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가 류현진을 데려가는 이유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화로 약280억 원(2573만 7737달러33센트)이다. 돈을 적게 쓰는 한국의 중하위권 구단 한해 예산보다도 훨씬 많은 금액이다. 일본 선수를 포함해 아시아권에서도 역대 4번째로 높은 응찰액 을 써내고 류현진을 데려갈 팀은 과거 박찬호가 몸 담았던 LA다저스로 한국 교민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이다. 아직 류현진의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연봉협상을 해야 하는 절차가 남았지만 현재의 분위기로서는 류현진이 MLB에서 뛸 확률은 높다고 볼 수 있다.
많은 야구팬들이 필자에게 묻는 질문 중 하나가 류현진 선수가 그 돈을 모두 가져가는 거냐는 것이다. 답은 280억원 모두 류현진의 원 소속 팀인 한화가 가져간다. 류현진은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다저스와 따로 협상을 해 연봉을 정하게 된다. 기간과 금액을 정하게 되는데, 예로 류현진이 국내에서 받는 것보다도 다저스가 연봉을 적게 책정하면 류현진은 미국에 가지 않을 수 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다저스는 왜 예상을 뛰어넘는 금액을 써내고 류현진을 데려가려고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네드 클레티 LA다저스 단장은 "오랜 시간 동안 류현진을 지켜봤다"며 다저스가 일찍부터 류현진을 데려가기 위해 공을 들여왔음을 시사했다. 다저스가 류현진을 데려가기 위해 크게 두 가지를 염두에 두고 영입작업을 해왔을 것이다. 첫째는 당연히 전력 보강을 해 내년에는 우승을 하기위한 것이고, 두 번째는 마케팅으로 한국 교민시장을 확보하려는 생각에 과감한 배팅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과거 박찬호를 데려가 크게 재미를 봤던 다저스는, 지명타자 제도가 없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팀으로 올 시즌 30개 팀 중 팀 타율1위(.274)와 팀 자책점3위(3.34)를 했으나 SF 자이언츠에 이어 지구 2위를 했다. 투타의 성적만 놓고 보면 당연히 포스트시즌에 나갔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외형적으로 막강 투타를 보유했지만 이기는 경기를 하지 못해 승률13위를 하며, 각 지구 1위 6개 팀과, 와일드카드 두 장등 8개 팀이 나가는 가을 잔치에 나가지 못했다.
올 시즌 월드시리즈 챔피언은 다저스와 같은 지구에 있는 라이벌, SF 자이언츠가 했다. 최근 3년 새 2번 우승 한 최강 SF 자이언츠의 벽을 넘지 못하면 지구1위는 고사하고 포스트시즌에도 나가기가 요원한 다저스로서는 강력한 좌 투수 한명이 더 필요했기에 류현진을 눈여겨보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다저스는 선발 투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리그 자책점1위이자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14승9패,2.53)와 채드 빌링슬리(10승9패,3.55), 그리고 지난 시즌 중 보스턴에서 트레이드 되어온 조시 베켓(7승14패,4.65), 애런 하랑(10승10패,3.61), 크리스 카푸아노(12승12패,3.72)등이 있으나 커쇼 외에는 임팩트를 주는 투수가 없어 단기전에서 확실히 던져 줄 투수가 다저스는 필요한 것이다.
다저스는 베켓이 되살아나 호투를 해줘 커쇼와 강력한 원투 펀치를 구성하고, 류현진이 10승 이상만 해준다면 충분히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바라볼 수 있다. 팀이 우승을 하자면 기존 전력 외에 백업까지 강해야 하는데 다저스는 류현진을 데려가므로 인해 기존 투수들 중 트레이드까지 고려할 만큼 선발진에 여유가 생겼다. 여기에 혹시 선발진에서 부상으로 이탈하는 것 까지 염두에 뒀다면 선발 투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기에 다저스입장에서는 꼭 류현진이 필요했을 것이다.
실제로 다저스 홈페이지에 실린 것을 보더라도 기존 투수들의 부상을 염려해 미리 대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외에 다저스는 좋은 좌 투수들인 커쇼와 크리스 카푸아노가 있다. 그런데도 역시 류현진을 데려간 데에는 MLB에 자꾸 늘어나는 좌타자와 스위치히터를 겨냥한 포석이 될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류현진이 과연 MLB가서 통하고 또 잘해 낼 수 있을 까하는 우려 반, 기대 반으로 걱정하는 팬들도 많을 것이다. 현재의 구위를 감안하면 충분히 통하고도 남는다고 필자는 확신 할 수 있다.
류현진은 기량도 좋지만 멘탈도 엄청나게 강한 선수라는 것을 올 시즌을 통해 증명해 보였다. 보통 투수들은 타자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승을 따낼 수 없고, 또 점수를 내주지 못하면 제풀에 포기하거나 위력적인 피칭을 하지 못하게 되는데, 류현진은 타선의 지원이 빈약한데도 불구하고 9승과 탈삼진 210개를 잡아내는 놀라운 피칭을 선보였다. 만약 류현진이 롯데나 삼성 또는 SK 소속이었다면 최소15승 이상은 가볍게 했을 것이다. 이러한 도움을 류현진이 다저스에 가게 되면 받게 될 것으로 보여 그의 호성적을 더욱 낙관하게 된다.
다저스가 류현진 에게 눈독을 들인 이유 중 또 하나는 일거양득을 생각 했을 것이다. 전력에도 크게 보탬이 되고, 류현진 마케팅을 통해 한국 교민들의 발걸음을 다저스구장으로 돌려 돈도 벌겠다는 생각도 배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실 예로 다저스는 1994년 박찬호를 LA로 데려가 2001년까지 잘 활용했다. 당시 한인 교포들은 연간 회원권을 너나 할 것 없이 끊었고, 박찬호가 등판하는 날이면 다저스 스타디움으로 몰려 LA코리아타운이 한산할 정도라고 했다.
메이저리그 팀들의 스타디움 마케팅은 상상을 초월한다. 10~20달러짜리 티켓을 사고 들어온 관중에게 먹을거리와 기념품을 팔아 30~40달러를 더 쓰게 만드는 마케팅 기법은 부러울 따름이다. 다저스는 이 부분을 통해 2600만 달러와 류현진 에게 지급되는 연봉을 보전할 계획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아직 최종 결정은 나지 않았지만 한국 야구로서는 경사다. 수많은 어린이들이 과거 박찬호의 활약상을 보고 야구선수로서의 꿈을 키웠듯이 이제는 류현진 키드가 생겨나기를 바란다.
우석대학교 교수 박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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