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스타급인 보스턴 펜웨이 파크
민기자닷컴 – 2012년 7월 16일 월
최근 개막한 미국의 코미디 영화 ‘테드(TED)’의 클라이맥스가 펼쳐지는 배경은 야구장입니다.
미국 프로야구 MLB의 30개 구장 중에서도 가장 유서가 깊은,
올해로 개장한지 딱 100년째가 되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펜웨이 파크가
바로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장소입니다.
그 유명한 좌측 외야에 위치한 높은 담장 ‘그린 몬스터’도 영화를 통해 팬에게 인사를 합니다.
올 시즌 레드삭스는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보스턴 팬의 실망을 사고 있지만
펜웨이 구장의 인기는 식을 줄 모릅니다.
USA 투데이와 인터뷰한 스포츠 컬럼니스트 댄 쇼네시는
보스턴의 펜웨이 파크는 할리우드 스타급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을 정도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펜웨이 파크는 그동안 참 많은 영화에 출연(?)했습니다.
아마도 가장 유명한 장면은 1989년작 ‘필드 오브 드림스’에 나온 펜웨이 파크일 것입니다.
주인공 케빈 코스트너가 은둔 중인 작가 제임스 얼 존스를 데리고 야구장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곳이 바로 그린 몬스터가 정면으로 보이는 펜웨이 파크였습니다.
< 11m가 조금 넘는 좌측 담장은 그린 몬스터란 별명으로 펜웨이 파크의 상징입니다. ⓒ 민기자닷컴 >
극중에 펜웨이 파크가 아주 많이 나오는 또 다른 영화는 2005년 개봉작 ‘피버 피치(Fever Pitch)’입니다.
드루 배리모어와 지미 팰론 주연의 이 로맨틱 코미디는
주인공 지미가 광적인 야구팬으로 펜웨이 파크에서 야구를 보며 데이트를 하는 장면이
화면을 계속 장식합니다.
실제로 레드삭스의 열광적인 팬인 지미 팰론은 당시
‘ 펜웨이 파크 야구장에 설 수 있었다는 것은 내 인생의 하이라이트이다.
그곳에서 촬영할 기회가 있다면 그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다.
뉴잉글랜드 출신이라면 펜웨이는 천국과도 같다. ’ 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의 배경이 펜웨이 파크가 된 데는 숨겨진 이야기가 있습니다.
원래 대본에서 이 영화의 배경은
펜웨이 파크에 버금가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시카고 커브스의 ‘리들리 필드’였습니다.
그런데 레드삭스 광팬이자 그 지역 출신인 피터 파렐리가 감독을 맡고
역시 레드삭스 팬인 팰론이 주인공에 발탁되면서 보스턴 구장으로 영화의 배경으로 바뀐 것입니다.
‘테드’의 프로듀서인 제이슨 클락도 펜웨이 파크 신봉자입니다.
그는
“ 더 이상 영화를 멋지게 끝낼 방법은 없었다.
보스턴에서 영화를 만든다면 그 지역의 정신을 담아야 하는데 펜웨이만큼 사연과 전통이 얽힌 곳은 없다.
그 도시의 거대한 성지라고 할 수 있는 펜웨이 파크를 영화에 담는 것은 거의 필수라고 할 수 있다.” 라고
말했습니다.
야구장에서 영화를 찍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우선 한 시즌 81번의 홈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야구 경기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촬열 일정을 잘 잡아야 합니다.
그리고 영화를 찍는 동안에는 그 소란함과 요란함으로 팀 업무에 지장을 받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레드삭스 구단은 영화 촬영 등에 적극적으로 협조합니다.
안 그래도 대단히 유명한 구장이지만
할리우드의 무비를 통해 전 세계에 소개되는 홍보 효과를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100년의 전통과 특이하게 생긴 야구장에 트레이드 마크인 그린 몬스터까지,
펜웨이 파크는 앞으로도 종종 영화에 등장할 것은 분명합니다.
미국의 프로야구 구장 중에는 가히 할리우드 톱스타급이라는 칭찬이 과찬이 아닙니다.
< 펜웨이 파크가 등장하는 수많은 영화 중에 'Fever Pitch'는 야구장 신이 가장 많이 나옵니다. >
그렇다면 직접 펜웨이 파크를 가보면 어떨까요.
처음 펜웨이 파크 출장을 간 것은 1998년 조진호의 선발 등판 경기를 취해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당시만 해도 야구장은 아주 낡았고 기자실은 정말 좁았습니다.
1912년에 지어졌으니 그럴 만도 했습니다.
