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 포 츠/메이저리그 도전

임창용 시카고컵스 행이 던지는 메시지

leekejh 2012. 12. 18. 11:16

 

                  임창용 시카고컵스 행이 던지는 메시지

 

                                                                                            뉴스엔 | 뉴스엔 2012. 12. 18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It ain't over till it's over)."

뉴욕 양키스로부터 영구 결번(8번)을 받을 정도로 유명한 스타였던 요기 베라는 1973년 뉴욕 메츠 감독 시절 팀이 부진에 빠지자 내년 시즌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언론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 말은 수도 없이 회자되며 야구계 최고의 명언 중 하나로 남아있다.

 

 

임창용은 이 명언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1976년생 만 36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 그는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안정보다는 또 다시 도전을 택했다. 메이저리그 시카고컵스와 계약을 맺으며 한국-일본을 거쳐 미국에 진출한 세 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임창용은 1995년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해 당시 해태 2군 감독을 맡고 있던 김성근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그리고 1996년 불펜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세상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1997년에는 135이닝을 소화하며 해태의 우승에 공헌했다. 1998년 34세이브를 기록하며 만 22세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구원왕에 올랐다.

1999년 삼성으로 이적하게 된 임창용은 꾸준히 이름값을 하며 활약했다. 하지만 2004년 말부터 구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2005년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을 받고 재활에 전념해야 했다. 2006년 마지막 경기에 다시 마운드에 섰지만 2007년 성적은 좋지 못했다.

2007시즌 이후 수술 경력이 있는데다 직전 해 성적이 나빴기 때문에 몸값이 떨어졌지만 그는 주저 없이 일본행을 선택했다. 하지만 그는 5년 동안 128세이브에 평균자책점 2.09를 올리며 보란 듯 일본 최고의 마무리 투수가 되었고 특히 2009년 5월 15일 한신타이거즈 전에서는 시속 160km의 강속구를 던져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이는 일본프로야구 사상 역대 두 번째로 빠른 기록이었다. 그가 사이드암 스로우 투수이기에 더욱 놀라운 기록이다.

'수호신'이라는 별명을 얻으면서 맹활약했지만 팔꿈치 통증이 재발하며 올 11월 팀에서 방출되고 말았다. 국내 프로야구 복귀설과 은퇴설이 돌았지만 그는 또 다시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결과를 보여줬다. 돌연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컵스 구단과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장기간 재활이 필요해 이르면 내년 후반기에야 등판이 가능하지만 컵스 구단은 그가 지금까지 보여준 경력을 믿고 그를 영입했다.

임창용은 계약을 마치고 귀국해서 가진 인터뷰에서 "지금이 아니면 메이저리그에 못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특급으로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나이도 있는 만큼 미국 무대를 경험하고 잘 적응하고 싶다. 내년에는 메이저리그에 진입하고 2014년에는 풀타임으로 활약하는 것이 목표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최고의 자리를 경험한 베테랑이지만 그는 또 다시 도전을 택했다. 최고에 자리에서 내려온 경험도, 다시 이겨내고 올라간 경험도 모두 가지고 있는 그는 시카고컵스에서 임시 등번호인 0번을 달고 다시 0에서부터 출발하게 됐다. 그의 도전은 다시 시작이다.

 

(사진=임창용, 뉴스엔 DB)

[뉴스엔 송치훈 기자]

 

 

 

 

     속전속결 ML행…귀국한 임창용 “미국 갔으면 미국 선수 이겨야죠”

 

                                                                  스포츠경향 | 인천공항|윤은용 기자 |  2012. 12. 18

 

 

" 미국에 갔으면 미국 선수를 이겨야죠."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계약을 마치고 돌아온 임창용(36)은 메이저리거들과의 맞대결을 기대하고 있었다.

임창용은 17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13일 출국을 했으니 4일 만에 모든 계약을 마무리하고 온 것이다.

임창용은 계약기간 2년에 최대 500만달러(약 53억 6000만원)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임창용이 내년 시즌 대부분을 마이너리그에서 재활을 하기 때문에 마이너리그에서 머물 때와 메이저리그에 뛸 때 계약을 따로 구분지은 '스플릿 계약'의 형식을 취했다.

임창용은 장시간 여행으로 지쳤는지, 연신 땀을 흘렸지만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는 "계약을 완전히 마무리하고 왔다. 돈보다는 내 꿈을 좇아서 간 것이었기에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며 "구단주도 보고 리글리필드에 가서 그라운드도 밟아봤다. 정말 기분 좋다"고 말했다. 또 "일단 크리스마스는 한국에서 보낼 생각이다. 그 후에 출국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창용의 가세로 내년 시즌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에서는 류현진(25)과 추신수(30)까지 총 3명의 한국 선수들이 뛰게 됐다. 자연스레 이들의 맞대결에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임창용은 한국선수 간 맞대결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고 했다.

"제가 미국에 가지만, 아직 부상이 완치된 것도 아니고요. 재활을 잘해서 빨리 복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벌써부터 그러는 것은 좀 아니라고 봐요. 또 미국에 갔으면 미국 선수 이기는 것을 목표로 해야죠. 솔직히 현진이랑 신수랑 붙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피했으면 좋겠어요."

임창용은 자신보다 앞서 컵스에 입단한 일본 최고의 마무리 후지카와 큐지(32)도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다. 임창용은 "어떻게 하다보니 후지카와랑 같은 팀에서 뛰게 됐다"며 웃은 뒤 "메이저리그에 후지카와 말고도 잘하는 마무리 투수들이 수두룩하다. 그들을 목표로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임창용은 내년 시즌 후반 목표를 25인 로스터 등록이라고 했다.

"내년에는 어떻게든 재활을 열심히 해서 메이저리그에 빨리 올라가는 게 목표예요. 지금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에 올라가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는데 재활이 잘 될 경우에나 가능한 소리예요. 컵스의 재활 담당자들이 정말 잘한다고 그러던데 제발 그랬으면 좋겠어요. 출국하면 곧바로 애리조나로 이동해서 재활을 할 생각입니다."

임창용의 에이전트 박유현씨는 "원래는 한국시간으로 화요일에 입단식을 하려고 했는데, 임창용이 마이너리그에서 출발을 하는데 입단식 하기가 좀 그렇다고 해서 거절했다"고 했다. 그는 "등번호도 아직 정해진 것이 없어서 일단 '0'번으로 했다"며 "계약에 여러가지 옵션이 있는데, 구단 옵션도 있고 선수 옵션도 있다. 자세한 내용은 18일 컵스가 공식 발표한다고 했기 때문에 아직은 말해줄 수가 없다"고 했다.

<인천공항|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