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프로야구 숨겨진 기록](9)
적극과 신중의 경계선… 참기 힘든 ‘초구의 유혹’
[경향신문] 2011년 12월 29일(목)
프로야구 롯데 팬이라면 지난 10월16일, 특히 9회는 잊고 싶은 기억이다.
SK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점수는 6-6 동점.
9회말 롯데의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
무사 1·3루, 롯데 양승호 감독은 손용석을 대타로 내세웠다.
손용석은 초구를 때렸고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이어진 1사 만루에서 손아섭은 또다시 초구를 때렸고, 타구는 마침 2루수 앞으로 굴러갔다.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통한의 병살타.
롯데는 결국 연장 10회 정상호에게 홈런을 허용하면서 결국 6-7로 패했다.
그날의 9회말, 2번의 타석 중 단 한 번이라도 초구를 때리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그렇다면 혹시 롯데가 한국시리즈에 오를 수 있지 않았을까.
양승호 감독은 9회말 상황에 대해
“ 손아섭의 초구 공략보다는 손용석의 초구 공략이 조금 아쉽다.
그렇다고 두 선수가 잘못했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적극적인 공격이 필요했고 그게 가능성이 높았다.” 고 했다.
양 감독은
“ 다만 손용석의 초구 공략이 아쉬웠던 것은 당시 SK가 전진수비를 하고 있었다.
초구를 기다리고 공을 조금 더 봤다면 1루주자 조성환이 2루로 뛸 기회가 있었다.
상대 베이스 커버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단지 그게 조금 아쉽다.” 고 말했다.
초구는 삼키기 힘든 뜨거운 감자다.
투수는 분명히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가기 위해서 초구 스트라이크를 노린다.
2011시즌 가장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은 투수는 한화 안승민으로 64.2%를 기록했다.
절반이 넘는 스트라이크를 노리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초구를 잘못 건드렸다가는 경기의 흐름이 끊길 위험성이 있다.
적극성과 신중함 사이의 경계를 잘 타야 한다.
올 시즌 초구에 가장 많은 스윙을 한 타자는 이제는 SK 선수가 된 LG 조인성이었다.
조인성은 40.1%의 초구 스윙률을 보였다.
롯데 황재균은 38.0%로 4위였지만
초구를 때려 안타를 만든 초구타율도 0.516으로 삼성 최형우에 이어 전체 2위였다.
< 시리즈 끝 >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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