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섭이 돌아왔다.
그간 두문불출하던 최희섭은 17일 팀 복귀에 합의하고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구단과 팬들에게 사죄의 뜻을 나타냈다.
팀 훈련이 시작됐음에도 불참해 의혹을 낳았던 최희섭은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고 구단이 트레이드 시장을 두드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KIA는 수도권팀을 중심으로 협상을 벌였으나 결국 트레이드는 성사되지 못했다. 사실 애초부터 트레이드는 쉽지 않았다. 타율 .308 33홈런 100타점의 화려한 성적은 2009년의 일이었다. 이후 최희섭의 성적은 하락했다. 2010년엔 타율 .286 21홈런 84타점, 지난 해에는 70경기에만 나서 타율 .281 9홈런 37타점에 그쳤다.
거포로서 능력은 인정받았지만 최근 기록은 내세울 만한 것이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선 KIA가 쉽사리 트레이드를 진행하기 어렵다. 선수의 기대치와 가치의 차이가 크니 KIA와 협상 테이블에 앉은 타 구단의 입장은 그야말로 `동상이몽`인 것이다.
게다가 KIA가 트레이드 협상을 진행할 때 최희섭은 팀 훈련에 불참 중이었다. 팀 훈련을 참여하지 않는 선수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 상대에서 좋은 카드를 내주고 굳이 데려갈 필요가 없는 것이다.
`최희섭 파동`은 야구를 향한 선수 본인의 의지가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남게 됐다. 겨우내 `몸 만들기`에 열중하는 것은 곧 선수 본인의 의지를 나타낸다. 그러나 최희섭은 이를 실행하지 않았다. 자신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결국엔 자신을 궁지로 몰게 했다.더 이상 피할 곳이 없게 된 최희섭은 결국 `백기투항`을 할 수밖에 없었다.
정상급 선수가 부상과 부진을 거듭한다면 당연히 마음고생을 할 수밖에 없다. 그렇더라도 프로 선수로서 책임감을 잃는다면 지지를 받기 어렵다.
역시 앞으로의 최희섭에게도 가장 필요한 것은 의지와 노력이다.
그래도 최희섭은 운이 좋은 편이다. 최희섭이 파동의 후유증을 털고 성실히 훈련에 임한다면 팀은 분명 그를 필요로 할 것이 때문이다.
최희섭은 분명 KIA 전력에 도움이 되는 선수다. 이범호, 김상현, 나지완 등 우타 일색의 중심타선보다는 `좌타 거포` 최희섭이 가세한 중심타선이 훨씬 매력적이다. 큰 키에 덩치도 큰 선수이지만 유연성을 갖춰 수비에도 메리트를 갖고 있다.
2009년 KIA 내야진은 분명 시한폭탄을 갖고 있었다. 2루수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신인 안치홍이었고 유격수는 2007년 타격왕을 차지할 당시 3루수였던 이현곤이었다. 수비 때문에 늘 질책 받았던 김상현이 핫 코너를 맡고 있으니 `말 다했다`는 표현이 맞아 떨어졌다. 그러나 이들이 불안정한 송구를 하더라도 최희섭은 장신의 키와 유연한 몸놀림으로 다른 선수였더라면 잡을 수 없는 공을 잡아내며 내야진에 자신감을 키웠다.
당시 최희섭의 공수 만점 활약은 KIA가 우승으로 가는 과정 속에 분명히 자리하고 있다. 또한 2008년의 부진을 딛고 일어선 것이라 더 극적이었다. 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기에 이번 사태를 극복할 방법 또한 본인이 가장 잘 알 것이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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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동거’ 최희섭 사태 일단락…피해자만 득시글
[데일리안] 2012년 01월 19일(목)
◇ 이번 최희섭 트레이드 사태는 넥센 등 여러 피해자를 낳았다. ⓒ KIA 타이거즈
파국으로 치닫던 트레이드 ‘최희섭 사태’는 선수가 백배사죄 뒤 팀에 합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최희섭은 17일 광주에서 KIA 김조호 단장과 면담한 뒤 “그동안 팀 훈련에 불참하며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사죄하고, 팀 훈련에 합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팬들과 구단, 그리고 선동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및 선수단에 너무나 죄송하다”며 “그동안 훈련이 부족한 만큼 모든 힘을 쏟아 훈련에 임해 시즌 중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최희섭과 KIA의 ‘불편한 동거’는 계속될 전망이다. 일단 양 측은 이번 사건으로 서로에게 섭섭한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낸 바 있다. 최희섭은 팀이 싫다며 트레이드를 요구했고, 구단 측 역시 괘씸죄를 적용해 임의탈퇴 또는 제한선수로 묶어두려 했다. 일각에서는 추후 트레이드를 다시 한 번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는 많은 피해자를 남겨 이에 따른 후유증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피해자는 최희섭을 영입하려던 넥센 히어로즈다. 넥센은 지난 16일 최희섭을 받아오는 조건으로 좌완불펜 투수 1명과 오른손 외야수 1명을 내주기로 했다. 이미 언론에 내보낼 보도자료까지 작성했다. 하지만 KIA 측은 “넥센 투수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협상을 파기했다.
이에 넥센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트레이드 합의를 일방적으로 무산시킨 것도 모자라 오히려 책임을 떠안게 됐고, 무엇보다 협상 카드로 지목된 투수는 ‘몸이 좋지 않다’라는 낙인이 찍히고 말았다.
KIA 구단 역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KIA는 지루한 줄다리기 협상을 벌이는 과정에서 선수에 질질 끌려 다니는 모양새로 비춰졌다. 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KIA는 지난 2010년에도 포지션 경쟁에서 밀린 장성호가 트레이드를 요구하자 6개월 뒤 한화로 이적시켰다.
새롭게 부임한 코칭스태프도 김이 새기는 마찬가지다. 과거 타이거즈의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이었던 선동열 감독과 이순철 수석코치는 고향팀에 돌아오며 올 시즌에 대한 각오가 남다르다. 특히 이순철 수석코치는 “최희섭과만 얘기하면 된다”며 높은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희섭이 찬물을 끼얹자 선수단 전체의 열정도 차갑게 식어버린 모습이다. 이에 선동열 감독은 “최희섭이 팀에 굉장히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런 선수는 없어도 된다”며 강경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이미 선동열 감독의 올 시즌 구상에는 최희섭의 존재감이 쏙 빠진 상황이다.
◇ 최희섭 KBO 통산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KIA를 응원하는 팬들도 이번 사태를 지켜보며 이루 말할 수 없는 배신감을 느꼈다. KIA 팬들은 팀을 대표하는 4번 타자가 책임의식을 갖지 못하고 이적을 요구한 행위에 대해 결코 용서할 수 없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희섭은 지난해 한 달 만에 주장직 반납한데 이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팀 기여도가 미미했다. 특히 부상 중 아내와 타 팀 경기를 관람한 것은 팬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결국 최희섭은 시내에 나오는 것조차 꺼리게 됐고, 급기야 광주 신혼집을 처분한 뒤 서울로 이사해 팬들로부터 더욱 더 멀어지고 말았다.
물론 이번 사건의 최대 피해자는 최희섭 본인이다. 최희섭은 트레이드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드러나며 ‘정신력이 약한 선수’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특히 개인 훈련조차 임하지 않아 올 시즌 정상 컨디션을 발휘할지도 미지수다.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최희섭에 대한 고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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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객원기자-넷포터 지원하기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
'최희섭 파동'이 전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윤욱재의 체크스윙]
[마이데일리] 2012년 01월 19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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