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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은퇴 공식 기자회견… “안녕, 감사했어요”

leekejh 2012. 12. 1. 02:44

 

박찬호, 은퇴 공식 기자회견… “안녕, 감사했어요”

“내게 야구는 학교… 난 운좋은 야구인”
“끝이라기보단 새 출발, 축하받고 싶다”

경향신문 | 이용균 기자 | 입력 2012.11.30

 

 

박찬호(39)가 30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은퇴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찬호는 1시간30분 동안 이어진 기자회견을 통해 감사한 마음과 미안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지난 19시즌, 야구를 시작한 이후 30년을 돌이킬 때는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박찬호의 90분짜리 기자회견을 정리했다.

생각해보면 참 운이 좋은 녀석이었습니다. 시골에서 태어나서 멋도 모르고 야구를 시작했는데, 그 야구가 재미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우승의 감격도 누렸고 그 감격으로 야구를 이어갈 수 있었고 서울에 있는 대학에 들어가는 영예를 얻었습니다. 나아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긴 시간을 메이저리그에 몸담는 명예도 얻었습니다. 한국 야구 역사상 저만큼 운이 좋은 사람이 또 있을까, 감사한 마음을 갖습니다.

1승, 1승을 채워나갈 때마다 기쁨과 흐뭇함, 보람을 느꼈습니다. 은퇴의 갈림길에서 피츠버그에서 손을 내밀어줘 124승을 달성할 때는 첫 승 때보다도 더 기뻤습니다.

오래전부터 그리워했고 소망했던 한국무대에 들어와 더 의미가 있고 값진 기쁨을 얻었습니다.

밤새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어떤 단어를 써야 이 감사한 마음을 다 표현할 수 있을까.

안승민이 제일 기억에 많이 남는군요. 많은 웃음을 주고, 웃기기도 했고. 자기 딴에는 저와 닮았다는 얘기를 기분 나쁘게 생각하는데(웃음), 제 일을 많이 도와줬습니다.

통영에서 오랜 시간 운전해서 이 자리에 와준 장성호고맙습니다. 선물해 준 2000안타 방망이는 값진 보물이 될 겁니다. 김태균은 며칠 전에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더군요. 팔이 빠질 때까지 후배들을 위해 던져달라는 당부. 기억에 남습니다. 모두에게 미안하고 감사합니다.

제게 있어 야구는 학교였습니다. 다른 이들이 책과 수업을 통해 배운 것을 저는 야구를 통해 배웠습니다. 야구를 통해 만난 사람들은 제게 더 성숙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게 해 줬습니다. 시련을 겪으면서 야구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이라고 배웠습니다. 야구장은 교실이었고 야구경기는 과목이었습니다.

후배들에게 너무 이기는 것만 생각하지 말라고 하고 싶습니다. 목표를 길게 보고 항상 당당하게 실패와 실수를 견뎌낼 수 있는 마음을 가졌으면 합니다. 야구를 통해 사회의 다른 이들에게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기를 바랍니다.

야구에 대한 철학이 분명한 선수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런 철학이 야구를 발전시키는 것은 물론 사회를 건강하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에게 '장하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뭔가를 이뤄내서가 아니라 견뎌낸 것에 대해서 말입니다. 끊임없는 도전, 잘 견뎌와서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사실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지금 이 시간이 7년 전 하와이에서 결혼식을 하고 있던 시간입니다. 은퇴는 끝이 아니라 (결혼처럼) 새로운 시작입니다. 은퇴발표 뒤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많이 받았습니다. 끝난다는 말보다 새로운 시작에 대한 축하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생을 마감한 뒤에도 야구인으로서 '축하한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

 

 

 

메이저리그 공식사이트, 박찬호 은퇴 보도

뉴시스 | 조용석 | 입력 2012.11.30

 

 

【서울=뉴시스】조용석 기자 = 메이저리그(MLB)도 '코리안특급' 박찬호(39)를 잊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공식사이트인 mlb.com은 30일(한국시간) '아시아출신 최다승투수인 박찬호가 은퇴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경력을 포함한 한국과 일본의 활동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mlb.com은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서 1994~2010시즌까지 17년동안 7팀에서 활약한 뒤 2011년 일본으로 건너갔으며 2012시즌에는 고향인 한화 이글스에서 뛰었다고 소개했다.

또 메이저리그에서는 476경기에 출장해 124승98패 평균자책점 4.36을 기록했으며 1715개의 탈삼진을 잡아냈다고 전했다.

mlb.com은 박찬호가 결정적인 순간 홈런을 얻어맞아 대기록 달성을 도왔던 아쉬운 순간도 놓치지 않고 소개했다.

2001년 메이저리그 올스타에 선발된 박찬호는 그해 은퇴를 선언한 칼립켄 주니어에게 홈런을 얻어맞았다. 칼립켄 주니어는 박찬호 덕분에 '올스타전 최고령 홈런타자'가 됐다.

박찬호는 2001년 10월6일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서 베리 본즈에게 71호, 72호 솔로홈런을 헌납하며 홈런신기록의 제물이 됐다.

또한 1999년 4월24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서 페르난도 타티스에게 한 이닝에 연타선 만루홈런을 허용한 일화도 소개했다. 박찬호는 이후 국내 야구팬들로부터 '한만두'(한 이닝 만루홈런 2개)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mlb.com은 박찬호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소속이던 2010년 124승째를 달성해 종전 노모 히데오가 가지고 있었던 메이저리그 아시아 선수 최다승 기록을 새로 작성했다고 전했다.

2011년 일본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펄로스에서는 부상으로 제 역할을 못했으며, 큰 환영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간 2012시즌은 5승10패 평균자책점 5.06으로 마감했다고 밝혔다.

chojuri@newsis.com

 

 

박찬호 은퇴, 미국 팬들에게도 화제

일간스포츠 | 김효경 | 입력 2012.11.30

 

 

[일간스포츠 김효경]

박찬호(39·한화)의 은퇴 소식은 미국 팬들에게서도 화제였다.

CBS스포츠의 블로그 페이지 '아이 온 베이스볼'은 '최초의 한국인 메이저리거 박찬호가 30일 은퇴를 발표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 매체는 '박찬호가 17년간 LA다저스를 시작으로 17년동안 아시아인 최다승인 124승을 올렸으며 지난해 일본을 거쳐 고국인 한국에 복귀했다'며 '5승 10패로 성공적이진 못했지만 그의 고별무대를 보려는 팬들로 경기장이 가득했다. 텍사스에서의 큰 계약과 실패로 기억되겠지만 필라델피아에서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한국 야구의 선구자였다'고 보도했다. 박찬호가 올시즌 한국에서 뛴 경기의 주요경기 동영상을 링크시키기도 했다.

LA다저스 커뮤니티인 '트루 블루 LA'에서도 박찬호의 은퇴는 관심사였다. 이 사이트는 박찬호의 은퇴 사실을 전하며 다저스 시절 박찬호의 기록에 대해 상세하게 전했다. 세 차례의 완봉승과 다저스 역사상 12번째로 긴 25이닝 연속 무실점행진, 올스타전에 출전한 2000년의 활약상을 무게있게 다루며 2008년 다저스에 다시 입단해 활약했던 사실도 전했다. 1999년 한 이닝에서 한 타자에게 두 번의 만루홈런을 맞는 진귀한 기록도 덧붙였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