야구장을 부수고 인근에 새로운 구장을 지을 것이라는 말도 나왔습니다.
그리고 2000년 1월 이상훈의 입단 기자회견 취재를 위해 찾았던 펜웨이 파크와 보스턴은 맵게 추웠습니다.
운동장에 눈이 가득 쌓였던 광경과
그 가운데 이상훈이 마운드에 올라 와인드업 자세를 취하던 장면은 눈에 선합니다.
그 후에 김병현 취재와 포스트 시즌 취재 등을 위해 수차례 더 펜웨이 파크를 찾았는데
갈 때마다 야구장은 새롭게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습니다.
2005년 새 구단주 그룹은
신축 구장 대신 전통의 구장을 개보수해서 최신식 구장 이상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구장 개보수에 쏟아 부은 돈은 무려 2억85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300억 원이니 새 구장을 짓는 것 이상의 투자를 했습니다.
공사를 마친 후에 찾아간 펜웨이 파크는
골격은 그대로였지만 모든 것이 눈부신 변화로 초현대식 구장이 부럽지 않았습니다.
낡은 나무 의자는 모두 넓고 편리한 의자로 교체됐고, 곳곳에 편의 시설이 들어섰습니다.
기자실도 훨씬 넓어졌고,
가장 눈의 띄는 것은 그린 몬스터 위에 특석이 배치됐다는 것이었습니다.
현재 758경기 연속 매진이라는
미국 스포츠 사상 최다 기록을 쓰고 있는 펜웨이 파크의 인기는 식을 줄 모릅니다.
펜웨이는 최다 수용인원이 3만7495명으로
MLB 30개 구장 중에 4만 명 수용이 안 되는 6개 구장 중의 하나입니다.
당연히 표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라 미리 미리 반드시 예약을 해야 합니다.
가격은 위치에 따라 아주 다양합니다.
가장 비싼 자리는 그린 몬스터 위의 좌석으로 165달러, 약 19만 원 정도인데
문제는 추첨을 해서 자리를 배정할 정도로 최고의 인기석이라는 것입니다.
펜웨이 파크에서 야구를 보는 것도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그린 몬스터 장벽 위에서 레드삭스 경기를 관전하는 것은
복권에 당첨되는 행운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포수 뒤쪽의 필드 박스석은 130~135 달러(약 15만원) 선이고
우측 외야의 특석이 115달러(약 13만원)입니다.
MLB 구장 중에 평균 입장료가 가장 비싼 구장이긴 하지만 저렴한 자리도 있습니다.
우측 외야의 가장 꼭대기 자리는 12달러, 약 1만4000원으로 가장 저렴합니다.
외야에는 입석도 있는데 20달러, 25달러짜리 두 가지가 있습니다.
모두 23곳의 위치에 따라 각기 다른 가격의 입장권을 판매합니다.
인터넷을 예매를 할 경우 수수료도 붙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포인트 하나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는 것입니다.
복잡한 다운타운 인근에 위치해 주차 시설이 거의 없고,
혹시 구해도 때론 50달러가 넘는, 입장료 이상의 주차비를 내야합니다.
< 올해도 딱 100년째를 맞은 펜웨이 파크 우측 외야에는 홀로 빨간색 의지가 하나 있습니다.
1946년 6월 9일 전설 테드 윌리엄스가 구장 사상 최다인 153m 홈런을 친 지점입니다. ⓒ 민기자닷컴 >
그러나 펜웨이 파크는
메이저리그 팬이라면, 그리고 또 야구팬이라면 기회가 되면 꼭 한 번은 가볼만한 야구장입니다.
미국의 국가 사적지로 지정될 정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이 야구장에 들어서면
야구의 신들이 숨 쉬고 지켜보는 느낌을 받을 정도입니다.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와 더불어 가장 오래됐지만
그만큼 전통과 역사, 그리고 리글리 필드에 비해서는 훨씬 현대적인 편리함까지 갖춘 구장입니다.
또한, 야구가 시작되기 전 오전에는 16달러를 내면 야구장 투어를 할 수도 있습니다.
샅샅이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 팬이 들어갈 수 없는 더그아웃이나 클럽하우스를 볼 기회도 있습니다.
역시 예매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100년이 된 이 야구장은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스포츠 구장이 됐습니다.
오래됐다고, 낡았다고 무조건 무시할 일은 아닙니다.
오히려 적극적인 투자와 개보수로 전통과 역사를 이어가면서
동시에 초현대식 구장을 무색케 하는 편리함과 쾌적함까지 갖춘 펜웨이 파크는
참으로 부러운 구장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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