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포스트시즌 확대가 가져온 변화들
더 베이스볼 | 문상열 | 2012. 09. 26
메이저리그는 2012년부터 플레이오프 진출팀을 리그별로 한 팀씩 늘렸다.
지난해까지는 양대리그의 각 지구(동부, 중부, 서부)의 우승팀과
리그 각각 승률이 가장 높은 한 팀을 와일드 카드로 해서
리그당 4팀씩 모두 8개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러나 노사 합의로
올해부터 와일드카드 팀을 1개씩 늘려 모두 10개팀이 포스트시즌에 참가한다.
스몰 마켓 팀들의 간판스타 장기계약
올 시즌 초 메이저리그 트렌드 가운데 하나가 팀의 간판 스타들과 장기 계약이었다.
공통점은 프리에이전트가 되기 전에 장기 계약으로 묶어 둔 점이다.
워싱턴 내셔널스의 3루수 라이언 짐머만은 기존 계약이 2013년까지 돼 있었다.
구단은 지난 2월 6년 1억 달러에 연장 계약을 체결해 2019년까지 내셔널스 유니폼을 입도록 했다.
연봉으로 1670만 달러가 된다.
짐머만의 뒤를 이어 시범경기가 벌어지고 있는 3월
만년 하위 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FA가 되려면 2년이나 남아 있는 중견수 앤드류 맥커첸과 6년 5150만 달러에 장기 계약을 맺었다.
1992년 이후 한번도 승률 5할 이상을 만들지 못했던 피츠버그로서는 파격적인 계약이었다.
4월 들어 신시내티 레즈는
MVP 출신 1루수 조이 보토와 10년 2억2500만 달러의 장기 계약으로 화제를 뿌렸다.
메이저리그 사상 통산 4번째 총 연봉 2억 달러 이상 계약자가 됐다.
며칠 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퍼펙트게임의 주인공 우완 맷 케인과 6년 1억1025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장기 계약이 성공보다는 실패 사례가 많음에도 구단들은 강행했다.
FA 시장에서 빼앗기지 않으려는 판단이었다.
장기 계약을 맺은 팀 가운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제외하면
스몰 마켓 팀들이라는 점이 또 하나의 특징이다.
그나마 워싱턴 지역은 신시내티, 피츠버그보다 인구가 많아 중계권료가 상향 조정될 수 있는 곳이다.
신시내티가 보토와 맺은 2억2500만 달러 계약은 큰 위험 부담을 안고 있는 게 사실이다.
미국 프로 스포츠는
슈퍼스타들과 장기 계약이 실패로 돌아가면 구단의 존폐 위험까지 이르게 된다.
텍사스 레인저스가 대표적이다.
톰 힉스 전 구단주는 2000년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미국 스포츠 사상 최초의 2억5200만 달러 계약을 맺은 후
성적 부진과 함께 파산으로 이어져 구단을 빼앗기고 말았다.
스포츠 시장이 작은 신시내티 레즈,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등이
예상을 뒤엎고 간판 스타들과 장기 계약을 맺은 이유는 올해부터 바뀐 플레이오프 시스템이 결정적이다.
플레이오프 경쟁에 뛰어들면
스타 플레이어에 대한 연봉 가치를 충분히 뽑을 수 있는 게 미국 스포츠 시장이다.
포스트시즌 한 경기는 수백만 달러의 수입을 보장한다.
챔피언 결정전까지 진출하면 수천만 달러가 들어온다.
비즈니스로 접근해도 장사가 되는 투자다.
흥미로운 것은 시즌 초 팀내 간판들과 장기 계약을 맺은 팀들은 플레이오프 진출이 유력하다는 점이다.
치열한 경쟁과 리그 수입확대
메이저리그는 올해부터 10개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
1개 팀을 늘려도 다른 종목에 비해서 메이저리그의 플레이오프 진출 팀이 가장 적다.
32개 구단으로 운영되는 NFL(북미미식축구리그)은 12개팀이며,
프로농구 NBA와 프로아이스하키 NHL은 30개 구단 가운데 절반 넘는 16개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
한 팀을 늘렸다는 것은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시장이 작은 팀에도 포스트시즌 진출 기회가 올 수 있게 된 것이다.
시장이 작은데도 불구하고 스타 플레이어와 장기 계약을 맺을 수 있었던 배경이다.
밀워키 브루어스 구단주 출신인 버드 셀릭 MLB 커미셔너는
스몰 마켓 팀들의 포스트시즌 진출 문호가 넓어지기를 원했다.
와일드카드 티켓을 한 장 더 늘린 것도 셀릭 커미셔너의 공로이다.
프로 리그들이 포스트시즌을 늘리는 이유는 상업적 목적 때문이다.
