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인절스는 윌슨과 계약도 동시에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5년 총액 7750만 달러(약 876억 원)에 이른다. 물론 푸홀스와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되지만 평균 연봉 1550만 달러(약 130억 원)에 이르는 대박 계약이다.
윌슨은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투수였다. 지난2005년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윌슨은 2009년까지 12승20패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는 2010시즌부터 달라졌다. 지난 2년 동안 31승15패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하며 단숨에 A급 투수의 반열에 올라섰다. 올 시즌 텍사스에도 34차례 선발 등판해 무려 223⅓이닝을 던져 16승7패 평균자책점 2.94를 기록했다. 강타자들이 즐비한 아메리칸리그에서 2점대 평균자책점은 그의 능력을 알 수 있다.
윌슨의 대박 계약은 메이저리그 선수 구조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 수많은 투수들이 있지만 경쟁력 있는 좌완 선발 투수가 극히 드물다는 점이 윌슨의 가치를 높였다.
당장 푸홀스와 윌슨을 영입한 LA 에인절스는 내년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을 넘보게 됐다. 명장 마이크 소시아는 스몰볼과 빅볼을 절묘하게 조합한 승부사다. 지난 2000시즌부터 에인절스를 맡아 3년 만에 월드시리즈 챔피언에 등극하며 '랠리 몽키'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후 2004∼2005년, 2007∼2007년 총5차례나 월드시리즈 진출 문턱인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에서 매번 고배를 마셨다.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 템피에서 OSEN과 단독인터뷰를 한 소시아 감독은 "올 시즌 나와 우리 팀의 목표는 당연히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시아 감독은 "우리는 매우 재능 있는 핵심 선수들을 데리고 있다. 몇몇은 아직 어리지만 이들 역시 성장 가능성이 높다. 간판 선수들과 어린 선수들이 하나가 된다면 월드시리즈 우승에 충분히 도전할 만큼의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챔피언 우승 반지"를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지구 라이벌보다 1승만 더 거두면 된다. 80승, 90승이라는 수치보다 딱 1승만 더 하면 된다"고 했지만 텍사스에 막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에인절스에는 이미 18승 투수에 빛나는 1선발 제러드 위버(29)가 있다. 특히 위버는 우완 투수이기 때문에 윌슨 원투펀치로 환상적인 조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켄드리스 모랄레스, 마크 트럼보, 토리 헌터, 바비 아브레우의 기존 타선에 푸홀스가 중심에 서며 에인절스 타선은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과연 LA 에인절스는 내년 시즌 지구챔피언에 이어 10년 만에 월드시리즈 챔피언을 탈환할 수 있을까. 10년 전 에인절스 팬들이 랠리몽키를 흔들던 모습이 내년시즌에 그려진다.
[OSEN=박광민 기자] agass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