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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 커트 실링이 포스트시즌에서 신었던 ‘핏빛 양말’.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00년대 초중반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로 이름을 날렸단 커트 실링(46)이 은퇴 후 우울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보스턴 지역신문인 ‘보스턴 글로브’는 5일(이하 한국시간) 실링이 사업실패로 등에 업은 수백만 달러의 빚 때문에 부상 투혼의 상징인 ‘핏빛 양말’을 남에게 빼앗길 처지에 놓였다고 전했다.
실링은 지난 2009년 메이저리그에서 은퇴한 뒤 평소 좋아하던 게임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투자한 게임회사 ‘38 스튜디오’가 파산하면서 자신이 투자했던 5000만 달러를 날린 것은 물론 물론 로드 아일랜드주로부터 투자받은 7500만 달러마저 갚을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결국 실링도 개인 파산신청을 했지만 로드 아일랜드 주정부는 돈을 받기 위해 실링을 고소했다. 이 과정에서 실링은 2004년 우승 당시 마운드에서 신었던 ‘핏빛 양말’을 은행 담보물 리스트에 올렸다. 따라서 만약 실링이 은행 채무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이 양말은 은행소유가 된다.
실링은 이 양말 외에도 루 게릭이 썼던 모자와 2차 세계대전 기념물도 담보물 목록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시절 통산 200승-3000탈삼진을 올린 실링은 2004년 뉴욕 양키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에서는 발목 부상으로 양말이 피로 붉게 물든 상황에서도 ‘핏빛 투혼’으로 팀에 승리를 안겨 큰 감동을 안겼다. 당시 보스턴은 실링의 투혼에 힘입어 첫 3경기를 내준 후에 나머지 4경기를 모조리 쓸어담는 ‘리버스 스윕’을 이루며 극적으로 월드시리즈에 올라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