많은 팀들에 포스트시즌 진출 기회를 확대하는 취지도 있지만 밑바탕은 수입 확대다.
플레이오프 경쟁 팀은 로컬 방송 중계권료가 껑충 뛴다.
방송사로서는 콘텐츠 확보가 절실하다.
관중도 크게 늘어난다.
플레이오프 진출 여부는 관중 동원에 절대적 요소다.
일찍 탈락하는 팀은 8월 중순부터 관중이 감소하기 시작한다.
9월부터는 미국 최고 스포츠 대학 풋볼과 NFL이 시작되는 터라 관중 동원에 큰 영향을 받는다.
마지막 주까지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면 구장은 자연스럽게 차게 된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하더라도 시즌이 종료되는 마지막 주까지 경쟁을 벌이도록 하자는 게
와일드카드의 확대 목적이다.
올해 와일드카드 팀을 확대하면서 플레이오프 시스템도 바뀌었다.
먼저 와일드카드 진출 팀끼리 한 경기를 벌인다.
예전 정규 시즌에서 지구 동률이 될 때 한 경기 플레이오프와 같은 방식이다.
홈팀은 승률이 높은 팀이다.
5전3선승제의 디비전시리즈는
승률 낮은 팀에서 먼저 2경기를 벌이고 승률 높은 팀이 3경기를 치르게 된다.
7전4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은 2-3-2 방식이다.
승률 높은 팀이 홈필드 어드밴티지를 갖는다.
월드시리즈 역시 2-3-2 방식인데
올스타게임에서 승리한 리그가 홈 필드 이점을 갖게 된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내셔널리그가 홈 필드 이점을 안고 있다.
플레이오프 진출 유력후보
올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이 유력한 팀을 보면 다음과 같다.
아메리칸 리그 동부 지구는 전통의 강호 뉴욕 양키스의 지구 우승이 거의 확정적이다.
팀워크가 무너진 보스턴 레드삭스는 와일드카드조차 어렵다.
중부 지구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경쟁이다.
시카고는 지난해 오프시즌 FA를 한 명도 데려오지 않은 돌풍의 팀이다.
디트로이트는 2억1400만 달러를 투자해 1루수 프린스 필더를 영입하고도
시즌 내내 외줄 타기 승부를 벌이고 있다.
중부 지구는 지구 우승 경쟁에서 탈락하면 와일드카드 확보도 보장할 수 없다.
서부 지구는 2년 연속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텍사스 레인저스의 우승이 확실하다.
아메리칸 리그 와일드카드 레이스에는
탬파베이 레이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또는 시카고 화이트삭스),
오클랜드 에이스, LA 에인절스 등이 경쟁권에 포함돼 있다.
볼티모어는 1997년이 마지막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LA 에인절스는 오프 시즌에 강타자 앨버트 푸홀스, 좌완 C J 윌슨 등 투타의 핵을 거금을 주고 데려왔지만
지구 우승은 어려운 상태다.
오클랜드는 9월 일정이 워낙 험해 플레이오프 진출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와일드카드 레이스는 연승, 연패를 하지 않는 한 뒤집기가 어렵다.
같은 지구에 속해 있지 않아 게임 차를 줄이는 게 쉽지 않다.
내셔널리그는
동부 지구 워싱턴 내셔널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중부 지구 신시내티 레즈,
서부 지구 LA 다저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우승을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워싱턴은 전신 몬트리올 엑스포스의 1981년 PO 진출이 마지막이다.
최강 선발 로테이션을 갖추고 있다.
문제는 에이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의 160이닝 투구 제한이다.
9월 로테이션에서 제외된다는 점이다.
내셔널리그 3개 지구 가운데 우승이 거의 확정적인 팀은 신시내티다.
1루수 보토가 부상으로 빠졌는데도 선두를 고수했다.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LA 다저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월드시리즈 디펜딩 챔피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이 각축을 벌일 전망이다.
8월 초까지만 해도 애틀랜타와 피츠버그가 와일드카드 티켓을 확보할 것으로 보였으나 순위가 요동쳤다.
시즌 마지막 주에서 결정될 게 확실하다.
야구는 이변이 가장 많은 종목이다.
와일드카드 팀이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할 확률도 타 종목에 비해서 높다.
지난해 시즌 최종일 플레이오프 티켓을 붙잡은 세인트루이스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을 거둘 것으로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올해도 어떤 이변이 가을 잔치에서 일어날지 알 수가 없다.
와일드카드의 매력이다.
글 / 사진. 문상열 LA 스포츠 칼럼니스트
※ 이 기사는 KBO가 만드는 월간 야구 매거진 [더 베이스볼] 9월호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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