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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과 애틀랜타의 다른 행보

leekejh 2012. 9. 26. 17:56

 

       [문상열의 백스톱]

                  워싱턴과 애틀랜타의 다른 행보

              에이스인 스트라스버그와 메드렌 기용 차이로 포스트시즌 명암 갈릴 듯

 

                                                                                   마니아리포트 | 문상열 2012. 09. 26

 

 

워싱턴 내서널스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크리스 메들렌. 둘은 같은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의 우완들이다. 스트라스버그가 1988년생, 메들렌이 1985년생으로 3살 위다. 두 투수는 입단부터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스트라스버그는 2010년 드래프트 전체 1번으로 지명된 초특급 유망주. 반면 메들렌은 2006년 10라운드에 지명됐던 평범한 기대주였다.

 

 

그러나 올해 시즌 막판과 포스트시즌에서의 두 투수의 역할은 극명하게 갈릴 전망이다. 이는 워싱턴 구단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의 판단 미스 때문에서 비롯됐다. 둘은 2010년 비슷한 시기에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인 '토미 존 서저리'를 받았다. 한 시즌 재활을 통해 스트라스버그와 메들렌은 올해 빅리그에 복귀했다. 하지만 복귀 접근 방식은 사뭇 달랐다.

워싱턴 구단은 스트라스버그를 선발로 기용하면서 마이크 릿조 단장이 "올시즌 스트라스버그의 투구이닝을 160이닝으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8월 이후 이 문제가 메이저리그 최대 이슈로 떠올랐고, 스트라스버그는 결국 9월 8일 마이애미 말린스전을 끝으로 2012시즌을 마쳤다. 포스트시즌도 등판하지 못한다. 올해 투구이닝은 159.1이닝. 15승6패에 평균자책점 3.16으로 시즌을 끝냈다.

스트라스버그가 선발로 시즌을 시작하며 투구이닝을 제한받은 반면 애틀랜타 구단은 메들렌을 불펜투수로 먼저 기용했다. 그의 선발등판은 후반기 8월1일 마이애미 말린스전이었고5이닝 동안 4안타 1실점했다. 불펜투수에서 선발로 전환해 피칭을 하고 있어 투구이닝 제한 등의 관리대상도 아니다. 26일(한국시간) 마이애미 말린스전을 포함해 132이닝을 던졌다. 포스트시즌 피칭도 전혀 문제될 게 없다. 에이스인 스트라스버그를 전력에서 빼버린 워싱턴과는 매우 대조를 이루는 대목이다.

현재 메이저리거 가운데 가장 뜨거운 투수가 메들렌이다. 이날 말린스전에서 메들렌은 7이닝 동안 홈런 2개를 포함해 5안타 3실점했다. 또 하나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였다. 자칫 패전의 위기에 몰렸으나 9회말 프레디 프리먼의 생애 첫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패를 면했다. 브레이브스는 메들렌이 선발등판한 22경기에서 연속승리를 거뒀다. 팀의 특정 투수 선발 연승 기록은 22연승이다. 뉴욕 양키스 화이티 포드가 1950년과 1953년 선발등판에서 22연승을 작성한 바 있다. 따라서 메들렌의 선발등판은 곧 승리를 의미한다. 선발 무패다.

메들렌은 이날 현재 9승1패 평균자책점 1.64를 마크하고 있다. 1패는 불펜투수 때 떠안은 패전이다. 올해 불펜투수로서는 38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2.48을 기록했다. 그러나 선발등판한 11경기에서는 8승 무패 1.04다.

브레이브스는 말린스전 4-3승리로 플레이오프 티켓을 확정했다. 지난해 89승을 거두고도 막판 몰락으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1.0게임 차로 티켓을 놓쳤지만 올해는 89승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 워싱턴은 93승61패로 애틀랜타에 4.0게임 차 앞서 있다. 매직넘버는 3이 남아 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워싱턴 지구우승, 애틀랜타 와일드카드로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브레이브스는 한 경기 와일드카드 때 누구를 선발로 기용할지가 다소 고민이다. 베테랑 팀 허드슨과 메들렌 가운데 택해야 한다. 현재 구위로는 메들렌이지만 큰 경기에 대한 경험에서는 허드슨(16승6패 3.61)이다. 전문가들은 허드슨이 경험에서는 앞서는 게 분명하지만 구위를 감안했을 때 메들렌의 선발등판 우세론을 편다. 그런 다음 승리할 경우 디비전시리즈에서 제1선발을 허드슨 로테이션으로 시작하는 것을 정상적으로 보고 있다.

메들렌은 메이저리그 투수로는 작은 편이다. 178cm다. 스트라스버그는 193cm로 장신이다. 구위도 스트라스버그가 위력적이다. 꿈의 세자릿수(100마일-161km)를 뿌리기도 했다. 그러나 야구라는 게 체격으로만 하는 게 아니다. 메들렌은 포심 패스트볼이 148km-143km를 구사하지만 완급조절이 매우 뛰어나다. 스트라스버그는 전형적인 파워피처다. 159.1이닝 동안 삼진만 무려 197개를 작성했다. 메들렌은 132이닝에 삼진 116개다. 낮은 수치는 아니다.

워싱턴은 1981년 전신 몬트리올 엑스포스 이후 3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이다. 우승에 대한 전통이 없는 팀은 항상 정상급의 전력을 유지하는데 애를 먹는다. 사실 워싱턴으로서는 올해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는 호기일 수 있다. 에이스 스트라스버그가 끝까지 마운드를 지켰다면 가능할 법했다. 좌완 지오 곤살레스가 20승 투수가 됐고, 조던 짐머만(12승8패) 등이 건재할 때가 적기이기 때문. 동부지구는 내년 기약이 없다. 그러나 스트라스버그는 전력 제외다. 디비전시리즈 1차 관문을 통과할지도 미지수다. 앞으로 벌어질 워싱턴과 애틀랜타의 포스트시즌 행보가 매우 흥미로운 이유다.

 

 

  <로스앤젤레스에서> [마니아리포트 문상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