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 에이전시와 계약한 윤석민(25·KIA)을 원하는 팀은 과연 어디일까. 보라스 코퍼레이션 관계자가 17일(이하 한국시간) 일간스포츠와 단독인터뷰를 통해 그를 원하는 팀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까지 윤석민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구단은 LA 다저스·시카고 화이트삭스·디트로이트 타이거스·뉴욕 메츠 등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대다수 팀들은 그를 3~4선발이 가능한 투수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LA 다저스 '박찬호 처럼?'
올 시즌 다저스의 2선발 역할을 했던 구로다 히로키(13승 16패 평균자책점 3.07)는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었다. 이적 가능성이 큰 편이다. 박찬호와 노모를 통해 '아시아 투수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다저스는 한국의 오른손 에이스 윤석민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윤석민은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09년 월드베이스볼 클래식 준결승서 메이저리거가 대거 합류한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호투를 펼쳤다. 다저스 관계자들은 이 장면을 기억하고 있다. 한인이 모여있는 장소 LA. 윤석민 영입으로 '마케팅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디트로이트, 시카고 W와 뉴욕 메츠도
디트로이트는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다. 다음 목표는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한단계 도약을 위해 선발 투수 영입을 꿈꾸고 있다. 윤석민의 영입이 상승 동력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디트로이트 관계자는 "윤석민의 투구 정도면 팀내 3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고 디트로이트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기아의 빗장이 풀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뉴욕 메츠는 올 시즌 허약한 선발진 탓에 고전했다. '윤석민급 선발'이라면 충분히 3선발 정도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KIA는
보라스 코퍼레이션 관계자는 "메이저리그 팀들이 계속해서 관심을 표명하고 있지만 우리가 현재 대답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에 대한 모든 권한은 기아 구단이 쥐고 있어 기다리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며 "각 팀들에도 그렇게 통보했다"고 밝혔다.
윤석민은 해외진출 자격을 획득하고 보라스와 에이전트 계약을 체결했을 뿐, 자력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는 올 시즌 종료 뒤 KIA에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해외진출(메이저리그)가능성'을 문의했다. KIA는 고심 끝에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는 답을 내놨다.
윤석민도 "2012년에는 KIA 우승을 위해 뛰겠다"고 말했다. 윤석민은 9일 KIA 마무리훈련지인 일본 미야자키에 도착해 선동열 신임 감독과 만났다. 선 감독은 "내년 시즌에도 열심히 해 보자"는 말로 윤석민을 달랬다. 윤석민도 '국보투수' 출신 감독의 부드러운 요청에 마음을 다잡았다.
1년 후에는? 2년 후에도?
포스팅시스템을 거쳐야 하는 1년 뒤, FA 자격을 획득하는 2년 뒤에도 윤석민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까. 윤석민으로서는 복수의 구단이 관심을 보이는 현재를 해외진출의 적기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한 에이전트는 "윤석민이 현재 구위를 유지한다면 이적료 지불이 필요없는 FA가 된 후에 더 많은 관심을 끌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로스앤젤레스 중앙일보=원용석 기자 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