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주무르는 큰 손’ 보라스 또 일냈다
[세계일보] 2012년 01월 27일(금)
필더 디트로이트행 이끌어
스타 몸값 불리기의 달인
추신수 에이전트로도 활약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사진)가 다시 한 번 미국 메이저리그를 들썩이게 하는 계약을 성사시켰다.
지난해 11월 ESPN이 발표한 FA 랭킹에서 앨버트 푸홀스(LA에인절스)를 제치고 1위 평가를 받은 강타자 프린스 필더(27)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9년 2억1400만달러(약 2400억원)라는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현지 언론은 필더의 디트로이트행이 의외라는 평가다. 필더 영입에 디트로이트는 언급조차 되지 않던 팀이었다. 디트로이트에는 ‘천재 타자’ 미겔 카브레라(29)가 필더의 포지션인 1루를 맡고 있는 팀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일찌감치 LA행을 확정지은 푸홀스(10년 2억5400만달러)와 달리 FA 협상이 지지부진했던 필더는 3년 이하의 단기계약을 맺거나 FA 재수를 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러한 전망을 단번에 뒤집은 사나이가 스캇 보라스다.
보라스는 메이저리그 구단주와 단장들의 기피대상 1순위다. 다양한 작전을 통해 선수의 몸값을 불려 받는 달인이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최초 1억달러 이상 계약인 1998년 케빈 브라운(은퇴)의 8년 1억500만달러 역시 보라스의 작품이다. 가장 큰 규모의 계약인 알렉스 로드리게스(37·뉴욕 양키스)의 10년 2억7500만달러도 그의 ‘마법’이었다. 이밖에 수많은 슈퍼스타의 거액 연봉계약과 이적을 성사시키며 메이저리그 지형을 바꾼 주인공이 바로 보라스이다.
보라스는 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초장기전 전략으로 선수와 본인이 원하는 계약 조건을 따내는 데 능숙하다. 필더의 디트로이트행도 그랬다. 1주일 전 미겔 카브레라와 함께 디트로이트 타선을 이끌던 지명타자 빅터 마르티네스가 전방 십자인대 수술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상황을 주시하던 보라스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마르티네스보다 더 나은 타자인 필더를 대안으로 디트로이트에 제시했고 결국 거액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디트로이트가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팀이며 1984년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오랫동안 우승에 목말라 있는 팀이라는 점도 보라스가 십분 활용했을 것이 분명하다.
보라스의 행보가 주목되는 것은 그가 유일한 한국인 메이저리거인 추신수(30)와 메이저리그 도전 선언을 한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들인 윤석민(26), 류현진(25)의 에이전트이기 때문이다. 추신수의 소속팀인 클리블랜드는 FA 이전 장기계약으로 추신수를 묶어두려 하고 있으나 보라스는 추신수가 2013시즌 후 FA 계약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1년 계약 연장만을 고수하고 있다. 보라스가 추신수에게도 거액의 FA 계약을 성사시켜 줄지, 또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직행 투수를 탄생시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